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모험생 양육법 - KAIST 수석 졸업생 엄마가 왜 아이를 모험생으로 키울까?
김현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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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대 부모가 되면 휘둘리지 않겠다고, 내 소신대로 아이들을 교육 시키고 키우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아이를 키우며 점점 그 무게중심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때가 많다. 특히나 아이가 기관에 다니며 여러 친구들을 만나고 접하다 보니 성장 상태를 비롯하여 교육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방식들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누구는 뭘 하더라, 벌써 한글을 다 뗐다더라, 어디 수업이 좋다더라등등 서로의 경험담과 의견들이 혼재하며 쏟아지는 이야기에 귀가 팔랑 거릴 수 밖에 없다. 같은 또래의 앞서 나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을 부모가 몇이나 될까. 그러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 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 다짐을 한 건 절대 과도한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에 기대지 말자는 거다. 이제 첫째가 유아기를 넘어섰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면 벌써부터 학습지에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엄마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놀게만 놔두는 건 두렵기에 뭐라도 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아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키고 보내는 가정이 많다.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아예 없다는 건 거짓말일테고 마음 한구석엔 분명 불안한 무언가가 자리잡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의 의사에 따라 본인이 하고 싶다 적극 희망했던 태권도만 배우고 있는 정도다. 학교 입학이 얼마 안남았기에 뭔가 준비를 해야 겠다는 조급함에 유혹에 넘어갈뻔한 적은 몇번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재밌어 하는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조급함을 누를 수 있는 평정심을 가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을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지금은 공부해야 할 때라는 명분으로 아이에게 희망은 뒤로 미루라 한다. 그러나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맹렬히 찾아야 하는 때는 바로 지금이다. 
 


하지만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예측할 수 없기에,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잘못 되었다면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딱히 내세우는 양육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 그리고 아이가 커서 맞이할 미래에 적합한 인재로 키우기 위한 긍정적인 방법이라면 뭐든 참고하고자 노력하기에 이 책 역시 ‘모험생’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끌렸던 것 같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그 무엇보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모험생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입시를 목표로 한 주입식 교육은 분명 바뀌어야 하고 그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학교나 사회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부모들이 아이들의 재능을 캐치하고 그것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올바른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을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으로 키우는 것이 아닌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모험생으로 키워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 말하는 모범생 중의 모범생으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수석 졸업하고 유수의 대기업에서 맹활약하며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의 정석으로 승승장구하다 아이의 난치병 판정으로 인생 대반전을 맞이하며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저자 역시 그전엔 아이들의 교육에 열 올리고 아이들을 닦달하는 엄마였지만 아이들의 인생에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늦깎이로 교육학을 배우며 아이들을 위한 진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고 경험한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 무엇보다 모두가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똑같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원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지금 현재의 트렌드가 아닌 우리 아이가 커서 활동할 미래의 상황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바라보는 시각을 부모 스스로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겐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보다 인생공부, 즉 투자나 창업과 같은 경제교육이나 남을 양한 이타심, 자존감을 높이거나 이기적이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법등 아이들이 진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모험생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와 그에 따른 교육법을 체계적으로 이야기 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많은 아이들의 사례와 더불어 저자 자신이 직접 그 방법들을 적용하여 키워낸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경험은 훨씬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게 한다. 아이들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지고 몰입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재능을 키워줄 것인지, 현실의 교육이 답답하다 느끼던 부모들에게 명쾌한 지침을 내려주기에, 그동안의 잘못된 방식과 생각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고 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험생은 삶의 태도가 그러하기에 한계가 없고 경계가 없으며 자유롭다. 세상의 기준에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재창조한다. 과정 자체를 즐기고 남들이 뭐라든 개의치 않는다. 

