아름다운 배웅
심은이 지음 / 푸른향기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절대 나는 죽음과 거리가 먼 것처럼 느끼고 살아간다.

여기 죽음과 가까이 있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그녀의 직업만 들어도 깜짝 놀라며 피하려 한다.


심은이, 그녀의 직업은 장례지도사이다.


2001년도 한 일간지에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로 소개된 이후 10여 년이 흘렀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읽는 동안 한 번도 책을 놓지 않을 정도로 단숨에 읽었다.

아, 중간에 몇 번 가슴 아픈 사연 때문에 잠시 책을 덮은 적이 있긴 하다.



함께 숨 쉬며 이야기하던 사람이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일 것이다.

저자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모든 장례 절차를 진행하며, 고인이 최대한 편안하게 이승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시신의 몸을 바르게 펴고 깨끗이 씻긴 뒤 남자는 면도를, 여자는 가벼운 화장을 해 남은 마지막으로 기억될 고인의 모습을 최대한 편안한 모습으로 해 드린다.



대개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죽음과 관련된 것을 입에 담거나 가까이하는 것을 매우 꺼린다.

그러다가 가족이나 친구, 친척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비로소 죽음이라는 존재를 느끼게 되곤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삶과 죽음이란 종이 한 장 차이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장례식장이 고인과의 이별의 장소인 만큼 슬픔과 고통이 존재하지만, 다툼과 분노도 종종 있다.

부모가 남긴 재산 때문에 다투는 형제들도 있고, 스스로 세상의 끈을 놓아버린 고인을 돌보지 못한 책임추궁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가장 가슴이 아픈 사연은 세상에 채 빛을 보기도 전에 떠나는 아기들의 이야기이다.

너무나 작아서 작은 종이로 만든 관에 넣을 수밖에 없는 아기들을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삶과 죽음이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유한한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죽음을 잘 준비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웰빙(Well Bing)과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말처럼 조화로운 삶 끝에는 조화로운 죽음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자기의 일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지만,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한 세상의 시선과 편견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부디 앞으로는 이러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변치 않고 장례지도사로 묵묵히 일해 온 저자께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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