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 일러스트레이션 편 - 세계적 거장 50인에게 배우는 효과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아이디어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스티븐 헬러.게일 앤더슨 지음, 윤영 옮김 / 더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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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하지만 이 책의 작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티븐 헬러. 물론 게일 앤더슨과 공동저자이지만 스티븐 헬러는 33년간이나 <뉴욕타임스>의 아트디렉터를 맡아왔다고 한다. 미국 그래픽 디자인의 최고 권위자로 꼽힐만하다. 그래서인지 나와있는 일러스트 작품 중 뉴욕타임스에서 사용된 것들이 꽤 있었다. 세계적인 잡지이니만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을 재미있게 잘 풀어놓은 작품들이었다. 이 재미있게 라는 것이 중요하다. 일러스트라는 것은 한 장의 그림안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아야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눈을 끌어야 한다. 다른 감각 없이 오로지 시각에만 의존하는 일러스트는 보여지는 한순간 그 찰나에 누군가의 눈을 사로잡아야 하기에 유니크해야하지만 너무 낯설어도 안된다. 친숙한 낯선 느낌인데 매력적이어야 하고 그 와중에 내용전달도 확실하게 되야한다. 그 모든것이 종이 한장에 담겨야 하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 같이 영상매체가 판치고 짧은 영상도 최소 5초에서 15초는 주어지는데 평평한 종이 한장이라니. 생각할수록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이고 천재일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고갈되었을 때 보는 책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들에게는 창의적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될것이고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멋진 일러스트를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그 작품의 방향성이나 의도 기법들을 설명해주는 책이 될 것이기에 누구에게나 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에는 총 50편의 작품들이 한장씩 나와있다. 이 작품들을 기법에 따라 7개의 작은 챕터로 나누어 묶어놓았다. 각 작품은 설명 1페이지, 작품 1페이지 이렇게 보기 좋게 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설명이 길지 않고 작품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편집구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저 50개의 작품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멋있었다. 물론 개인 취향이라는 것이 있기에 마음에 쏙 드는 작품 8-9개 정도는 사진으로 찍어놓기 까지 했지만 다른 것들도 컬러감을 잘 살려 실려 있기 때문에 가끔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때 작품만 슬슬 넘겨가며 봐도 좋을 것같다.

먼저 글자 가지고 놀기 파트는 글자의 형태나 숫자, 한때 유행인 타이포그래피나 말풍선에 대한 작품과 설명이 있다. 캐릭터 만들기는 패러디에도 나왔던 김정일 아이모습의 작품을 비롯해서 11개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다는 역석이나 혼돈, 완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신선했고 캐리커처라는 실험 챕터는 재활용품을 이용한 <스티브 잡스> 작품이 꽤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 새롭고 재밌는 작품이 많았던 것은 상징과 메타포 사용법 에 관한 챕터인데 <관능미 환기하기>라는 일러스트는 언뜻 본 느낌과 제목을 다시 보고 아!하고 깨닫고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좀 흔한 느낌이지만 기억에 남는다면 그건 충분히 좋은 일러스트이다. 클리셰 변형하기도 꽤 재미있는 챕터였는데 교육에 활용하기 좋은 방법들이 있고 익숙한 것의 변형이기에 받아들이기도 쉽고 더 재미있었다. 데이터의 시각화 파트는 4개의 작품이 있고 개인적으로 좀 난해했다.

작품 50개 구경만으로도 꽤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함께 받은 3장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는 누군가에게 예쁜 손글씨 편지써서 주고 싶은데 또 내가 가지고 싶은 예쁜 작품들이라 계속해서 설렌다. 오랜만에 가벼운 기분전환을 시켜준 책이라 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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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전부다 - ‘콘텐츠 온리’의 시대, 콘텐츠를 가진 자가 세상을 가진다 콘텐츠가 전부다 1
노가영.조형석.김정현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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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작가들이 전달하고자 함은 확실하다. 책의 후면 표지에 강한 메세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 콘텐츠가 중요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콘텐츠가 전부다. >