 


나역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학창시절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뚜렷히 내 의견을 내지도 못했으며 그저 물 흘러가듯 정해진 순서대로 살아왔지만 그건 과거엔 그럴 수 있었던 사회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군이래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청년들이 실업난에 허덕이고 있고 많은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들 역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했고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려왔지만 그 끝은 그들이 꿈꿨던 미래와는 너무나 다르기에 절망할 수 밖에 없다. 급격히 변하는 시대와는 동떨어진 교육의 피해자는 우리 아이들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지금 현재를 바라보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서 올바른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학교에 가기 위해 필요한 강요된 선행학습이 아닌 스스로 길을 찾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자랄 수 있는 인생 교육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고수할 수 있는 부모의 확신과 아이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바람 앞의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게 만드는 장애물과 유혹들이 너무 많기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가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뒤에서 자신을 믿고 묵묵히 지켜봐주는 든든한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라는 아이들은 분명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을 할 것이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훌륭한 모험생으로 자라 독립적인 성인으로 자랄 것이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나의 교육 가치관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할지, 지금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건지, 가끔 화를 참지 못하고 혼낸 뒤 잠든 아이를 보며 죄책감에 눈물 흘리는 부족한 엄마이기에 내가 놓치고 있었던 많은 부분을 캐치해 채워주는, 또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가지고 먼저 경험한 가까운 인생 선배의 애정 어린 상담을 받은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사랑 받으며 커야 하고 그 사랑만큼 아이들이 커서 또다시 이 사회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베풀 수 있기에 아이를 성공을 위한 공부 기계가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 독립된 인격체로 생각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모가 말한 대로 아이는 자라며, 부모가 믿는 대로 아이는 성인이 된다. 아이가 할 수 없을 거라는 선입견으로 잠재력을 가두지 말자. 아이들에게 열정을 허락하고 몰입을 경험할 기회를 주고, 그들의 잠재력을 믿자. 모험지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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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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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힘들고 고달플 때, 대부분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나 지난날에 대한 후회를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끝없이 자책하고 스스로를 힐난한다. 아니면 부당한 이 사회와 자신이 속한 조직을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모두 다 행복하자고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상하게 지금의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 걸음, 아니 오히려 퇴보하는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무리 혼자 아등바등 노력하고 쏟아 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마냥 가득 채워져 돌아오는 만족감 넘치는 보상은 없기에 자꾸만 비관하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점점 어두워지기만 한다. 


비단 한 개인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나만 힘들고 나만 죽을 것 같이 괴로운 것 같지만 이 사회엔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동지로서의 동질감을 느낄 여유도 없이 결국은 짓밟고 올라가야 할 라이벌이라는 생각에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점점 더 괴물이 되어간다. 어쩌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떠올렸을 때, 이런 비관적인 모습으로만 비춰지게 된걸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입시를 목표로 한 무자비한 경쟁과 왕따라는 폭력에, 청년은 청년대로 취업난과 희망 없는 현실과 암울한 미래에, 장년층은 장년층대로 준비 없는 노후로 인한 고립되고 비참한 생활에 놓여 있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전혀 괜찮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과 잘못된 사회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자명해 보인다. 



