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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모험생 양육법 - KAIST 수석 졸업생 엄마가 왜 아이를 모험생으로 키울까?
김현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1월
평점 :
난 절대 부모가 되면 휘둘리지 않겠다고, 내 소신대로 아이들을 교육 시키고 키우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아이를 키우며 점점 그 무게중심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때가 많다. 특히나 아이가 기관에 다니며 여러 친구들을 만나고 접하다 보니 성장 상태를 비롯하여 교육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방식들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누구는 뭘 하더라, 벌써 한글을 다 뗐다더라, 어디 수업이 좋다더라등등 서로의 경험담과 의견들이 혼재하며 쏟아지는 이야기에 귀가 팔랑 거릴 수 밖에 없다. 같은 또래의 앞서 나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을 부모가 몇이나 될까. 그러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 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 다짐을 한 건 절대 과도한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에 기대지 말자는 거다. 이제 첫째가 유아기를 넘어섰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면 벌써부터 학습지에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엄마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놀게만 놔두는 건 두렵기에 뭐라도 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아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키고 보내는 가정이 많다.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아예 없다는 건 거짓말일테고 마음 한구석엔 분명 불안한 무언가가 자리잡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의 의사에 따라 본인이 하고 싶다 적극 희망했던 태권도만 배우고 있는 정도다. 학교 입학이 얼마 안남았기에 뭔가 준비를 해야 겠다는 조급함에 유혹에 넘어갈뻔한 적은 몇번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재밌어 하는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조급함을 누를 수 있는 평정심을 가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을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지금은 공부해야 할 때라는 명분으로 아이에게 희망은 뒤로 미루라 한다. 그러나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맹렬히 찾아야 하는 때는 바로 지금이다.
하지만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예측할 수 없기에,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잘못 되었다면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딱히 내세우는 양육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 그리고 아이가 커서 맞이할 미래에 적합한 인재로 키우기 위한 긍정적인 방법이라면 뭐든 참고하고자 노력하기에 이 책 역시 ‘모험생’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끌렸던 것 같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그 무엇보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모험생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입시를 목표로 한 주입식 교육은 분명 바뀌어야 하고 그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학교나 사회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부모들이 아이들의 재능을 캐치하고 그것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올바른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을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으로 키우는 것이 아닌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모험생으로 키워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 말하는 모범생 중의 모범생으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수석 졸업하고 유수의 대기업에서 맹활약하며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의 정석으로 승승장구하다 아이의 난치병 판정으로 인생 대반전을 맞이하며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저자 역시 그전엔 아이들의 교육에 열 올리고 아이들을 닦달하는 엄마였지만 아이들의 인생에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늦깎이로 교육학을 배우며 아이들을 위한 진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고 경험한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 무엇보다 모두가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똑같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원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지금 현재의 트렌드가 아닌 우리 아이가 커서 활동할 미래의 상황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바라보는 시각을 부모 스스로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겐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보다 인생공부, 즉 투자나 창업과 같은 경제교육이나 남을 양한 이타심, 자존감을 높이거나 이기적이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법등 아이들이 진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모험생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와 그에 따른 교육법을 체계적으로 이야기 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많은 아이들의 사례와 더불어 저자 자신이 직접 그 방법들을 적용하여 키워낸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경험은 훨씬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게 한다. 아이들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지고 몰입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재능을 키워줄 것인지, 현실의 교육이 답답하다 느끼던 부모들에게 명쾌한 지침을 내려주기에, 그동안의 잘못된 방식과 생각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고 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험생은 삶의 태도가 그러하기에 한계가 없고 경계가 없으며 자유롭다. 세상의 기준에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재창조한다. 과정 자체를 즐기고 남들이 뭐라든 개의치 않는다.
나역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학창시절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뚜렷히 내 의견을 내지도 못했으며 그저 물 흘러가듯 정해진 순서대로 살아왔지만 그건 과거엔 그럴 수 있었던 사회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군이래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청년들이 실업난에 허덕이고 있고 많은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들 역시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했고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려왔지만 그 끝은 그들이 꿈꿨던 미래와는 너무나 다르기에 절망할 수 밖에 없다. 급격히 변하는 시대와는 동떨어진 교육의 피해자는 우리 아이들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지금 현재를 바라보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서 올바른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학교에 가기 위해 필요한 강요된 선행학습이 아닌 스스로 길을 찾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자랄 수 있는 인생 교육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고수할 수 있는 부모의 확신과 아이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바람 앞의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게 만드는 장애물과 유혹들이 너무 많기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가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뒤에서 자신을 믿고 묵묵히 지켜봐주는 든든한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라는 아이들은 분명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을 할 것이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훌륭한 모험생으로 자라 독립적인 성인으로 자랄 것이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나의 교육 가치관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할지, 지금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건지, 가끔 화를 참지 못하고 혼낸 뒤 잠든 아이를 보며 죄책감에 눈물 흘리는 부족한 엄마이기에 내가 놓치고 있었던 많은 부분을 캐치해 채워주는, 또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가지고 먼저 경험한 가까운 인생 선배의 애정 어린 상담을 받은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사랑 받으며 커야 하고 그 사랑만큼 아이들이 커서 또다시 이 사회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베풀 수 있기에 아이를 성공을 위한 공부 기계가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 독립된 인격체로 생각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부모가 말한 대로 아이는 자라며, 부모가 믿는 대로 아이는 성인이 된다. 아이가 할 수 없을 거라는 선입견으로 잠재력을 가두지 말자. 아이들에게 열정을 허락하고 몰입을 경험할 기회를 주고, 그들의 잠재력을 믿자. 모험지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