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형 인간 -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대니얼 Z. 리버먼.마이클 E. 롱 지음, 최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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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형 인간을 지칭하기 위해 책은 천재 혹은 미치광이를 인용했다.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는 두가지 분류의 사람을 도파민이라는 요소로 설명하겠다는 말만으로도 도파민이 어떤 호르몬인지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우리가 흔히 아는 중독, 미국에서 흔한 약물 뿐만 아니라 우리도 잘아는 담배 중독. 어떤 것에 중독시키는 요소가 바로 이 도파민이라는 책의 광고문구도 자극적이다. 책을 읽기 전,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했었다. 정확한 개념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비슷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도파민은 훨씬 강력한 존재이고 과거에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게 해주었다면 오늘날은 인류를 발전시키거나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설명하고 있다.

책은 크게 7개의 쳅터로 나뉘며 다양한 각도에서 도파민을 설명한다. 도파민을 설명하자면 '일종의 욕망' 이라는 단어로 가장 가깝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욕망과 가까운 사랑이나 식탐. 약물이나 포르노의 이야기를 들어 3장까지는 도파민을 계속해서 설명하고 정의하려 한다. 4장부터는 이 도파민이 어떻게 현실세상에 관련이 되는지를 설명하는데 특히 이 도파민형 인간에 대해서 좀 더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도파민은 1957년에 발견된 뇌 속 화학물질이고 이를 만들어 내는건 뇌세포의 단지 0.0005%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이 도파민은 쾌감을 느끼게 하고 이 도파민을 갈구하는 생리적 욕구가 커질수록 사람의 행동은 직접적이고 과격해진다. 단순한 쾌락을 넘어서서 '보상예측오류'에서 오는 갈망이라는 점이 도파민의 특징이라고 한다. 이것이 참 재미있다. 그저 행복하고 즐겁다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놀라는 행복과 즐거움에서 느껴지는 감정이기 때문에 이것은 다른 절제수단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 끝을 모르는 갈망과 연결된다. 사랑도 음식도 보통 우리가 소소한 행복이라고 하는 것들은 즐겁고 행복하지만 결국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이 도파민이 무서운건 보상예측오류가 일어날 가능성만 있어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이나 중독을 끊어내기 어렵게 된다. 도박, 특히 슬롯머신이 대표적인 보상예측오류이다. 이를 멈추는 것이 현실에 영향을 주는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화학물질이며 이들이 제역할을 하면서 현실을 집중하고 즐길 수 있게 된다. 도파민은 생존에 관련된 것들에 흥분하기 때문에 인류가 생존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생존에 유익한 무언가가 나오면 가장 잽싸게 반응하고 인류는 그런 도파민덕에 깊이 고민하지 않고 당장 지금 그것을 원했다. 식욕도, 성욕도. 문제는 생존이 걱정없는 오늘날에도 도파민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조절하지 못하면 비만이나 성적문란함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중독성 있는 약물은 도파민 회로를 인위적으로 켜버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무조건적인 도파민 분비를 시키며 이는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을 약물에 연결시킨다. 이런 도파민을 막는 통제회로가 있고 이 것이 도파민형 인간이 미치광이가 아닌 천재나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힌트가 된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하는 것은 도파민이고 이를 적절히 조정하면서 지나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도파민 통제회로이다.

도파민으로 설명되는 여러 사회의 모습들, 진보와 보수 중 누가 도파민형 인간인지.. 격려와 용돈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를 설명하지만 이 책의 결론은 잘 사는 방법에 대한 작가의 생각인것 같다. 도파민은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양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화학성질이 있고 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점. 그리고 도파민의 통제회로를 잘 활용해서 계획적인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작가의 결론 아닐까 싶다.