우리가 변하면 우리는 행복해진다. 좋은 사회를 희망한다면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지 않겠는가. 행복한 ‘내일’을 원한다면, 자신이 다른 이의 존엄성을 뭉개고 있는 ‘오늘’부터 발견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가 당장 뭘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 물음에 대한 저자의 답변과 그가 제시하는 문제 해결의 방향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스스로를 불평 불만 많은 투덜이 사회학자라 칭하길 거리낌 없는 저자이기에 날카롭고 또 신랄한 사회의 부조리와 만행이 낱낱히 적혀 있어 어찌보면 속이 시원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숨기고 싶고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직접 대면하게 되었을 때의 낯 뜨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고 또 아무 의심 없이 옳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자본주의의 그늘에 가려진 차별과 뒤틀린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오는 혼란은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낄 수 있을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의 감정과 생각이 잘못된 사회로 인해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사회는 독하다. 개인을 무기력한 피해자로 만들어서만이 아니다. 나를 어느 순간 파렴치한 가해자로 자연스레 둔갑시키기에 독하다. 의아할 찰나 ‘문화라서 어쩔 수 없다’,’애국이라 생각하라’,’자본주의가 원래 그런 거다’ 등의 변명거리를 제공해 주니 독하다.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하고, 쓸데없는 가치에 집착하는 사리분별 못하는 개인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내기에 사회는 독하다. 누구도 이 물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책에서 이야기 되는 저자를 포함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절대 평범한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기에 나와 비슷하고 또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다르지 않다. 노키즈존, 여성차별, 외모지상주의와 같은 차별의 문제와 층간소음, 핌피와 님피같은 집단이나 개인의 이기주의나 사회적 문제지만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어 벼랑끝에 몰리는 약자들의 이야기까지 우리 사회의 흐름이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한 것들이다. 특히 나는 여자이고 또 엄마이기에 이때까지 내가 여자로서 겪어왔던 차별에 대한 부당함과 우리 아이들이 커가며 겪을지도 모를 차별과 고통을 특히 걱정할 수 밖에 없다. 회사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인사발령을 겪었던 일, 여자라는 이유로 남성보다 훨씬 낮은 임금과 승진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넘을 수 없었던 유리장벽등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굴복할 수 밖에 없었기에 억울하고 또 후회스럽지만 그때와 별반 바뀌지 않은 지금의 사회는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언감생심의 허무맹랑한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또한 얼마전에 읽었던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누구를 왕따’하는’ 행동이 나쁘다는 말은 없고 누구로부터 왕따’당하지 않을’ 비법을 사회성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여 교육시키며 피해자에게 두번의 고통을 주는 이런 사태는 폭력의 위세를 점점 더 넓혀가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민낯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행복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그런 사람들이 되려 떵떵거리며 잘 사는 모습에서 우린 자괴감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그러니 모두가 괴물이 되고 그 괴물과 맞서기 위해 더 강한 괴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차별을 차별이 아니라는 차디찬 현실에서, 폭력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폭력적인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칫 발을 잘못 디뎌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것을 예방하고자 스스로에게 가혹한 채찍질을 하며 산다. 사회에 기댈 수 없는 곳에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각오와 다짐들이 잦아지고 이것이 강박이 되면 사소한 어긋남에도 자괴한다.

 


우린 하루하루 너무나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스스로 부지런하고 충실하게 하루를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11위라는 성적 뒤엔 행복 지수 58위,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1위라는 압도적인 그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으른 적도,성실하지 않았던 적도 없지만 우린 너무나 비참하게 살고 있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낸 세대의 삶이 지금 어떤지, 그것을 물려 받은 젊은 세대들의 삶이 어떤지만 봐도 지금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선 진실을 알아야 하지만 켜켜이 가려진 진짜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동안 착한 말들로 예쁘게 포장 된 이야기들에 100% 인식할 수 없었던 진짜 모습을 날카롭고 현실적으로 마주하게 된 순간, 과연 나는 이 사회에서 올바른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분명 살아가며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또 잘못 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실수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도록 이 사회가 방치하고, 상대방의 존엄성을 뭉개버리는지도 모른채 자신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수많은 가해자들을 자본주의라는 명맥아래 돈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일이 계속 된다면 분명 그 사회는 점점 망가져버리고 말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사회가 어느정도 위험선에 근접했다고 느껴졌고, 그동안 나 역시 부끄럽게도 변화하고자 노력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별과 부당함을 마주하고도 그것이 차별인지 잘못된 것인지도 인식하지 못했었기에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칼날처럼 꽂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바꾸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꼼수로 타인을 기만하고 끝없이 우리를 무시하고 무너뜨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 사회를 계속 망가뜨릴지도 모른다. 나 하나의 노력이 무슨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접고 상식이 통하고 올바른 정의가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의 기준에 부합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면 많은 사람들이 가려진 진실을 마주 할 용기를 가지고 노력만 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희망고문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신랄한 현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 버린 빌어먹을 사회를 다시 제대로 되돌리고자하는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나락으로 떨어져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뜬금없이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된다는 자존감 교육보다 실패해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 사회라면 자존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다.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명확한 방법은 ‘우리가’ 자존감을 잃지 않을 환경을 만드는 거다. 