얼마나 확고한 믿음이며 확신인가. 그만큼 작가들의 생각에 따르면 오늘날의 시대는 콘텐츠가 중요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콘텐츠라는 건 쉽게 말하면 소프트웨어 어떠한 내용을 담느냐라는 것인데 인간의 감성이든 호기심이든 지적충족감이든, 내용이 사람들에게 먹혀야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가 라는 생각도 들법하다. 내가 어렸을 시절에도 콘텐츠가 중요한 만화도 드라마도 게임도 존재했다. 그때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인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상황상 경제구조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하고 인기있는 블로거 다음엔 인스타 이제는 유튜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의 방송국이 되어 이야기하고 세상에 많은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1인기업이 되고 있다. 좋아하는 만화나 드라마가 나오는 시간대만 기다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다양한 플랫폼이나 OTT를 통해 볼 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국에서도 대놓고 넷플렉스 이야기를 하고 뉴스조차도 네이버나 구글을 통해 접한다. 일을 하면서 멜론으로 음악을 듣고 이동하는 차안에서 만화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어린 아이들도 틱톡으로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 소통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기업과 일반인의 경계가 약해지고 오리지널 영상이 기존 공중파방송의 드라마를 대신한다. 웰메이드 드라마는 자신의 가치를 대변하게 되었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앉아서 바로 구매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렇기에 수많은 기업들은 지금 사람들의 마음을 뺏을 수 있는 콘텐츠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3명의 작가들이 함께 썼다고 한다. 마무리 말에 있듯 서로가 생각하는 바가 미묘하게 다를 것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나 앞으로의 전망들도 달랐기에 많은 다툼과 곤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장 타당한 결과가 적혀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 모두 SK기업출신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나름 미디어쪽 전문가이기 때문에 최신의 영상과 관련된 정보의 흐름을 깔끔하게 설명한다.

책은 총 8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1챕터에서는 콘텐츠가 중요해진 사회의 변화를 우리의 소비생활과 연결지어 간략하게 시작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일관하는 내용, 콘텐츠가 전부인 세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설명할 내용을 일축한다.

2챕터는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비교하며 앞으로 변해갈 글로벌 미디어 업체의 모양새를 추측하는데 디즈니가 인수합병한 회사들을 다시금 확인하며 놀랄만한 내용이 많았다. 이미 세상의 흐름이 이런 것을 예상한듯 새로운 디즈니의 CEO의 수완에 감탄했다. 그리고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에 투자하는 단위가 남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과감한 투자가 있기에 지금의 넷플릭스가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3챕터는 유튜브에 대한 내용으로 '당신의 방송국'이라는 기업이름답게 돈이 되지 않아도 자신만의 세상을 만드는 수많은 개미들이 어떤 모습으로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 나가는지가 잘 나온다. 노년층 세대에도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오픈 플랫폼이기에 가질 수 있는 사회에 미치는 높은 영향력에 대한 해석도 재미있었다.

4챕터는 페이스북의 쇠퇴와 인스타의 성공을 들어 소셜 미디어 콘텐츠가 오늘날 사회에서 갖추어야 하는 역량을 확인할 수 있고 나아가 인스타그램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에 대한 예상도 그려볼 수 있었다.

챕터 5는 게임 콘텐츠에 관한 내용인데 실제적으로 게임이라는 분야가 오늘날 문화적 경제비용에 차지하고 있는 비용을 생각해보면 좀 더 자세히 다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라 하나의 스포츠 어른들의 소비 상품으로서 경제적으로 무한의 가치를 생산하고 있고 더 생산할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6챕터는 음원 스트리밍에 대한 설명이고 7챕터는 팟캐스트에 대한 분야인데 영상과 사진, 즉 시각에 초점을 두고 더 나아가 영상이 주는 편리함 때문에 앞선 분야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우리의 생활에 중요한 문화적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부분이다. 청각에 100프로 의존해야 하는 음원이나 팟캐스트야 말로 어쩌면 콘텐츠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실제로 본인이 음원이나 팟캐스트를 잘 듣지 않아서 흥미가 좀 덜했다.

마지막 챕터인 8챕터에서 이러한 콘텐츠를 잘 뒷받침해줄 기술의 진화인 AR이나 VR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콘텐츠가 어디까지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을지를 간단히 정리하며 책은 마무리 된다.

