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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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식물을 키우며 살아가면서 겪은 일상의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기쁨 또 아픔과 슬픔을 어린 시절과 현재의 삶 곳곳에서 잔잔하게 그려낸다.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꽃과 나무가 글을 더 싱그럽게 만들어준다.

하나의 에피소드 시작 부분마다 그려져 있는 꽃과 나무들의 그림이 따뜻하다.


작가는 군더더기 없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고백은 박완서 선생님을 떠올리게도 한다.

식물을 접하게 되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늦은 나이에도 얼마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중요한 주인공 중 하나는 사랑스러운 식물들이다.

식물의 강한 생명력과 그들이 내뿜는 향기와 아름다움을 보면서 나의 삶을 돌이켜 본다.


식물을 키우는 일에 소질이 없어 물을 주는 일밖에 할 줄 몰랐는데 앞으로는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까지 하다가 지금은 중단한 주말농장 채소 키우기도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

그리고 작가의 글을 읽고 나도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의 이웃과 흘러가는 일상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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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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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은 무소유라는 책으로 알려진 우리 시대의 선지식이다.

전남대학교 재학시절 출가하여 승려가 되신 후 2010년 3월 입적하시기 전까지 수많은 아름다운 글들로 많은 이들에게 죽비 같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스님의 생전 법문을 엮어 만든 책이다.

법정 스님의 많은 책을 세상에 알렸던 출판사 샘터에서 내놓았다.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하셨던 스님은 1975년 4월 일어난 인혁당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고 같은 해 10월 송광사 불일암으로 들어가 은거를 시작하셨다.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후 15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된 사건으로 당시 8명의 젊은이가 생을 달리하게 된 충격적인 일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1979년 부산중앙성당에서 하신 법문 중에도 정부 당국 기관에서 지켜보고 있는 걸 알지만

오늘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을 테니 안심하고 들으시라는 내용이 나온다.


스님은 당시에 내면에 증오심이 가득 차는 걸 느끼고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돌아보셨다고 한다.

여기 법문들은 스님께서 전남 송광사 불일암, 그리고 강원도 토굴에서 지내시면서 때때로 마을에 내려와 대중들에게 들려주신 가르침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탐욕과 게으름을 돌아보게 된다.

물건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 단순한 흥밋거리에 몰두하면서 보낸 헛된 시간이 떠오른다.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가라는 법문에 나오는 내용 중에 스님은 외출하실 때마다 끄적거리던 종이들도 다 태우고 나가셨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집을 나섰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때 추한 꼴을 드러낼까 그때 그때 정리를 하셨다고 한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수행자지만 그래도 혹시 불필요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계절마다 정리를 하셨다고 한다.

그래야 사람이 새로워지고 맑아진다고 한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는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주는 말씀이었다.


또한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며 늘 자신을 닦는 공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에도 깨달음을 얻었다.

티비 유튜브 등 볼 것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 우리는 정작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어느 순간 늙음과 질병과 죽음을 맞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스님의 법문을 듣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를 닦고 내 주변을 닦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이 해이해질 때마다 스님의 법문을 읽고 또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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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낸 25명 마음 치유 기록
윤주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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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 치유 상담사인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서술하는 자기 고백적인 글인 동시에

그녀가 상담했던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상담 사례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에 겪었던 부모와의 갈등과 일본 유학 시절 겪었던 불안까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에 대해 고백한다.

당시에 자신이 겪었던 불안했던 마음들을 가감 없이 진실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실함은 뒤에 그녀가 상담사가 되어 행하였던 수많은 상담과 강의에 대한 이야기들에 몰입도를 높인다.


그녀가 개발한 <까봐카드>는 이 책 내내 등장하는 데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데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의 원인을 찾기 위해 우리는 수 많은 <까봐카드> 중 해당하는 카드를 골라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평가받을까 봐, 비난받을까 봐, 버림받을까 봐, 성적이 떨어질까 봐, 들킬까 봐, 거절당할까 봐, 보호받지 못할까 봐 등등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근원을 찾는 일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불안을 일으키는 망상을 알아차리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결국 그 불안은 우리의 욕심 때문임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놓아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자꾸 말을 건네야 한다.


쉬어가도 괜찮고 천천히 가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아

꽃길만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나에게도 불행이 찾아올 수 있고 아픔이 찾아올 수도 있지

하지만 우리는 또한 어떤 것도 할 수 있어


이 책 중간중간 독서 치유 상담에 쓰인 책들이 등장한다.

거짓의 사람들, 으르렁 아빠, 빨간 나무, 굿바이 심리조정자, 세 가지 질문, 빨강이 어때서 등을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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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과학이다 - 영양, 호르몬, 식단, 운동, 건강에 대한 모든 것
채찍단 지음 / 북스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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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없이 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실패도 했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다이어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와 같다.


책은 영양, 호르몬, 운동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 대해

각각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원리와 소화 과정, 섭취하는 방법과 종류까지 매우 체계적이면서도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필수 영양소들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공부하고 나니 다이어트에 대한 기초지식이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꼭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건강할 수 있는지에 관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은 다른 다이어트 책들과 비교해 이 책의 독특한 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바로 호르몬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작 어떤 호르몬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다.

이 책에 나오는 식욕 촉진 호르몬 그렐린,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 인슐린,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에 관해 공부하면서 흥미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무척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더불어 이 호르몬을 이용한 다이어트 방법들은 매우 유용한 꿀조언이다. 호르몬을 잘 조절해 다이어트에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인 운동 부분은 어떤 상황에 어떤 운동을 해야 좀 더 효율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공복 운동 등 평소에 궁금하던 것들에 답을 들은 느낌이었다.

최대한 근 손실 없이 운동하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다이어트 서적의 이론서와 실천서의 장점을 모두 갖춘 책이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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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5
김시습 지음, 한동훈 그림, 김풍기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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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는 매월당 김시습이 지은 최초의 한문 소설이다.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과 함께 학창 시절 꼭 외워야 하는 시험문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금오신화를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읽어보기도 전에 최초의 한문 소설이라고 하니 얼마나 딱딱하고 재미없을까 하는 편견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 소설에 대한 편견은 전부 깨지게 된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고 삶과 죽음을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수려하다.


남원의 만복사에서 저포놀이를 하다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 만복사저포기,

이생이라는 사람이 담 너머의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으나 홍건적의 난으로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되는 이야기인 이생규장전,

홍생이라는 사람이 술에 취하여 선녀와 용왕님을 만나 부벽정에서 노닌 이야기인 취유부벽정기,

경주에 사는 박생이라는 사람이 염라대왕을 만나 불교와 세상의 이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남염부주지,

고려 때 한생이라는 사람이 용궁잔치에 다녀온 이야기인 용궁부연록.


금오신화를 읽으면서 가장 놀란 점은 김시습의 뛰어난 문장과 아름다운 시였다.

원문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도 우리말로 풀어 쓴 소설과 시 또한 정말 아름다웠다.


김시습 개인의 인생은 비운의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순탄치 않았다.

일찍부터 글을 깨쳤으나 과거에 낙방하고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양위한 사건으로 크게 충격을 받아 출가하기도 했다.


금오신화의 소설들은 김시습이 겪었던 고난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실과 이상의 세계에서 방황했던 김시습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소설은 긍정적이며 밝고 아름답다.

밝은 세상을 꿈꾸었던 옛사람의 마음이 오랜 시간을 지나 나에게 전해져 오는 것 같다.


더 많은 고전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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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3-2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옛 기억을 떠올려줘서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