 

“괜찮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메시지를 공유 해주세요.”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과 메시지를 잊지 않기 위해 함께 받은 굿즈를 통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소소하게나마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메시지 키링은 책 구매시 랜덤으로 발송되고 핀버튼+스티커 3종 세트는 알라딘 단독 증정 굿즈라니 이왕이면 모두 다 받아 유용하게 사용한다면 좋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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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베이비부머 세대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희망의 노년 길 찾기
김찬호.고영직.조주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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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이 물 흐르듯 정해진 길대로 순탄하게 가도록 이미 설계되어 있다면, 노후라는 커다란 산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이어진 평평한 대로라면 우리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은 없어질까? 애석하게도 우리 앞에 놓여질 미래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예상할 수 없는 안개 낀 날씨 같기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대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노후준비라는 것은 막막해지기만 한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기에도 벅찬 사람들에게 노후를 위한 준비라는건 사치일 뿐이며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도 내가 진정 원하는 인생 2막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건강하고 탄탄한 경제 기반을 마련해 두었다고 해서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보내고 견딜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계획이 없다면 무료하고 공허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정신적으로 점점 피폐해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정신적인 고통은 신체적인 고통으로 이어지기 마련이기에 건강하지 못한 삶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며 남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이제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기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채 고독한 생을 마감하게 되는 노후를 누구도 바라진 않을 것이다. 난 아직은 젊은 30대이고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버겁기만 할때가 많지만 그래도 나의 노후를 꼰대로서 살고 싶진 않기에 비록 경제적인 준비는 미흡할지 몰라도 행복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한 건설적인 계획은 세워두고 싶다. 



한 사람의 인격과 인품을 이야기할 때는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누구와 만나고 있느냐이다.

 