두명의 공동 집필자 모두 도파민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인만큼 도파민과 연관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었고 나와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어느정도는 도파민형 인간으로 변모하며 살고 있다. 오히려 어릴때는 절제의 미덕에 빠져 살았고 나이가 들면서 통제의 끈을 일부러 살짝 놓고 있다. 원동력과 활기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보면 나도 도파민형 인간에 가까운게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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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승무원 - 조금 삐딱한 스튜어디스의 좌충우돌 비행 이야기
김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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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에 대한 호기심이나 기대감이라는건 그 직업적 특징에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취업에 관심을 가질 나이 즈음 면접조건으로 '용모단정'이라는 애매한 단어를 보면서 분개했었다. 그것이 구체적인 숫자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승무원들을 흔히 '꽃'이라고 비유하는 일반적인 상황에 따라 나도 모르게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키가 크고 날씬하고 깔끔하고 예쁘게 생겨야 한다고 구분지었던것 같다. 여성의 인권이 상당히 신장되었고 평등이라는 단어가 실제적인 힘을 발휘하는 요즘에도 우리나라 승무원의 외모에 대한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해외 승무원들을 보게 되고 그들의 불친절함에 의아하고 마치 제대로 서비스 받지 못해서 그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승무원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승무원은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들의 불친절한 것을 상상할수도 없다. 친절하지 않은 부분을 감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제목부터 빨간머리라는 상당히 반항적인 제목을 붙였고 그녀가 나름 조금은 독보적인 행동들을 설명한다. 승무원 시험준비를 대체적으로 혼자 했다는 점이나 잘나가는 승무원을 그만둔 것이 그러한 점이다. 다들 원래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승무원 세계의 관행도 좋지 않기 때문에 바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책을 읽고 나서 덮은 후, 뭔가 그녀에 대한 기대를 하고 저자의 이름을 검색했다. 사진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고 나도 모르게 실망했다. 너무 단정하고 예쁜 외모를 지녔다. 누가봐도 우리가 아는 대표적인 칼 항공의 승무원처럼 생긴 외모라 그녀의 책에 나온 면접 때 안될 것 같았다거나 외모에 대한 수많은 지적들이 한순간 과장을 한 것 같은 실망감이 들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의 진심을 담아 쓴 것인데 읽으면서 뭔가 평범한 외모의 사람이 극복하고 승무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하지만 책은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보다 조금 더 깊이, 혹은 잘 모르는 승무원의 초기 적응 모습이나 비행 때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웃다보면 금방 마지막페이지가 나온다. 아쉽기도 할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와서 더 많은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간단하지만 귀여운 만화가 그려져 있어서 글 읽는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심심풀이 삼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도 그런 목적으로 이 책을 쓴게 아닌가 생각한다. 백조와 같이 멋지고 예뻐보이는 승무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으며 준비과정도 힘들지만 실제 승무원이 된다고 해도 여러가지 힘든 일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랄까. 심지어 우리가 보통 부러워 하는 저렴한 승무원 비행기 티켓에 대한 단점까지 언급하면서 쉽고 즐거워 보이는 승무원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많은 이들이 쉽고 즐겁게 이책을 보아주길 원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저자가 좋아하는 간단한 그림도 선보일겸해서 말이다.

승무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굳이 승무원에 대해 평소 크게 궁금해하지 않았던 일반인이라도 승무원이라는 특수한 직업적 성격상, 흥미롭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체도 귀엽고 베일에 싸인 승무원들, 그들의 발버둥을 귀엽고도 납득이 가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도 외모는 그렇다쳐도 최소한 우리나라 승무원들은 계속해서 친절했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갑질의 손님은 사라져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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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현아 옮김, 류충민 감수 / 더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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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몇일 전에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이라는 책을 읽었따. 니아가키 히데히로가 쓴 책이었다. 식물은 평소 관심사가 아니었기에 기대하지 않고 읽었던 그 책이 꽤나 흥미로워서 한동안 주변의 다양한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바로 접한 책이 이 책이다. 같은 저자라는 것도 좋았다. 쉽고 적당히 집중할 수 있지만 지루하지 않게 글을 이어나가는 필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식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재미를 겸해 읽을 수 있을까 기대했다.

((추가))아차, 책을 읽고나서야 표지의 표시를 보았다. "청소년과학 베스트셀러"이다. 이 책은 중고등학생 혹은 식물이나 자연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보아야 좋은 책이었다.

[책소개]

크게 책은 3파트로 나누어진다. 흐름에 따라 제목을 붙이기는 했으나 의미는 없어보인다. 식물의 대단한 이야기/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단숨에 읽는 식물 이야기 이렇게 3파트이다. 저번책에서도 느꼈지만 이 작가는 체계화에 소질이 없어보인다. 최소한 책의 구성을 짜는데에는 누군가가 도와주면 좋겠다. 저 3파트는 그냥 중간에 줄하나 그어놓은 것 뿐 크게 의미는 없다. 이 책은 오히려 작게 여러개의 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질문의 제목을 보고 궁금한 것을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자연에 관심이 있을만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궁금해볼만한 질문들이 소개되고 재미있게 답을 진술해주고 있다.

