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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로 읽는 철학 이야기 - 이솝의 지혜, 철학자의 생각법! 일상에서 써먹는 철학 개념
박승억 지음, 박진희 그림 / 이케이북 / 2020년 1월
평점 :
개인적으로 인문학책은 좀 지겹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즐겨 읽는 편인데 반해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누구나 한번쯤 거들먹거리는 니체조차도 그저 현실도피적인 말만 번지르한 사람같이 느껴지지만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보여지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굳이 사람들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문학과 철학이 무어 다르겠냐 싶지만은 인문학은 대놓고 교육적인 면이 있지만 이런 삶이 이렇더라 현실적인 반면 철학은 귀에 대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느낌으로 사회 현상을 그저 인간마음대로 그럴듯한 학명을 붙여 해석한 것 일뿐 해결점이 보이지 않아보인다. 혹세무민이라고 인간의 마음과 사상을 그럴듯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답이 없는 이야기라고 지금도 생각이 들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좋아하는 이솝 우화에서 나타나는 여러 이야기들을 어떤 철학가의 말로 해석해놓았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철학가들의 말은 별로이지만 생각하지 못한 다른 시선으로 이솝 우화를 풀어나간 부분이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시 접한 철학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느부분은 나를 반성하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철학가들의 이야기 역시 인문학마냥 내 현실에 맞춰 지금의 모습을 이해하고 반성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은 이솝우화를 들고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철학적 가치들과 해석들을 작가시점에서 여러 도움말은 인용하여 이야기하고 관련된 철학적 이론을 한가지 정도 1장에 걸쳐 자세히 설명한다. 총 3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3개의 파트로 나뉜다. 첫번째는 -슬기롭게 산다는 것-에 대한 내용으로 지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는 - 착하게 산다는 것- 즉,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삶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며 마지막 세번째는 - 더불어 잘살기-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각 작은 제목들을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사고가 이어질만한 내용이다. 철학적 소재가 그렇듯 질문에 답은 없다. 하지만 보편타당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답이 도출된다.
개미와 베짱이라는 모두가 잘 아는 이야기에서 오늘과 내일 중 무엇이 중요한지 욜로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해석해본다. 실존주의의 이야기로 마무리 짓지만 다 알고 있는 이야기로 결론을 내린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충실히 사는 것이 보람된다는 이야기이다. 우유짜는 소녀와 들통이라는 나름 유명한 이야기에서 (우유를 팔러가는 소녀가 우유를 팔아 버터를 만들고 이를 팔아 암탉을 사고 병아리를 키우고 나아가 드레스를 사고 사내들이 줄서서 고백할꺼라는 상상을 하다 우유를 깨트려버리는 이야기이다) 허황된 상상력이 가져오는 피해나 현실에 충실하자는 내용만 생각했었는데 작가는 여기서 인간의 상상력에 착안한다. 다양한 상상력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는 인류가 비록 소녀는 우유를 깨버리긴했지만 우리는 멈춰서는 안된다. 나아가 기계로 편리해진 세상에 순응해버리지 말아야 하며 이 상상력을 통해 더욱 인간다워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매트릭스 안에서 살아가는 '통속의 뇌'에 대한 정의를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이곳이 진짜 삶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는데,, 솔직히 과연 의미가 있는 이야기일까 싶지만 생각해볼법한 주제이긴하지만 나는 철학의 이런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솝우화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시선은 재밌었다. 도덕책에 나올법한 2번째 주제인 착하게 산다는 것에 대한 철학자의 시선은 읽으면서 불편했는데 아마 내가 너무나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인간으로 변해버려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동물들의 전염병(내용이 궁금하면 찾아보길 바란다. 나도 이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접했다.)에서 끌고 온 내용의 갑질에 대한 분노와 정의에 대한 내용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같은 장에서 설명된 철학 이론인 노이라트의 배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했다. 수리해야 할 배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정박할수 있는지 모를 때 왈가왈부만 하지말고 일단 수리부터 시작하라는 것인데 탁상공론 중인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좋은 말이긴 하지만 요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이런 저런 수리부터 시작하고 방향을 틀어가는 정치의 모습이 비추어 보여 불편했던 것 같다. 배를 고치는 것과 배의 방향을 트는 것은 전혀 관련이 없는 문제기에 약간 내용이 다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수리와 방향을 잡는 것이 연계되어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 싶다. 3장의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의 나의 역할이나 모습에 대한 부분은 편하게 읽었고 사회의 모습에 대처하는 나의 최근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도 되었다. 황소와 염소 이야기에서 나오는 곤궁에 빠진 이를 탓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난민이 주제로 나온다.)나 참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헤라클레스와 마부 이야기에서 잠시 멈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철학을 좀 더 실체화 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쉽게 접하는 이솝우화를 이용하여 철학을 풀어낸 점이나 접근할 때 실제 현실을 모습을 최대한 반영하여 내용을 설명한 점이 그렇다. 중학교 2 3학년 이후의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할만큼 철학이라는 난감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간 점도 그러하다. ( 저 나이의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인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철학은 여전히 호감은 아니다. 다만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친숙해지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