지금 노후에 대한 가장 큰 이슈는 이제 정년퇴직을 한 베이비부머 세대이지 않을까 싶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진 의미는 굉장히 크다. 단순히 한 시대에 태어난 동일한 집단이라기 보다 근대화와 산업화를 온 몸으로 겪으며 비슷한 생애 경로를 처음으로 이탈한 새로운 노년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끝자락에 태어나 보릿고개를 겪고 비약적인 경제 성장에서 자라나 민주화를 이뤄낸 격동의 세대이고 지금 현역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렇다고 아직 노인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기대 수명이 현저히 늘어난 그들이 보낼 노후의 시간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길어졌기에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노후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의 이야기에 대한 이 책은 동일한 세대 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세대에까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생애에서는 자기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서사가 중요하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나라고 하는 인간이 어떤 인간이고,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이며, 또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이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면 큰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런데 베이비부머 세대가 겪는 고령화 쇼크는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개인의 차원에서건 집단의 차원에서건 이들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직 부족하다. 따라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에 대한 연구와 담론이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주관적인 서술이 아닌 베이비부머 세대인 3명을 인터뷰한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실 대단한 인생을 산 사람들이 아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과 같은 사람들이기에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선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문체나 글이 아닌 친근한 대화이기에 훨씬 더 깊은 마음속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평생을 은행원으로 재직하면서 평범한 대한민국 가장으로 살다가 은퇴한 후 오히려 더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며 문래동 젊은 예술가들과 철공소 아저씨들을 연결하는 지역 살림꾼 문래동 홍반장 최영식님, 고등학교 졸업 무렵 불의의 사고로 선교사의 꿈을 접고 평범한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아오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의 방황으로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자원봉사의 달인이 된 김춘화님, 대한민국 혁신 학교의 모델이 된 이우학교의 초대 및 2대 교장을 지내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교육운동을 지낸 후 지금은 50+인생학교의 학장으로 시니어 교육 운동에 힘쓰고 있는 정광필님까지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표하는 3명이지만 지극히 평범한 우리 주변의 아버지,어머니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평범하다고 하여 누군가의 인생이 성공했다, 실패했다는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다. 치열한 삶을 살다 찾아 온 제2의 인생에서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큰 돈을 버는 것도 엄청난 명성과 명예가 찾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세 사람은 그 어느때보다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 이야기한다. 그들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노후의 시간이 행복할 수 있는건 다른 사람의 의견은 배척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소위 꼰대가 되는 것이 아닌 자신과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세대와도 함께 어울리고 수용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는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늙는다는 것이 즐겁고 반가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젊은 시절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며 열심히 일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은퇴를 하고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면 절망적인 허무함과 무료함에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를 혼란에 빠져 매일을 허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고립된 생활을 하다 보면 점점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화려한 과거만을 생각하며 꼰대가 되고, 자식은 물론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으며 점점 고독한 생활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될 것이다. 나의 노후가 그런 모습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기만 한데 준비되지 않은 수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이런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후를 힘들게 보내고 있을 많은 베이비부머들도, 또 언젠가 노후를 맞이하게 될 많은 젊은 사람들도 모두가 걱정하는 경제적인 준비 뿐만이 아니라 그 무엇보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열린 마음가짐과 자기중심적인 이야기에 사로잡히지 않고 타인의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아는, 대접받으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눌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 속의 3명의 주인공들이 그런 자세로 만족스러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내가 생각했던 노후의 준비라는 것과는 다른 또다른 중요한 것을 깨달을 수 있었기에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보다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한 노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세대를 새롭게 이해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 개인 뿐만이 아닌 사회와 국가적인 대책과 계획으로 세워진다면 모두가 노후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저는 나이 듦에 대한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배척하지 않고 스펀지처럼 수용할 줄 알아야 해요. 퇴직 전에 이사였든 해외 지사장이었든 뭐였든 ‘뭣이 중한데’요.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공간, 성 안에서 아무한테도 도움 주지 않고, 아직도 옛 직함을 끌고 와서 지금도 마치 그 조직의 갑옷을 입은 것처럼 행동해요. 수용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갑옷을 벗으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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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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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라는 큰 덩어리 속엔 수많은 조직원이 있고 모두 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분명 어딘가 튀고 다른 모습을 한 조직원이 있기 마련이다. 같은 규칙과 같은 조건속에서 일하더라도 과정과 결과는 천차만별인 이유일 것이다. 대부분 적응하려 노력하고 동화되려 애쓰지만 굳이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도태되기도 하지만 또 의외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노선을 가지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조직원 각자의 개성과 의사를 중시하는 집단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지극히 보수적이고 조직문화를 그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집단이 여전히 많고, 그중 가장 먼저 떠올려 보자면 아무래도 공무원이 생각난다. 안정적인 여건속에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치는, 어찌보면 굉장히 폐쇄적인 집단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 중에서도 검찰은 특히 보통의 우리에겐 엄청난 특권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어려운 시험을 합격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희생이 따르는 만큼 보상심리도 있을 것 같고 그만큼 자신들만의 확고한 세계 속에 갇혀 입신양면을 위해, 높은 사람들을 위해 더 높은곳으로 향하기 위해 일하는 하수인이라는 편견도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특히 더 부정적인 시각이 생긴 것도 있지만 드라마에서 자주 그려지는 검사의 멋지고 정의로운 모습을 실제 생활에서 기대하진 않는다. 그렇기엔 너무 부정적인 일들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권력은 영양분과 비슷하다. 누구나 탐하고 벌레가 꼬이며 한곳에 머물면 반드시 부패한다.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펼친 건, 분명 그 중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시민들의 편에서 일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 문화에 녹아들지 않는 아웃사이더는 어느 곳이든 존재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스스로 ‘자신은 조직에 맞지 않는 타입’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검찰에서의 직장생활은 순탄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는 ‘검사로서 생활하는 데 별 탈은 없었다’고 쿨하게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는 유연하고 열려 있는 조직 문화 덕분이라니 확실히 우리가 검찰이라는 조직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편견과 선입견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생활형 검사라 칭하며 당청꼴찌에 또라이라는 별명이 붙은 검사였으니 확실히 우리가 생각하는 소위 귀족검사라 불리는 검사는 아니라는 생각에 더욱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의 법률가들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두꺼운 껍질에 싸여 있다. 경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피단 같은 존재들이다. 



