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책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20대를 채웠던 작가 중 한 명이 아멜리 노통브다. 사실 20대의 나는 어떤 확고한 취향이 성립되기 전이라서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아멜리 노통브는 난해하고 어렵지만 뭔가 멋지고 쿨한 느낌이 나는 이야기여서 파리지앵에 대한 환상이 더해져 아멜리 노통브의 책들을 찾아 읽었던 것 같다. 그간 아멜리 노통브를 잊고 살았었는데 그녀의 신작이라니 나의 20대 감성이 다시금 솔솔 피어나게 해주었다. 그래서 너무 반갑다.

이 세상엔 정말 다양한 부모들이 있겠지만 <자매의 책>에 나오는 부모는 정말 노답이다. 직접적인 폭력도 사실 상처를 많이 남기지만 그것보다 더 큰 상처는 무관심과 방임, 정서적 학대이다. 특히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들에게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더욱 크게 깨닫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 트리스탄에 대한 부모의 방임과 정서적 학대는 정말 화가 날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트리스탄에게는 동생인 레티시아가 없었다면 그의 삶이 어떻게 흘러갔을지가 그려진다.

사실 자매에게는 정의내릴 수 없는 특별한 연결관계가 성립되는 것 같다. 쌍둥이와는 또 다른.. 이 책 속의 트리스탄과 레티시아도 차가운 부모 아래에서 유일하게 서로 온기를 나누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실 그들에게 가족은 서로밖에 없었으리라. 특히 특출난 지능을 가진 트리스탄은 엄마 노라에게는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부모가 어찌 자식을 시기하고 질투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부모의 유형들이 존재한다는거. 물론 트리스탄에게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보베트 이모가 있고 동생 레티시아와 사촌 코제트가 있기에 그나마 자신의 삶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가족이란 무엇일까라고 떠올리면 대부분 아빠와 엄마인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3~4명의 구성원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 ‘정상가족’의 구조가 이 사회에서는 가장 평범하고 올바르게 인식되곤 하지만 사실 서로가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고 또 그 가족 울타리 바깥에 위치한 사람들 역시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떠올리지 못한다. 그리고 부모는 언제나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도.. 그래서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트리스탄과 레티시아는 서로가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모든 자매가 그런 관계를 이루는 것도 아니겠지만, 이 책은 어쨋든 아멜리 노통브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써졌기 때문에 그 자신이 겪었던 자매간 관계의 힘을 이 책에 담은 것 아닐까 싶다. 자매는 그런 것 같다. 서로에게 부모가 되어줄 수도 있고,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고, 배우자가 되어줄 수도 있는.. 명확히 관계를 정의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존재 말이다.

사실 나도 두 딸을 키우고 있는데 내가 두 딸을 낳게 되었을 때 가졌던 안도감 역시 내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의 학창시절도 언니가 많은 부분 보호막이 되어 주기도 했고, 지금은 특히 언니가 가족안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어 내가 훨씬 편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나의 아이들이 자매로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힘이 되어줄지, 아니면 더 힘든 존재로 자리잡을지는 알 수없지만 그래도 나의 경험에 비추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아멜리 노통브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각 개인의 삶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수많은 관계가 있지만 그 안에서 나를 지켜내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는 꼭 필요하다는 것, 꼭 그것이 자매일 수는 없겠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언니였다는 것 아닐까. 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은 꼭 필요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엔 막연하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되면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어른의 삶이란 더 고달프고 힘들기만 하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열망, 청소년기의 치기 어린 반항심이 나를 더 빨리 어른으로 만들어 버린건 아닐까. 그래서 가끔은 한정된 세계 속에서 마음껏 자유를 원하고 바라던 청소년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그때 내가 이런 선택을 했다면, 이런 생각과 행동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별거 아닌 일로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이 고뇌하고 힘들어했던 내게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이야기 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의 나는 그렇게나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의 나는 그렇게나 그때의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

부모님의 입에서 절제된 목소리로 국어책을 읽는 듯한 완벽한 문장들이 나오는 순간이면, 단어 이면에 또 다른 진실을 품고 있는 부모님의 대화에서 소외당하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면 나는 몰래 빅토리아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기로 약속했다.

p.112

<어른들의 거짓된 삶> 속의 조반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그때는 다들 혼란스럽고, 힘들다고. 나는 내 삶을 살아가면 된다고. 말해줄 수 없기에 더 안타깝고 또 나역시 그랬기에 더 이해할 수 있다.