책을 읽으며 콘텐츠가 중요한만큼 좋은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를 참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들 중 꽤 많은 부분이 인기있는 웹툰을 가지고 만들었다. 기존에 잘 빠진 콘텐츠를 이용해서 더 많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쉽게 볼 수 있는 시도일 것이다. 아무나 작가하는 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좋은 콘텐츠를 한번쯤 세상에 내놓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소비자인 입장으로서 어떤 콘텐츠에 얼만큼의 가치를 투자하는 게 좋은지 잘 판단하고 소비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들을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나의 취향에 맡는 내게 가치있는 콘텐츠를 만나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능력일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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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로 읽는 철학 이야기 - 이솝의 지혜, 철학자의 생각법! 일상에서 써먹는 철학 개념
박승억 지음, 박진희 그림 / 이케이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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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문학책은 좀 지겹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즐겨 읽는 편인데 반해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누구나 한번쯤 거들먹거리는 니체조차도 그저 현실도피적인 말만 번지르한 사람같이 느껴지지만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보여지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굳이 사람들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문학과 철학이 무어 다르겠냐 싶지만은 인문학은 대놓고 교육적인 면이 있지만 이런 삶이 이렇더라 현실적인 반면 철학은 귀에 대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느낌으로 사회 현상을 그저 인간마음대로 그럴듯한 학명을 붙여 해석한 것 일뿐 해결점이 보이지 않아보인다. 혹세무민이라고 인간의 마음과 사상을 그럴듯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답이 없는 이야기라고 지금도 생각이 들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좋아하는 이솝 우화에서 나타나는 여러 이야기들을 어떤 철학가의 말로 해석해놓았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철학가들의 말은 별로이지만 생각하지 못한 다른 시선으로 이솝 우화를 풀어나간 부분이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시 접한 철학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느부분은 나를 반성하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철학가들의 이야기 역시 인문학마냥 내 현실에 맞춰 지금의 모습을 이해하고 반성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은 이솝우화를 들고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철학적 가치들과 해석들을 작가시점에서 여러 도움말은 인용하여 이야기하고 관련된 철학적 이론을 한가지 정도 1장에 걸쳐 자세히 설명한다. 총 3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3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번째는 -슬기롭게 산다는 것-에 대한 내용으로 지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는 - 착하게 산다는 것- 즉,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삶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며 마지막 세번째는 - 더불어 잘살기-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각 작은 제목들을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사고가 이어질만한 내용이다. 철학적 소재가 그렇듯 질문에 답은 없다. 하지만 보편타당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답이 도출된다.

개미와 베짱이라는 모두가 잘 아는 이야기에서 오늘과 내일 중 무엇이 중요한지 욜로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해석해본다. 실존주의의 이야기로 마무리 짓지만 다 알고 있는 이야기로 결론을 내린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충실히 사는 것이 보람된다는 이야기이다. 우유짜는 소녀와 들통이라는 나름 유명한 이야기에서 (우유를 팔러가는 소녀가 우유를 팔아 버터를 만들고 이를 팔아 암탉을 사고 병아리를 키우고 나아가 드레스를 사고 사내들이 줄서서 고백할꺼라는 상상을 하다 우유를 깨트려버리는 이야기이다) 허황된 상상력이 가져오는 피해나 현실에 충실하자는 내용만 생각했었는데 작가는 여기서 인간의 상상력에 착안한다. 다양한 상상력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는 인류가 비록 소녀는 우유를 깨버리긴했지만 우리는 멈춰서는 안된다. 나아가 기계로 편리해진 세상에 순응해버리지 말아야 하며 이 상상력을 통해 더욱 인간다워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매트릭스 안에서 살아가는 '통속의 뇌'에 대한 정의를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이곳이 진짜 삶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는데,, 솔직히 과연 의미가 있는 이야기일까 싶지만 생각해볼법한 주제이긴하지만 나는 철학의 이런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솝우화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시선은 재밌었다. 도덕책에 나올법한 2번째 주제인 착하게 산다는 것에 대한 철학자의 시선은 읽으면서 불편했는데 아마 내가 너무나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인간으로 변해버려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동물들의 전염병(내용이 궁금하면 찾아보길 바란다. 나도 이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접했다.)에서 끌고 온 내용의 갑질에 대한 분노와 정의에 대한 내용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같은 장에서 설명된 철학 이론인 노이라트의 배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했다. 수리해야 할 배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정박할수 있는지 모를 때 왈가왈부만 하지말고 일단 수리부터 시작하라는 것인데 탁상공론 중인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말이긴 하지만 요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이런 저런 수리부터 시작하고 방향을 틀어가는 정치의 모습이 비추어 보여 불편했던 것 같다. 배를 고치는 것과 배의 방향을 트는 것은 전혀 관련이 없는 문제기에 약간 내용이 다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수리와 방향을 잡는 것이 연계되어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 싶다. 3장의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의 나의 역할이나 모습에 대한 부분은 편하게 읽었고 사회의 모습에 대처하는 나의 최근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도 되었다. 황소와 염소 이야기에서 나오는 곤궁에 빠진 이를 탓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난민이 주제로 나온다.)나 참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헤라클레스와 마부 이야기에서 잠시 멈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철학을 좀 더 실체화 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쉽게 접하는 이솝우화를 이용하여 철학을 풀어낸 점이나 접근할 때 실제 현실을 모습을 최대한 반영하여 내용을 설명한 점이 그렇다. 중학교 2 3학년 이후의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할만큼 철학이라는 난감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간 점도 그러하다. ( 저 나이의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인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철학은 여전히 호감은 아니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친숙해지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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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음악회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교양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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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와인이나 클래식 같은 서양의 고급문화라고 인식되었던 것이 일반인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어서 그렇다. 특히 클래식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을 선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전에 금난새 지휘자님이 설명하고 그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회를 간 적이 있는데 알고 들으니 확실히 재밌다고 느껴졌다. 나혼자 음악회도 그런 차원의 책이다.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교양 클래식이라는 부제목처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클래식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음악을 싸이트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오페라는 원래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클래식보다 더 재미있게 접했다. 최근 클라리넷을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클래식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재미가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겨운 경우는 있었다. 이 책은 클래식이라는 짧게는 15분 길게는 40여분에 이르는 교향곡 등의 내용을 이야기와 함께 풀었다. 그래서인지 알고 들은 클래식은 오히려 짧게 느껴지고 순수하게 음악에만 집중해서 들어도 지겹지 않았다. 이렇게 재밌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음에 감탄했고 새로운 분야를 알게되는 지식적 만족감도 있지만 음악이 주는 감정적 순화도 있어서 주말 하루를 이 책과 함께했다.