나무는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식물이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개념과 물을 끌어당기는 원리가 적용되어 해답이 나온다. 궁금했던 내용을 풀어나가는데 쉬운 개념이지만 식물학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들여 재미있게 답을 구했다. 책을 읽고나서 13살 짜리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질문해보았다. 다양한 답이 나온다. 읽은 것을 쉽게 풀어서 간단히 설명해줬더니 시시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지만 새로운 지식을 알았다는 뿌듯함도 표정에 보인다. 아이들도 이 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같다. 초등학생은 좀 어리고 중고등학생정도면 좋겠다.

읽다보니 예전에 학교에서 생물시간에 배웠던 이야기들이 오랜만에 나온다. 쌍떡잎이나 외떡잎, 단풍이 물드는 이유라거나 피보나치수열에 따르는 잎의 수, 멘델의 유전법칙이나 속씨, 겉씨 식물 엽록체 이야기도 새삼스럽다.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재밌게 잘 읽힌다. 공부는 본인이 원할 때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실제 몰랐던 신기한 식물의 세계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식물에 혈액형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인간이 사랑하는 카페인이 식물에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잘 소개되고 있다. 평소 잘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옥수수의 다양한 색깔이 왜 그러한지, 벗꽃이 왜 한번에 지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도 알 수 있다. 일본의 문화에 관련되는 이야기, 꽃문양으로 사용되는 가문의 문양같은 이야기도 조금은 나오지만 흥미가 없어 넘기듯 읽기는 했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좀 더 재미있을 지도.

[책을 덮으며]

앞에 추가로 쓰긴했지만.. 읽으면서 재미있긴 한데 조금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체는 여전히 재미있고 흥미있는 내용이지만 나름 지적추구에는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궁금해한다면 내 책을 빌려주면서 한번쯤 읽어보면 재밌다고 하겠지만 사라고 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중고등학생이 있거나 자연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이 있다면 추천한다. 지루하지 않지만 필요한 개념과 내용정리가 잘 되어있다. 나름 빠짐없이. 그의 소개처럼 움직이지 않아 우아하고 고고하지만 매력적인 식물의 세계를 잘 소개한 책. 목차의 파트는 의미없지만 각 질문들은 흥미롭고 내용은 간단하지만 전문적인 근거에 의해 서술되고 있다. 먼 길 이동하는 누군가, 관심이 있다면 한번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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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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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스위프트의 작품 중 유일하게 알고 있는 작품 인 걸리버 여행기를 처음 접한 거 다른 이들과 비슷한 나이인 학생시절. 정확하게는 초등학교 시절이다. 이 책을 대표하는 장면, 거인(걸리버)의 몸을 여러개의 밧줄로 묶고 그 주위를 둘러싼 소인국 나라의 삽화가 표지에 그려진,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을 받아들고 잠시 행복한 추억에도 잠겼었다. 상상의 여지를 풍부하게 해주었던 걸리버 여행기는 어린 시절 거인들과 함께 산다거나 소인들 세계에 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소재거리를 많이 던져주었고 만화영화에서도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풍자라는 말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 유명한 조지 오웰이 "세상에서 여섯 구너의 책만 남긴하면 그 중 하나로 고를 것이라"고 할만큼 신랄한 풍자가 들어있는 책이라는 것이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얼마나 조금밖에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읽으면서]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걸리버 여행기에서 미리 이야기하지만 마지막장은 좀 황당하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 그나마 비슷한 것이 1 2 장이고 3장도 이상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이지만 그나마 사람들이 나오기에 실제라고 끝까지 바득바득 우기는 스위프트의 문체에 어느정도 공감을 하면서 읽게 된다. 하지만 4장에 4발달린 말이 아닌 말과 같은 짐승 아닌 존재, 심지어 유토피아적인 이상적 국가관과 가치관을 가진 후이늠 나라가 등장하면서 이게 뭔가,, 내용이 산으로 가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는 했다. 다만 이래서 최고의 풍자라고 하는것인가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1장에서는 주인공 걸리버의 간단한 신상목록이나 여행을 가지전의 행태가 소개되면서 바로 난파되고 소인국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된다. 소인국의 이야기는 워낙에 익숙한 게 많지만 완역본으로 자세히 읽으니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열거되고 있었다. 소인국에서는 거인으로서의 걸리버가 그들의 정치를 완곡화법으로 비꼬고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횡포를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왕정을 자신이 무식해서 모른다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풍자한다. 처음읽으면서 이정도 풍자라면 별 거 아닌데 라고 생각도 했었고 돌려 비난하기에 실소가 나오기도 하였다.

