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부산할매, 렌터카로 유럽을 누비다
금유진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노후를 준비한다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인 면을 생각하곤 한다. 나부터도 연금이니 저금이니 임대수익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는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고 건강이나 취미, 운동 등 다양한 형태로 준비하는 것이 맞다. 짧지도 않은 노후의 시간에 그저 쉬며 할 일 없는 할머니로 늙고 싶은 사람을 없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이신 금유진 할머니는 75세 시다. 나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책을 집어 들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그분이 몇 번의 유럽 배낭여행 경험자이고 다른 곳도 많이 다니신 분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국내에서도 19일가량을 자차여행 하신다면 말리는 가족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유럽(독일과 스위스)을 렌터카로 누비시다니 생각만해도 멋진 분이시다.

패키지여행을 다녀보면 자차로 하는 여행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우리 가족도 미국에서 1년여를 지낼 때 차를 타고 많은 여행을 다녀왔다. 7박 8일, 9박 10일 여러 차례의 여행뿐 아니라 귀국하는 여정으로는 20일 동안 미국을 횡단하여 돌아왔었다.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다니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여행이야말로 나를 성장시키고 힐링을 주는 아름다운 시간이 된다.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런 여행이 주는 행복감을...
   그 뒤 유럽에는 패키지로 다녀왔었는데, 이건 뭐... 새벽부터 아침 먹고 하루에 반 이상을 버스에서 시달리던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었다. 물론 늘 사진이나 영상으로 접하던 아름다운 유럽의 문화들이 나를 달랬지만 말이다. 나도 꼭 여기저기 다시 다녀보리라 다짐했었던 기억이 있다.

 

75세 할머니 두 분
독일과 스위스
19일간의 렌터카 여행기​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책의 앞부분에는 여행 장소 선정, 숙소, 차량 렌트... 등의 여행 준비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적고 있다. 여행지마다 드신 음식과  숙소 가격도 모두 기록해 두셨다. 가는 곳마다 사진 몇 장과 그때 격은 소소한 문제들도 읽어갈 수 있다.  숙소를 못 찾는 이야기, 헤매다 차를 긁는 이야기 등등.
 안타까운 건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여행지마다 똑같은 패턴의 일과가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다. 사진도 조금 더 많이 실어주었다면 이해가 빨랐을 텐데 일반적인 여행코스가 아니어서 인지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어느 부분은 그저 느낌을 추측하며 읽은 듯하다.

람이 살아오며 겪는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은 똑같은 것에도 다른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들을 똑같은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유럽을 여행할 때는 문학과 음악,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더 풍성한 여행이 될 것이다. 저자는 미술관의 그림들과 헤세의 이야기를 하며 행복해하고 있다.  나는 어디를 여행하면 영화의 장면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말이다.

여행 준비에 3개월, 다녀오신 후에는 집필하는데 6개월 이렇게 일여년간을 여행 속에 빠져 행복해하셨다고 한다. 팔순에는 또 다른 계획으로 포부를 밝히시기도 했다. ㅎㅎㅎ
사실 전문작가의 화려하고 깔끔한 문장은 아니다. 조금은 투박하고 털털한 글이랄까. 요약해오신 기록을 그때의 감성을 되살려 살리신 글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고령의 도전정신은 나에겐 참 의미 있게 다가왔다. 노후를 위해서 경제적인 부분과 함께 건강과 지혜를 준비해 가리라 다짐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