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대표 강사. 주부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김미경님의 책이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언니의 독설>, <드림온>등의 책도 읽어 보았고 수많은 강의도 접해봤기에 이번 책도 설레며 집어 들었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라... 엄마인 나에게 에너지를 꽉 채워줄 내용이리라.
하지만 책의 내용은 내 예상과는 살짝 달랐다.  30~40대 엄마의 자존감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자존감을 가진 아이로 기르는 육아법' 상당 부분 차지한다. 물론 마지막 부분에 엄마 스스로의 자존감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있고 마음을 움직이기에도 충분하다.

저자는 유명 강사이기 이전에 세 아이를 기르는 대한민국 엄마이다. 첫째는 28살이며 요리를 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현재 일본에서 음악을 하고 있다. 셋째는 한창 사춘기가 시작될 중학교 1학년.
저자의 화려한 말솜씨와 학력을 생각하면  아이들의 진로가 조금은 의외이긴 하다. 아이마다 천재성이 다르게 나타나니 그럴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관심을 가진 아이들을 키우며 격은 시행착오 이야기, 여러 해를 지내며 자존감 가진 아이로 키워내는 이야기들이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큰아이가 고1인 나에게도 이만큼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는 시간들이 있다.  그런데 아이가 셋이나 되고, 큰아이를 28살 어른으로 키워낼 때까지는 얼마나 많은 사건이 있었겠는가. 특히 자퇴를 하고 음악을 하는 아이를 기를 때는 몸에서 사리가 몇 자루 나왔으리라... 지하에까지 떨어져 있었던 그 아이를 지상으로 끌어올리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아마 다 담을 수 없는 고통과 혼란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힘든 시간을 이겨낸 아이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힘을 얻었을 것이고  분명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엄마의 사랑과 믿음이 가장 중요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2부 사춘기 엄마로 사는 법 중에서 '죄책감이 아이에게 가장 위험하다.' 부분을 읽는데 지난 내 행동들이 떠올라 눈이 흐려졌다. "내가 너한테 돈을 벌어 오랬니, 뭘 하랬니? 그냥 공부만 하랬지! 그런데 왜 그것 하나도 제대로 못해!" 이렇게 직접적이진 않았지만 내용은 거의 같은 말들을 너무 쉽게 뱉어냈었다.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하면서 말이다. 많은 엄마들이 하는 가장 쉬운 실수 혹은 언어폭력 일 것이다.
아이에게 미안한 엄마는 용돈도 주고 먹을 것도 사주며 미안함을 갚지만 아이들은 미안함을 갚을 길이 없단다. 엄마의 요구가 성적이라면 말이다. 더군다나 엄마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해 보이니 얼마나 힘이 들까.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읽혀 내 속도 한참 울렁거렸다.
성적으로만 평가받는 요즘 세상에 다르게 발현되는 천재성은 무시되곤 한다. 하지만 공부도 하나의 재능이라 여기고 각자의 또 다른 재능에 눈을 돌려 키워주고 믿어주고 해야 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내 아이부터...


모든 모성은 옳다.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하고 아이들은 엄마의 희생으로 자란다는 평범한 이야기를 들으려 이 책을 집어 든 건 아니다. 그런 건 너무 식상한 이야기 아닌가... 모든 엄마가 아이들 옆에서 간식 챙겨주고 공부하는 거 봐주면서 지내지 않는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 전업이어도  배우러 다니는 엄마들 다양한 형태로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직장맘은 어느 정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형태의 모성이 옳다고 하고 있다. 퇴근 후에 아이를 살피는 모성도 맞는다는 것이다. 자신과 아이에 맞게 잘 지켜나가는 것.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엄마 노릇, 오래도록 행복할게 유지할 수 있는 엄마 노릇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모성이라고 하고 있다.

미래가 불안한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 하루'만 보라고 전하고 있다. 오늘 하루 안에 좋아하는 취미도, 미래를 대비하는 일도, 돈 버는 일도, 가족과의 시간도 모두 넣어보라고 하신다. 결국 하루라는 작은 그림 안에 인생이라는 큰 그림이 있다는 것...

아이를 위한 마음 처방전과 엄마를 위한 마음 처방전을 모두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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