저자가 검사로서 일하며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들이다. 사회초년생 젊은 신혼부부의 전세 보증금을 떼 먹는 파렴치한 사기꾼이나 돈을 위해 위증을 하고 무고한 시민을 구속시키게 만드는 사람, 가난한 여성의 꿈을 빌미로 사채를 쓰게 하고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사람, 학교폭력의 피해자지만 가해자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아이들까지 철저히 사회의 약자들이고 대부분 보통의 우리들에게 일어날 법한 일들이기에 더욱 분노하고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법은 그들을 지켜주지 않으며 가혹할 정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그 상황과 실제로 대면하며 저자가 느낀 세상의 부조리와 아픔 또한 고스란히 느껴졌다. 특히 우리나라 사기범의 재범률은 77%에 이르며 처벌을 받은 사기꾼 10명 중 8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사기범의 55%는 5개 이상의 전과를 가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나 재판정에 나가보면 피해자의 반신불수보다 피고인의 치질이 더 중병 취급을 받고 그것을 지켜보는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심정, 죄 지은 자들의 갱생과 재활을 위해서는 그렇게 많은 돈을 쓰면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지원을 하지 않는 실상에 “그러니 제발 범죄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는 말을 건네는 저자의 충고가 우리 사회와 법조계의 비정상적인 상황과 우리 보통의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 믿고 기댈 수 있는 곳은 없는 것인지 답답하고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것은 큰 위기이다. 재산을 비롯한 물리적인 피해를 당할 뿐만 아니라 커다란 정신적 상처를 입는다. 더욱이 사람과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잃는다. 살면서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 흔히 사람들은 위기가 기회라고 설교한다. 정말 그럴까?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듯 위기는 위기다. 그것이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은 위기를 겪어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 

 


