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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 읽기와 필사 -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파면 결정문 전문 수록
대한민국.헌법재판소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얼마 전, 저는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 결정문》을 읽고,
손으로 직접 필사까지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장을 열기 전, 솔직히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위협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대통령이 탄핵되며 파면까지 되고,
그 모든 과정이 ‘탄핵결정문’이라는 차가운 문서로
정리되었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읽고, 또 필사하면서 이 책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국민이 지켜낸 헌법의 역사’라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이 책을 통해서 더 자세하게 알게 되기도 했답니다.
이 탄핵 심판 결정문은 생각보다 딱딱하지만, 동시에 치밀합니다.
사건의 개요부터 시작해 각 판단의 근거, 그리고 헌법재판관들의 보충의견까지,
한 줄 한 줄 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안에서 헌법의 질서가 얼마나 무너지기 쉬우며,
동시에 그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함께 느꼈습니다.
특히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에 관한 판단’과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 수색 시도’ 부분은 당시의 위기감과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내린 판단은 단호했고,
만장일치라는 점에서 국민의 공감과 시대정신이 반영된 결과라 느껴졌습니다.
제가 필사하며 가장 많이 반복해 쓴 문장은
“헌법은 국민이 국가 권력을 통제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헌법은 법률의 집합체가 아니라,
국민의 의지를 가장 깊고 무겁게 담은 언어라는 사실이 절절히 다가왔습니다.

결정문과 함께 헌법 조항들을 차근히 읽으며 필사한 것은
저 자신과 국가의 관계를 되묻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 조항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이 문장들이 위협받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더군요.

이 책은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민주주의 사회에 사는 시민이라면
꼭 한 번은 직접 읽고 손으로 써봐야 할 텍스트라고 생각합니다.
필사를 하면서,
문장 하나하나에 깃든 무게와 울림이 훨씬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종종 뉴스에서 “헌법정신”이라는 말을 듣지만,
그 정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장으로 표현되고 있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많지 않았습니다.

읽고, 손으로 써보고, 내 언어로 정리하면서 비로소 알게 된 것 같아요.
헌법은 멀리 있는 법전이 아니라,
내 일상과 공동체를 지키는 최소한의 질서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런 국가적 위기를 지나온 역사를 우리가 직접 읽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일종의 시민 교육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작고 꾸준한 헌신이라 느껴졌습니다.
과거의 결정문을 읽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나침반을 손에 쥐는 경험이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이 책은 우리가 어떤 기준을 지켜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교훈이 되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