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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으킨 말들 -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모든 십 대들을 위한 책
D. K. 야마시로 지음, 샘 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4월
평점 :
“나는 완전히 길을 잃었다.”
책의 첫 문장은 아넬라의 현재를 단번에 보여줍니다.
갑작스러운 사고, 상실, 차별, 자기혐오, 가족과의 단절 속에서
그녀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지 고통을 그리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 어둠에서 어떻게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말하는 책이라는 점이랍니다.

이 책은 한 십 대가 겪는 현실적인 고통과 그 고통을 견디고
다시 삶을 향해 걸어가는 회복의 여정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아넬라는 ‘나 같은 애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자기의심과 싸우며
점점 삶을 향한 믿음을 회복해 갑니다.
중요한 건 그 여정에 함께하는 ‘말들’입니다.

“고통은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아넬라의 여정을 지탱하는 건,
그녀가 스스로 길을 찾으려 할 때 만나는 지혜롭고 단단한 말들입니다.
책 속에는 세계적인 리더들이 남긴 실제 명언들이 등장하고,
그것들이 아넬라의 선택에 영향을 주며 그녀를 ‘일으켜’ 세웁니다.
고통이 나를 삼키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딛고 더 깊은 내가 되는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말들입니다.
저자는 이런 명언들을 단순히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흐름 속에 유기적으로 녹여내며,
말의 힘이 어떻게 사람을 살릴 수 있는지를 직접 보여줍니다.

읽는 내내, 마치 나에게도 누군가 이렇게
단단한 말을 건네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책 속 말들이 아넬라만을 위한 게 아니라,
지금 불안과 자기의심 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모든 십 대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조언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책이 특별한 건, 단순한 위로를 넘어
‘자아실현’이라는 목표에까지 닿도록 이끈다는 점이에요.
아넬라는 단순히 ‘괜찮아진다’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지를 알아가며 ‘나만의 길’을 찾아갑니다.

마지막 에세이 콘테스트 장면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아넬라가 써 내려간 글 속에는 그녀가 견뎌낸 시간, 배운 사랑, 되찾은 자신감,
그리고 다시 꿈꾸게 된 미래가 담겨 있어요.
그리고 독자인 우리도 그 여정을 따라가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것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내 삶의 어떤 말들에 기대고 있는가?”
“나를 일으킨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건네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하고요.
이 책은 성장소설이면서도, 심리치유서이며,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특히 자기의심, 상처, 불안, 외로움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어른이 읽어도 큰 울림이 있어요. 상처를 통해 단단해진다는 것,
고통을 이겨내는 대신 끌어안고 살아내는 법을 배운다는 것.
그 자체가 깊은 위로였어요.
한 줄 요약하자면,
이 책은 ‘말’이라는 도구로 십 대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성장소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