행복해 보이는 중산층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13세 소녀 조반나가 순수했던 소녀에서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어가며 하나둘 알아가게 되는 어른들의 삶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사춘기를 겪어 본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춘기 시절의 널뛰는 감정,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불만, 또래 집단에서의 갈등,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등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너무나 적나라하고 또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영원히 행복하게 지속될 것 같던 가족의 분열,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떠나버린 아버지에게 집착하는 어머니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기도 하지만 그로인해 다시 또 이해하고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른들의 세상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분별력 있는 그들의 머릿속과 지식으로 가득한 그들의 몸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무엇이 그들을 파충류보다도 못한 믿을 수 없는 동물로 만들어버린 걸까.

p.185

내가 모난 성격이라는 건 나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못된 말을 하고 못된 행동을 했다. 온실 안의 화초 같은 한심한 계집이 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착한 마음을 억누르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나는 구원의 길을 찾고도 그 길로 가지 못하거나 스스로 그 길을 걸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p.270

지금 사춘기를 앓고 있는 소녀만큼, 아니 그보다 더 그 시기를 겪는 소녀의 마음을 잘 드러내주는 이 소설은 어른들의 거짓과 위선을 겪으며 자신 또한 어른이 되어 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서서히 그려내며 주인공 조반나와 함께 나역시 사춘기 소녀의 몸과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맞아, 나도 그땐 저런 생각을 가졌었고 저런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하며 힘들었지만 또 그만큼 아련하기도 했던 그 시절이 계속 책 속의 조반나와 겹쳐졌던 것 같다. 치밀하게 그려지는 조반나의 생각들, 페란테의 소설이 매력적인 이유가 바로 그런 부분이라는 것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느낄 수 있었다. 어른들이 끊임없이 하는 거짓말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나 역시 거짓을 꾸미고 부풀리며 느끼게 되는 희열들을 뿌리치지 못하며 그렇게 또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 어른이 되면 어른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미 어른이 된 나도 아직 그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웠던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며 어찌보면 무모하고 어두운 방황의 시기를 아름답게 그려낸 소설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의 그 시절을 자꾸만 떠올리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랬던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거짓들을 되돌아보며 나역시 그런 어른이 되었다는 씁쓸함 또한 느꼈던 소설이었다.

거짓말, 거짓말. 어른들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p.2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나폴리 4부작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신작도 너무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안영준.엄인정 옮김 / 생각뿔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가 편하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함께하는 것에 큰 피로감을 느끼던 나였다.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상처 받으며 조금씩 성장하기도 했지만 그로인해 점점더 혼자인 시간의 편안함을 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비자발적인 고립을 겪으면서 끊어진 인간관계를 다시금 이어나가야함을 절실히 느꼈다. 의외로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관계들은 쭉쭉 뻗어나가는 듯 했지만 어느 순간 가지치기 되고 지금은 딱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남았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겪고 또 겪어도 어렵다. 특히나 자신없는 분야이기도 하니 나의 인간관계는 언제나 좁디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좀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솔깃해지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를 가끔 보는데 방송을 보고 나면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한두권 늘어난다. 특히 최근에 <카네기 인간관계론> 편을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읽던 책을 잠시 미뤄두고 펼쳐보게 되었다.