사실 우리는 법조계의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한다. 많이 배우고 많이 공부한 사람들이니 많은 정보와 판단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것, 인간으로서 선의를 가지고 약자의 편에서 법의 심판을 내려줄 것이란 희망 말이다. 하지만 그런 우리의 마음과는 다르게 권력을 쥔 그들은 점점 부패하고 각종 청탁과 함께 자신들의 출세에만 눈이 먼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돈과 권력으로 사람을 짓밟고 그것을 끝까지 쥐고 있기 위해 영혼까지 팔 수 있을 것 같은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칼자루을 쥐어준 것일까. 처참히 뭉개져 버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은 분명 지켜져야 하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응당한 대가를 치뤄야 함이 분명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과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앞으로 바뀌어야 할 그리고 나아가야 할 법조계의 모습이 지금으로선 꿈같이 멀게만 느껴지기만 한다. 무엇보다 범죄의 피해자 신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호와 실제 피해자에 대한 더 세심한 구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어째서 우리나라의 법은 피해을 입은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지우고 가해자에겐 아무 불이익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건지 결국 저자의 충고대로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밖에 없는 건지 답답하기도 했다. 나역시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기에 올바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자신만의 길을 우직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우리 사회도 점점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우리가 끊임없이 견제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의 눈으로 자신이 포함된 검찰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내가 포함된 조직의 모습은 과연 그에 비해 정직하고 정의롭다 여길 수 있는지, 조직원으로서의 나는 어떤 사명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눈물 흘리기 좋은 감성적인 소재가 아니다.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냉철하고 엄중한 과제이자 요구이다. 존엄한 것은 함부로 대할 수 없고, 훼손될 경우 반드시 응분의 대가가 따라야 한다. 마음대로 짓밟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존엄한 것은 두려운 것이고 원시적인 것이다. 지켜지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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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세계사 - 오늘, 우리가 사는 세계를 한눈에 꿰뚫는 현대사 명장면 25
김윤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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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카(Carr)가 말했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선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 외치곤 한다. 하지만 역사는 조금 다르다. 지나간 일들을 끝없이 불러들여 기억하고 해석하며 현재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니 말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과거의 역사를 100% 진실로만 대할 순 없다. 남겨진 작은 단서 하나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관점에서 유추한 역사는 비록 진실과 다를수도, 또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사람마다 서로 다른 견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역사는 재밌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참 어렵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세계사라고하면 일단 머리부터 지끈거린다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 배운 세계사는 어찌나 어렵고 지루하기만 한지, 흥미를 느끼기엔 너무 딱딱하고 어렵기만 했다. 게다가 연도순으로 재미없게 열거되어 단순히 암기해야 하는 낯선 단어들은 세계사로부터 나를 멀어지게 하기엔 충분했다. 우리나라의 역사야 사극이나 재밌게 알려주는 강의등으로 생활속에서도 쉽게 접하고 들을 수 있지만 세계사는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세계의 역사를 알아야 그 속에 포함된 우리의 모습 역시 알 수 있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기에 좀처럼 펼쳐 들기 힘들지만 용기내어 시도해 볼 필요성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007년에 발간된 책의 개정판으로 현재의 시점이 더해져 새롭게 출간되었다. 과거의 역사야 변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매해 수많은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며 과거를 보는 시각 역시 계속 바뀌기 마련이니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이 추가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25가지의 테마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등 오늘날에는 상식이 되었지만 그당시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역사적인 사건들을 연대순이나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닌 복합적인 시각으로 구성하였기에 일반적인 세계사 책들과는 다르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꽤나 두툼한 페이지지만 챕터별로 나뉘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게 나눠 읽을 수 있고 단순한 역사적 사실만이 아닌 그와 관련된 다른 나라의 사례와 과거에서 이어져 온 현재의 상황까지 입체적인 시각으로 아우를 수 있기에 비록 어려운 단어나 용어들로 멈칫 막히기도 하지만 멈춰있는 것이 아닌 물 흐르듯 흘러가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이기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과거의 사건은 화석으로 죽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애서 생생하게 살아있다. 역사는 단단한 고체처럼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부드러운 액체처럼 유동적이다. 역사는 계속 흐르고 발전하기 때문에 세계사는 언제나 다시 써야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에겐 지금 당연한 일이 되었지만 그런 상식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으며 그것을 너무 쉽게 당연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의 과정을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여성인 내가 누리는 많은 권리들, 투표와 같은 참정권부터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는 바지까지 그 시작을 이루어내기까지 많은 희생과 노력이 수반되었고 흑인의 인권이 보장되고 미국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는 그 긴 시간동안 탄압 받았던 노예들의 비참한 삶, 지금 우리가 누리는 수많는 복지들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과거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피를 흘리고 죽음을 택하기도 하며 닦아 놓은 길을 우리는 그저 무임승차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변질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만 바라보기는 힘들 것이다. 분명 화려하고 찬란하게 그려지는 역사 이면엔 치욕적이고 잔인한 부분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간과한채 긍정적인 부분만을 강조한 역사만을 기억한다면 그것이 과연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했다. 분명 있었던 사실을 끝없이 왜곡된 시선으로 기록하고 외면하려 하는 몇몇 나라들의 행태는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 역사속의 잘못 역시 인정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기도 했다. 우리가 모든 것을 기억하며 살 순 없기에 역사는 기록되고 그 기록이 끝없이 회자되며 해석되고, 현재에 맞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뀌며 또다른 교훈을 주게 된다. 그렇기에 역사를 잊지 않고 되새기며 지금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나의 지식을 다시 바로 정립할 수 있었고 또한 내가 영위하고 있는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귀중한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의 답을 찾을 수 없을 땐 과거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해결의 열쇠를 찾아볼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계사는 어렵다는 편견을 이겨내고 역사를 마주한다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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