총 10개의 곡이 나오는데 주로 교향곡이지만 서곡이나 협주곡 등도 있다. 입문자를 위한 것이라 꽤 유명한 다들 알만한 작품으로 구성된다. 재밌는건 이 10개의 곡 중 2개가 차이코프스키의 곡이고 3개가 베토벤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곡가가 그 둘이라는 점이 새삼 느껴졌다. 책은 먼저 작곡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시작하고 소개하려는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다. 그 다음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곡에 이야기를 붙여 설명해주고 각각의 주제음이나 사용된 악기를 사용하여 그림 그리듯 이야기해준다. 딱딱한 음악이론이 아니라 그림그리듯 작곡가가 그 음악을 해설하듯 이야기해줘서 상상을 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연결되어 있는 사이트(https://cafe.naver.com/musicnaudio)에 들어가면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책에 나오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유튜브에 다 연결되어 있다. 특히 주제음 같은 경우는 10회씩 반복해주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듣다보면 귀에 좀 익는다. 그런 주제음이나 비교할만한 음악들을 짧게 짧게 들으면서 곡을 이해하고 약 20분 이상의 전체 음악을 들으면 곡이 그림을 그리듯 머리에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다시 책을 넘겨보면서 확인하면서 들어야 하긴 하지만 전체 곡을 보통 3번 정도 듣다보면 조금은 알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지휘자의 연주가 조금씩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도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은 지어진 배경도 재밌었지만 음악 자체가 하나의 전쟁 서사시같아서 퍼포먼스에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직접 공연장에 가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곡이다. 1장에 나오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꽤 충격적이었다. 자주 접하는 음악이었지만 생상스의 인생도 그가 동물의 사육제를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처음 알았기에 책의 설명과 함께 음악을 들으니 음악이 다른 느낌으로 들렸다. 5장의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은 꽤 유명한 곡이라 라디오에서도 종종 들었는데 베를리오즈라는 작곡가에 대해 알게된 것도 좋았지만 사랑을 주제로 단두대와 교회풍자까지 따라가기 힘든 그의 의식세계가 낯설고 새로웠다. 역시 알고 들으니 그동안 알고 있었던 환상 교향곡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책을 일고 음악의 배경과 설명을 알고 나니 어렵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던 클래식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름답게만 생각한 음악의 어떤 부분은 잔인했고 비아냥거렸고 좌절이 담겨있기도 했다. 그렇기에 알고 들으니 새로운 느낌으로 들렸지만 그렇기에 음악이 감성적으로 더 풍부하게 다가왔다. 음악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주제파트를 여러번 반복해서 들을 수 있게 해준 부분도 친절했다. 무리해서 힘쓰지 않아도 쉽게 클래식과 가까와지게 만든 이 책은 아이들에게 적용해도 좋을 것같다. 중학교 아래 위의 아이들에게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이 책에 나온 진행 그대로 함께 음악을 가르쳐주는 상상을 해보았다. 내가 느꼈던 클래식의 대한 기쁨과 감동을 아이들도 느낄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가깝게 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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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
나태주 지음 / 홍성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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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함축되어 있어 때론 시인의 마음이 오롯이 전달될 때가 있다.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시는 가볍지 않은 마음이 한자한자 또박또박 적혀져 그 사랑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 이제 내가 내 인생을 책임지어야 하고 부모님의 좁은 어깨가, 늘어난 주름이 눈에 보이는 이 시기에는 엄마 혹은 아빠라는 이름만으로도 울컥해진다. 엄마와 딸 사이는 워낙에 각별해서 생각만해도 눈물부터 그렁그렁해지지만 아빠는 머랄까. 항상 사랑받아 왔다는 걸 알기에 떼 쓰는 것도 가끔은 나이들어 어리광도 부리지만 마음이 엄마만큼 가깝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다. 멀리살아 전화를 걸어도 별일없냐. 그럼 됐다. 그만 끊어라. 가끔 부모님집에 가도 어 왔냐. 언제 다시 올라가냐. 이정도. 하지만 가끔 내비치는 아빠의 마음을 짐작하고 있지만 시로 접하는 순간 찡할 정도로 아빠의 마음이 느껴져서 시를 읽으면서 눈물이 그렁거리는 시가 있었다. 기차역에서 돌아서던 내 뒤에 남겨진 아빠의 모습이 상상이 되서, 겨울철에 춥다는 뉴스만 떠도 아침부터 전화와서 감기에 쉽게 걸리는 딸에게 따뜻하게 입어라 마스크하고 가라고 하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마음 한켠이 찡해지는 것이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시인이다. 간단하지만 가슴에 팍 꽃힌 [풀꽃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시를 접한 이후 그의 사물을 접하는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감성이 좋았다. 그런 마음을 담아 딸에게 보낸다. 마음을 옹골지게 응축시켜 시집간 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잔뜩 담았다.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이 얼마나 따뜻함이 느껴지는 말인가. 분홍색 표지에 연필로 그려진 수수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이 따뜻함을 극대화한다. 봄비같은 그리움이다.