제가 소유한 자산 가운데 최고는

사람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사람들 각자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칭찬과 격려입니다.

p.59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인생책이라 칭하는 이 책. 읽기전엔 우선 ~론이라는 제목에 어렵겠다라는 생각부터 들었지만 의외로 너무나 술술 읽혔다. 솔직히 내용은 이미 다 아는 것들이라 생각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실 아는 것보다 실제로 실천하고 활용하지는 못하는 것들이기에 다시금 떠올리고 인식하게 해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춰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잘 이해되고 읽힐 수 있었던건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너무 예전의 상황들이나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이 많고 지금의 실정과는 좀 동떨어진 것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장황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것보다는 훨씬 더 잘 이해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괜히 어려워 보여 읽기가 꺼려지는 분들이라면 부담갖지 말고 읽기를 마음먹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는 너무 뻔한 내용 아닌가? 다 아는 내용인데?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나 비난하지 않는 것, 명령하지 말고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고 겸손할 것등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것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이 모든 것들의 시초가 된 것이 바로 이 책이었으리라는 것이다. 우리는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처세술이니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니 다양한 방법과 기술들을 너무나 쉽고 다양하게 배울 수 있지만 카네기가 이 책을 쓰던 시절에는 이런 것들을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가르쳐 준다는 것이 아마도 굉장히 생소하였을테니 이 책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봤을 때 별 것 아닌 당연한 것들이 이 시대에는 획기적인 것이었을 수도 있었을테니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칭찬과 인정을 갈망한다.

또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사탕발림은 원하지 않는다.

아첨도 마찬가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에서 가르치는 원칙들은

여러분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올 때에만 효과가 있다.

p.355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실망하며 책을 덮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든건 두루뭉술하게 알고 느끼고 있던 것들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론이라는 제목때문에 굉장히 어렵고 딱딱한 이론서일 것 같지만 읽다보면 자기계발서나 실용서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나는 아이들과의 대화나 관계정립에 대입하며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관계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금 하나하나 짚어가며 되새기게 해주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모든 방법과 기술들은 진심이 담겨있어야함을 카네기는 잊지 않고 강조하고 있기에 자칫 대충 똑같이 따라하기만 해서는 그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아첨떠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기에 끊임없이 되새기며 기억하고 활용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책으로 아이 마음 읽어주기 엄마 마음 위로하기 - 한국의 대표 독서치유 심리학자 김영아 교수의 심리 특강
김영아 지음 / 사우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 연령에 상관없이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이와 나를 연결해 주는 하나의 점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그래서인지 그림책은 어른들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는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은 아이 뿐만이 아닌 어른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그림책을 통한 테라피나 강의와 책들도 굉장히 많아졌다. 물론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면서 항상 궁금한 아이들의 심리나 감정들을 직접적이지 않지만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그림책이라는 것을 느낀다. 단순히 읽고 쓰는 수업이 아닌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낼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조금이나마 치유를 경험하고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고 싶다는 나의 새해 바람이 <그림책으로 아이 마음 읽어주기 엄마 마음 위로하기>를 읽게 만든 것 같다.

엄마는 아이를 너무나 사랑한다.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아이를 아프게 한다.

아이의 마음을 몰라서,

때로는 알면서도 적절하게 대응할 줄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모르는 부분은 배워나가면 된다.

태어나자마자 한글을 읽는 아이는 없듯이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엄마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도 아이와 함께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p.11

25년간 독서치유 심리학자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저자는 아이들의 발달단계와 그에 따른 심리를 그림책을 통해 설명해준다. 사실 저자 역시 엄마이고 이런저런 실수와 좌절을 겪으며 지내왔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전해주는 것이 엄마들에겐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진심이 담긴 말들은 분명히 상대방에게 닿기 마련이고 그와 함께 전문가적인 견해까지 더해지니 그 울림이 더 크다. 하나의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마음 성장 노트'가 수록되어 있어서 저자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직접 써 볼 수 있는 코너가 있다. 분명 숙고하여 뽑아낸 그 질문들이 단순히 읽기만 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더 깊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자 했던 저자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어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또 쓰며 더 단단해지고 나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의 성향을

전적으로 아이의 문제인 양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타고난 기질과 성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혹시 아이가 조금 변했으면 하는 모습이 있다면,

부모 자신이 아이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이가 행복해지길 바란다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p.39

아이는 엄마를 보고 자란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 함을 다시금 느낀다. 내가 행복하지 않는데 우리 아이는 행복해지길 바랄 수 있을까. 아이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엄마의 기분, 엄마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영향을 받는 것을 나역시 자주 느낀다. 그러니 엄마의 행복을 미루지 말자. 나의 행복이 곧 아이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엄마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곧 세상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심리사회적으로

발달해가야 하는 시기에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너 왜 그래?"하고 소리치는 대신,

아이가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특하게 지켜봐주면 어떨까.

p.58

사실 아이의 행동을 모두 이해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순간의 감정들을 가라 앉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의 성장 과정 중의 하나임을 이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기까지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내가 이해해 주지 못한다면 그 누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을까?

