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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방꽃상 - 박미영의 교방음식 이야기
박미영 지음 / 한국음식문화재단 / 2024년 7월
평점 :
<교방꽃상>
-박미영의 교방음식 이야기
한국음식문화재단 이사장이며 3대째 과방지기 집안에서 태어나 손맛을
익힌 전통한식 전문가인 박미영의 교방음식이야기.
진주교방음식은 진주성 병마절도영의 나리들을 위해 차린 잔치 음식이며 고려. 조선시대
기생을 양성했던 관아 기관인 교방의 기생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진주교방음식을 복원하고 재현하는데 스무 해가 넘게 걸렸다고 한다.
교방음식은 궁중음식 반가음식과 더불어 한식의 3대유산이며,
천년 고도 진주의 문화와 역사가 빚어낸 조선조 최고의 접대식이다.라고 했는데 진주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 책으로 처음 접했다.
진주라는 곳에 가본 적이 없어 지리적 특징을 서술한 문장들도 눈 여겨 보았다.
진주라는 곳은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 진주는 무척 번화한 도청 소재지였다.
북한은 평양 남쪽은 진주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곳이었다는 진주를
아직까지 못 가봐서 책을 읽는 내내 진주에 가보고 싶었다. 진주비빔밥도
먹어보겠어.
진주라는 지리적인 특징이 드러나는 문장들도 있다.
진주수령은 궁중까지의 거리감으로 임금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좋았다라던가
산해진미의 교방음식이 탕 찜 고음 구이 등 다양한 형태로 발달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풍족한 땔감 덕분.
진주는 벼농사가 풍부하고 지리산에서 발원된 생수가 맑아 술 빚기 최적의 조건이며
남강은 천년의 세월동안 진주를 위로하고 보듬어온 젖줄이자 부엌…
해산물과 쇠고기가 풍족한 곳이었다라는 것.
또, 남강이 있어서 진주음식이 다양하고 풍족할 수 있었던 것이라 했다.
교방꽃상을 읽는 동안 고려를 만나고 조선시대를 만나고 진주성전투를 만나고
현재의
우리의 밥상을 만나고 서민적인 밥상도 있고, 힘이 되는 밥상도 있고,멋지고
우아한 밥상도 만났다.
난중일기에 기록된 이순신의 밥상,
남명선생의 진짓상, 주안상, 논개의
제향에 올린 사슴고기,백성의 눈물이었을 연회상,
수령의 생일상, 진주 관아의 별미 꽃국수, 진주 관아의 제례,헌관의 밥상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교방 꽃상은 음식이야기도 이야기이지만 역사이야기와 함께 전개되어
책에 등장하는 전쟁과 시대를 검색해보면서 책을 읽으니 더 흥미로웠다.
천년의 부엌에서 맛을 긷다 라는 소제목처럼 역사적인 사건과 함께 밥상이 함께한다.
즐거운 잔치에도 전쟁 중에도 일상속에도 늘 밥상은 이어져 왔다는 것이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진주화반 -
“진주 비빔밥이 화반이 된 것은 비빔밥의 모양이 꽃처럼 화려하다고
하여 ‘화반(花盤)’.
18가지 고명을 꽃처럼 올렸기때문이며 시각과 미각 청각까지 행복한
예술품이다.
전통유기에 담아 청아한 소리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진주비빔밥은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차를 마시며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데 밥을 먹는 것도 소리를 먼저 듣는다고 생각하니 자세부터 바르게 하게 될 것
같다.
전통 유기의 청아한 소리까지 더해진 비빔밥이라니 진주에 가면 함양꽃부리징터 유기에 담은 진주비빔밥을 먹어봐야겠다.
전통화반은 관리의 별식이였고 반가의 가정식이였다.
전통화반과 장터비빔밥은 다른 음식이며 전통화반이 장터 비빔밥에 자리를 내준 것은 일제 강점기라고 했다.
진주비빔밥을 격하시킨 문화재관리국의 레시피 , 64페이지를 여러 번
읽었다.