가장 마음에 든 시는 [너 가다가]이다. (책 뒷표지에도 나와있는 대표시이다)

너 가다가

힘들거든 뒤를 보거라

조그만 내가

있을 것이다

너 가다가

다리 아프거든

뒤를 보거라

더 작아진 내가

있을 것이다

너 가다가

눈물 나거든

뒤를 보거라

조그만 점으로 내가

보일 것이다.

시집가서 아이를 낳아 힘들어하는 딸을 향한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끝까지 너를 사랑하겠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절절히 느껴지는 시라고 생각한다. 다시 이 시를 쓰면서도 다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아버지를 둔 딸들 모두가 나와 비슷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총 3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시집의 1부는 어제 - 딸의 탄생의 기쁨부터 딸에 대한 사랑이 잘 나타난 시들이 가득이다. 2부는 오늘 -자주 볼 수 없는 멀리 있는 딸에 대한 그림움과 아쉬움이 잔뜩 뭍어난다. 우리 아빠도 이렇듯 마음이 쓰일까. 아빠라는 존재도 이렇듯 어리광만큼이나 딸을 보고 싶고 그립고 생각나고 자주 볼 수 없음에 속상한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웃길 정도록, 마치 애인에게 투정부리듯 먼곳의 딸에 대한 그리움의 노래이다. 친딸이 이 시집을 받아본다면 미안하고 웃음이 나오면서 눈물이 그렁거릴것 같다. 마지막 3부는 그리고 내일. 신에 대한 마음과 미래에도 계속될 딸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도 옆에서 지켜보지 못할 딸과의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시집의 어느 부분을 펼쳐도 부성이 흘러넘친다. 믿음과 아쉬움과 그리움과 애정이 범벅이 되어 흔히 보기 어려운(나만의 경우일지 모른다. 나의 아버지는 경상도 무뚝뚝한 남자이기에.) 감정이 잔뜩 느껴진다. 과할 정도지만 싫지 않다. 시집을 다 읽은 저녁, 집에 전화를 했다. 항상 엄마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지만 그날은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했다. 약간 놀라신듯했지만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했다는 말에 쑥쓰럽게 웃으시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 마음을 울렁거린다. 이 마음 잊지 않게 당분간 이 시집은 손이 잘 가는 책장에 꽂아두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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