어느 쪽이든 아이에게는 이것저것 뒤섞여

끓어오른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만한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부모가 해야 하는 일은 한 가지뿐이다.

아이가 가슴속에 얹혀 있는 감정을

꼭꼭 씹어 충분히 소화시킬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다.

p.75

육아는 기다림이라는 것을 자꾸만 잊고 조급해 지곤 한다. 엄마인 내가 여유가 없고 불안하다면 절대 기다려 줄 수 없겠지.. 아이를 믿고 아이에게 시간을 주기. 저자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야지,

책만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하루 종일 책장에 코를 박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뿌듯하게 여길 일이 아니다.

아이가 살아가야 하는 곳은

다른 사람으로 가득한 세상 속이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산소와 태양에 대한

지식을 쌓기 전에 시원한 바람을 마시며

따사로운 햇살을 느껴야 한다.

p.93

책만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책이 세상 단 하나의 진리도 아니고 무엇이든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은 위태롭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 중에 하나가 책이 될 수 있게 하기. 독서에 조급한 마음을 가진 엄마라면 되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

아이의 삶에 일일이 개입하려 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엄마는 본인의 인생을 통해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

넘어져서 피가 나도, 상처 입어도

다시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가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감을

아이가 배일 수 있도록, 그게 전부다.

부모는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주어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사는 모습과 태도를 보면서

회복탄력성을 배운다.

그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이 곁에서 언제나 응원하는 것뿐이다.

p.102

아이 곁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될것이다. 엄마가 나서서 뭐든 다 해주는 아이에게서 회복탄력성을 기대할 순 없다. 힘들어도 이겨내고 극복하는 엄마의 모습과 아이가 넘어졌을 때 묵묵히 기다려 주고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것이 부모인 내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은 완벽한 엄마를 원하지 않는다.

때로는 상냥하고 친절한

친구 엄마가 부럽기도 하지만,

아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우리 엄마'다.

내 아이를 가장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으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p.140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엄마가 우리 엄마여서 행복해"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다. 모자라고 해준 것도 없다며 자책하지 말고 그저 내가 우리 아이의 엄마인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에겐 더없이 큰 행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치유는 공감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당장 닥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고통을 진심으로 알아주는

한마디인지도 모른다.

p.223

아이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사는 것이 엄마이다. 좀 더 잘해주고 화내지 말걸, 이때 이렇게 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후회를 하며 눈물 훔치고 죄책감을 가지는 엄마들에게 여타의 육아서는 독이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엄마의 마음에 공감해 주고 훈계가 아닌 위로의 말들을 건네준다는 점이 훨씬 좋았다. 실제 아이들을 상담해주며 만난 다양한 사례들과 전문적인 지식이 그림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좀 더 쉽게 이해된다는 것도 좋다. 하지만 아쉬운 건 그림책의 내용이나 정보가 텍스트로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림책의 표지 정도만이라도 사진으로 함께 있었다면 그 책에 대한 대략적인 느낌이나 내용들이 더 잘 와닿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쨋든 그림책들을 하나 하나 찾아보면서 꼭 보고 싶은 그림책들은 따로 정리해 아이와 함께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역시 아직도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데는 부족하고 어려울 때도 많지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보다는 그림책을 가지고 그 물꼬를 트는 것이 훨씬 더 아이들에게 다가기 쉽다는 것은 충분히 느끼고 있기에 앞으로는 심리학, 아동발달 이론들도 찬찬히 공부하며 접목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