“밥을 고기 육수로 짓는다느니, 나물을
바락바락 주물러 까바지게 무쳐야 간이 제대로 벤ㄷ느니 하는 내용이다…….진주화반은 모든 나물이 숙채로
들어가므로 반드시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야한다. 육수로 밥을 지으면 화반특유의 산뜻한 맛이 사라진다”
종종 사골국물로 밥을 지으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들을 때마다 느끼함이 올라와 굳이 밥을 사골국물에
지어야하나 싶었는데 누군가가 만든 레시피가 있다는 것과 사람들의 음식 취향은
다양하니 존중 해줘야 하는 것이지만 진주비빔밥의 복원을 위해서는 바른 레시피가 전해지기를 바란다.
지은이의 음식에 대한 가치관이 드러나는 글귀들을 모아두었다.
“-어느덧 하나 겉돌지 않고 조화를 이루려면 오랜 내공이 필요하다.
-음식은 세밀한 비법 하나가 맛의 큰 차이를 만든다.
-나누고 베풀기 좋은 것이 음식이다.”
어머니의 원칙으로
쩝쩝 소리를 내며 음식에 양념을 더하는 것을 질색하셨다.
사람이 침이 섞인 음식은 온갖 세균의 온상이고 음식하는 사람으로서 의 자세가 아님을 늘 일깨워 주셨다는 부분은
누구나 지켜야 할 기본이 된 듯하다.
음식을 만드는 세밀한 방법들이면서 진주교방음식에 대한 설명 들에는
“-제철재료로 다양하고 풍성한 밥상을 차리며
-작은 크기로 만들어 먹는 사람을 배려한다. 교방음식 문화다.
-육전은 밀가루가 아닌 찹쌀가루를 입혀 달걀물에 담가 밀착력을 높인다.
-토종밀로 만든 누룩은 고소하다.
-생전복은 살짝 찌면 부드러워진다.
-봄철 도다리국을 끓일 때는 봄철 도다리가 작아. 딱 두 토막으로 자를 것, 세 토막으로 자르면 도다리가 국물에 풀어져
지저분해 진다.
-진주에서는 잔치 때 국수가 아닌 떡국이나 화반을 냈는데
미리 장만해둔 애호박은 질펀해 지지 않도록 껍질을 돌려 깍아 준비했다.
-반가음식의 특징 중 하나는 잣가루 양념이다.
솔솔 뿌리면 한결 고급스럽다.
-진주 화반에만 들어가는 속데기 무침. 속데기가 무엇인가 찾아보니 돌김이다.
-교방음식의 매력은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와 참신한 창의성이다. 식재료가 풍부한 진주에서는 같은 재료로 다양한 레시피를 만들어냈다.
화반의 레시피는 나물 손질법이 규합총서의 내용과 일치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천년의 레시피를 복원하는 일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조용히 교방꽃상을 읽는 시간은 혼자 받는
밥상만큼이나 귀한 시간이었다.
235페이지 앉은뱅이밀이라는 표현은 앉은키밀 이라고 바꾸는 것은 어떨가싶다..
승산마을 김해 허씨 집성촌의 음식법은 요즘 추구하는 음식문화와 통하는 것 같다.
“소박한 재료들을 이용한 자연식이라는 것이다.
시금치는 멸치가루를 넣어 맛을 낸다.”등등.
174페이지
“ 외세에 의해 계승이 끊인 교방음식을 찾아 복원하는 것은 진주의
역사를
따라 걷는 나만의 즐거운 여행이다.
좋은 쌀로 지은 밥,지리산 생수로 담근 장, 오색 고명을 얹은 색채의 향연 진주였기에 가능했던 풍요한 교방음식의 맛을 그려본다”
지은이가 그랬던 것처럼 덕분에 나도 혼자 조용히 책속에서 역사와 진주 교방음식을 알게 되었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진주의 교방음식의 맛과 멋이 전세계에 알려지길 기대한다.
서평단이 되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외세에 의해 계승이 끊인 교방음식을 찾아 복원하는 것은 진주의 역사를
따라 걷는 나만의 즐거운 여행이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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