2장 역시 우리가 잘 아는 거인국 이야기이며 다행히도 그가 돌아와서 다시 거인국에 조난당하기 까지의 이야기는 짧고 빠르게 진행된다. 소인국보다 거인국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진행이 되었는데 상대적으로 걸리버가 더 작은 사람이 되었기 때문인 것같다. 풍자를 빼고 소설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거인들의 세계가 더 상상을 자극하고 실제 우리보다 더 크고 인지능력을 가진 생명체가 별로 없기 때문에 흥미를 끄는 것 같다. 내 몸보다 큰 파리나 개구리와 싸운다거나 거인의 머리카락이나 거인들의 신체를 관찰하는 내용들을 상상가능한 범위에서의 재미였다. 거인국은 오히려 거인국보다는 영국, 소설속의 영국이야기를 왕에게 소개하는 식으로 정치를 소개하는데 실제 현실의 이야기인지 소설인지 모를만큼 사실적으로 쓰여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당시 정치적 모습을 검색해봤을 정도이다. 어느정도 사실에 기반한 것 같다. 자신의 애국심을 과하게 강조하면서 거인국 왕의 입을 통해 영국의 정치나 재무능력을 꼬집어 비난한다. 이정도 풍자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것 같다.

3장과 4장은 익숙하지 않은 내용인데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갈수록 철학적 이상향적인 내용으로 진행되어 소설을 기대한 내가 당황해서 숙지하며 읽기 힘들었다. 하지만 3장도 꽤 재미있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상상속의, 애니에서도 나왔던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가 등장하고 그 섬의 여인들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설명된다. 이 섬에서는 지식적, 기술적인 내용이 서술되는데 이는 4장의 인간의 이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전초작입인 것 같다. 3장에서는 다양한 왕국이 소개되는데 급럽덥드립이나 럭낵이 그러하다. 또한 일본이 등장하는데 동양의 대표라고 하기에 중립적이지 못하게 소개가 되었다.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국가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정신이 없긴하지만 재밌고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4장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인간이 아닌 존재가 나오는데 너무 사실이라고 강조하는 문체라서 당혹스럽다. 동시에 이건 사실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후이늠이라는 존재를 통해 걸리버, 아니 스위프트는 결국 이 책이 단순한 소설이 아닌 블랙풍자소설임을 확고하게 하는데 시대적으로 너무 이른건 아니었을까 싶다. 그가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소문이 날 수도 있겠다. 이상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후이늠과 비견해 자신을 야후라는 악의 존재로 구별해 버리고 영국, 인간세계를 완전 부정해버린다. 그 이전에는 사랑하지만 그렇게에 비판한다는 느낌이라면 4장에서는 현재 세계는 완전히 다 틀렸고 싹 다 엎고 고쳐야 한다정도의 느낌이랄까. 철학적인 그의 견해가 많아 좀 불편하기도 했지만 나름 흥미로웠다.

[읽은 후]

그저 소설을 기대한다면 2장까지가 딱 좋다. 거기까지 읽어도 풍자의 맛을 느낄수도 있고 익숙하고 재미있는 내용에 흥미로울 것이다. 좀 더 걸리버여행기를 읽었다는 느낌을 받고싶다면 새로운 나라들이 나오는 3장까지 읽는것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 있다. 4장까지 읽겠다면 나름 각오를 하고 읽는 건 어떨까. 왜 걸리버여행기가 현실을 풍자한 소설인지, 이 책이 그저 흥미롭게 읽을 소설책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을 4장까지 다 읽었다면 스위프트에 대해, 그리고 그 시대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책 마지막의 -해제-를 꼭 참고해서 읽기를 바란다. 조금이나마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소장할 수 있게 되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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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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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말하는 것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예전부터 생각했었다. 중간중간 바뀐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결국 말하는 쪽의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생각해보면 말을 하는 직업, 다른 이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도 귀한 일이다. 내 생각과 의중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말과 표정 몸짓을 동원해서 설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듣는이는 내 말을 통해서 어떠한 좋은 가치를 받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에게 이야기를 듣고 가는 누군가는 그로 인해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결국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일조했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로 말을 잘 전달하는 책이나 영상을 종종 보려고 한다. 이 책도 나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강의를 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는 점이 끌렸다. 무엇보다 제목부터 신선하다. 펭귄과 비교되다니. 자존심을 살짝 건드리면서도 귀여운 동물이라 기분이 나쁘진 않다. 호기심이 폭발했다. 일단 이책. 흥미를 끄는데 시작은 성공한듯하다.

