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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프롤로그]
말하는 것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예전부터 생각했었다. 중간중간 바뀐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결국 말하는 쪽의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생각해보면 말을 하는 직업, 다른 이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도 귀한 일이다. 내 생각과 의중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말과 표정 몸짓을 동원해서 설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듣는이는 내 말을 통해서 어떠한 좋은 가치를 받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에게 이야기를 듣고 가는 누군가는 그로 인해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결국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일조했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로 말을 잘 전달하는 책이나 영상을 종종 보려고 한다. 이 책도 나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강의를 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는 점이 끌렸다. 무엇보다 제목부터 신선하다. 펭귄과 비교되다니. 자존심을 살짝 건드리면서도 귀여운 동물이라 기분이 나쁘진 않다. 호기심이 폭발했다. 일단 이책. 흥미를 끄는데 시작은 성공한듯하다.
[책을 소개하며]
차례에 앞서 주황색 눈에 띄는 칼라로 before after 를 순서대로 표시한 맵이 있다. 처음엔 네 아니요의 화살표 따라가기인줄 알았는데 차례를 한눈에 알아보게 표시한 것이다. 나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말하기 수업 10강이라는 제목하에 이렇듯 표시되어 있는건 저자가 나름 고민한 차례와 순서정렬이라는 건데 왜 꼭 이런 순서여야 하는지 잘 와닿지 않았다. 하나하나 필요한 주제이긴하지만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거나 내가 잘 이해를 못했을 수는 있지만 책의 처음부터 조금 공감되지 않음에 당황했다. 연계해서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것들을 찾아보면서 나의 말하기 정도를 체크해보는 수준으로 생각을 바꿨더니 더 좋았다. 물론 개인적인 방법이다.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의 프롤로그에 왜 펭귄을 비교했는지 드디어 나왔다. 제목 참 잘 지었다. 펭귄은 의외로 자신의 의견을 꽤 분명히 이야기해서 수많은 펭귄이 있어도 다 개성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라는 의도이기에 그렇게 제목이 나왔다고 한다. 앞서 말했지만 흥미유발로는 꽤 잘 생각했다. 지은이가 예전에 글쓰기를 종종 했던 사람이라고 하는데 와닿았다.
총 10개의 장으로 이루어 지는 이 책은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나와 아주 잘 맞는 책은 아니었다. 말하기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는 저자이고 그에대한 상당한 지식이 있고 많은 생각을 통해 자신만의 말하기 철학이 잘 정립되어 있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내용이었으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배우기도 했다.
- 말하는 것 목소리와 내 자신을 일치시키라던지
- 아름다운것이 아니라 매력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책을 많이 읽으라는 내용
- 말할 때 단어를 바꾸기 보다는 생각을 바꾸고 상대방의 뇌구조에 관심을 가지라는 내용.
- 좋은 질문을 하고 소통의 목표를 전하라는 말.
- 아이와 대화하기 위한 철학적 대화를 배우는 말하기 방법
- 가까운 사람과 대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언들.
10개의 장 모두가 흥미가 있는 건 아니었기에 아주 재미있다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체크하고 생각할만한 위와 같은 내용들은 유용했다. 사실 말하기 책을 좀 읽기도 했었고 실제 평소에도 잘 이야기하기 위해 생각을 하는 편이지만 매너리즘에 빠진것도 사실이다. 일하고 십년이 넘어가면서 습관처럼 일을 하게 되는 순간순간이 있다. 의도를 잘 전달하지 못하거나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 그보다 더 답답한건 잘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전달이 되지 않거나 실수로 말을 잘못하고 후회하는 경우일 것이다. 말하기에도 훈련이 필요하고 늘 노력해야한다. 저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배운 것들을 말하기의 한 챕터로 구성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배운 내용들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라는 주제 쳅터를 정해서 책의 한 장을 진행하는 것이다. 연계성이 좋고 자신의 일화를 이용해서 말하기 방법을 서술하는 것이기에 흥미를 끌기에도 좋지만 이런 방법이 동일하게 매 장마다 진행되는것이 결정적으로 조금 지루하긴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번 다 읽고나서 책의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아 앞에 주제를 보고 관심있는 내용의 쪽수를 찾아서 다시 그부분만 가서 내용을 읽었다. 그제서야 책에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머리에 들어왔다. 위에 유용하다고 했던 부분들은 두번째서 선택적 읽기를 하고나서 느꼈던 것들이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너무 강해서 미처 보지 못했던 그의 경험과 말하기의 연륜이 느껴졌고 중요한 부분에는 포스트잇을 끼워놓았다.
말을 할때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말하고 신뢰를 쌓으라는 것과 상대방을 배려하며 공감하면서 말하기를 하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말고도 많은 방법들을 이야기하지만 공감갔던 부분은 그 두가지이다.
말하기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거나 나의 말하기를 점검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수있을 지도 모른다. 다만 나처럼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제목의 쳅터 소제목을 보고 그 장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