[책을 소개하며]

차례에 앞서 주황색 눈에 띄는 칼라로 before after 를 순서대로 표시한 맵이 있다. 처음엔 네 아니요의 화살표 따라가기인줄 알았는데 차례를 한눈에 알아보게 표시한 것이다. 나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말하기 수업 10강이라는 제목하에 이렇듯 표시되어 있는건 저자가 나름 고민한 차례와 순서정렬이라는 건데 왜 꼭 이런 순서여야 하는지 잘 와닿지 않았다. 하나하나 필요한 주제이긴하지만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거나 내가 잘 이해를 못했을 수는 있지만 책의 처음부터 조금 공감되지 않음에 당황했다. 연계해서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것들을 찾아보면서 나의 말하기 정도를 체크해보는 수준으로 생각을 바꿨더니 더 좋았다. 물론 개인적인 방법이다.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의 프롤로그에 왜 펭귄을 비교했는지 드디어 나왔다. 제목 참 잘 지었다. 펭귄은 의외로 자신의 의견을 꽤 분명히 이야기해서 수많은 펭귄이 있어도 다 개성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라는 의도이기에 그렇게 제목이 나왔다고 한다. 앞서 말했지만 흥미유발로는 꽤 잘 생각했다. 지은이가 예전에 글쓰기를 종종 했던 사람이라고 하는데 와닿았다.

총 10개의 장으로 이루어 지는 이 책은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나와 아주 잘 맞는 책은 아니었다. 말하기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는 저자이고 그에대한 상당한 지식이 있고 많은 생각을 통해 자신만의 말하기 철학이 잘 정립되어 있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내용이었으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배우기도 했다.

- 말하는 것 목소리와 내 자신을 일치시키라던지

- 아름다운것이 아니라 매력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책을 많이 읽으라는 내용

- 말할 때 단어를 바꾸기 보다는 생각을 바꾸고 상대방의 뇌구조에 관심을 가지라는 내용.

- 좋은 질문을 하고 소통의 목표를 전하라는 말.

- 아이와 대화하기 위한 철학적 대화를 배우는 말하기 방법

-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언들.

10개의 장 모두가 흥미가 있는 건 아니었기에 아주 재미있다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체크하고 생각할만한 위와 같은 내용들은 유용했다. 사실 말하기 책을 좀 읽기도 했었고 실제 평소에도 잘 이야기하기 위해 생각을 하는 편이지만 매너리즘에 빠진것도 사실이다. 일하고 십년이 넘어가면서 습관처럼 일을 하게 되는 순간순간이 있다. 의도를 잘 전달하지 못하거나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 그보다 더 답답한건 잘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전달이 되지 않거나 실수로 말을 잘못하고 후회하는 경우일 것이다. 말하기에도 훈련이 필요하고 늘 노력해야한다. 저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배운 것들을 말하기의 한 챕터로 구성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배운 내용들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라는 주제 쳅터를 정해서 책의 한 장을 진행하는 것이다. 연계성이 좋고 자신의 일화를 이용해서 말하기 방법을 서술하는 것이기에 흥미를 끌기에도 좋지만 이런 방법이 동일하게 매 장마다 진행되는것이 결정적으로 조금 지루하긴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번 다 읽고나서 책의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아 앞에 주제를 보고 관심있는 내용의 쪽수를 찾아서 다시 그부분만 가서 내용을 읽었다. 그제서야 책에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머리에 들어왔다. 위에 유용하다고 했던 부분들은 두번째서 선택적 읽기를 하고나서 느꼈던 것들이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너무 강해서 미처 보지 못했던 그의 경험과 말하기의 연륜이 느껴졌고 중요한 부분에는 포스트잇을 끼워놓았다.

말을 할때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말하고 신뢰를 쌓으라는 것과 상대방을 배려하며 공감하면서 말하기를 하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말고도 많은 방법들을 이야기하지만 공감갔던 부분은 그 두가지이다.

말하기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거나 나의 말하기를 점검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수있을 지도 모른다. 다만 나처럼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제목의 쳅터 소제목을 보고 그 장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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