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안영준.엄인정 옮김 / 생각뿔 / 2018년 12월
평점 :
혼자가 편하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함께하는 것에 큰 피로감을 느끼던 나였다.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상처 받으며 조금씩 성장하기도 했지만 그로인해 점점더 혼자인 시간의 편안함을 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비자발적인 고립을 겪으면서 끊어진 인간관계를 다시금 이어나가야함을 절실히 느꼈다. 의외로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관계들은 쭉쭉 뻗어나가는 듯 했지만 어느 순간 가지치기 되고 지금은 딱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남았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겪고 또 겪어도 어렵다. 특히나 자신없는 분야이기도 하니 나의 인간관계는 언제나 좁디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좀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솔깃해지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를 가끔 보는데 방송을 보고 나면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한두권 늘어난다. 특히 최근에 <카네기 인간관계론> 편을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읽던 책을 잠시 미뤄두고 펼쳐보게 되었다.
제가 소유한 자산 가운데 최고는
사람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사람들 각자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칭찬과 격려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인생책이라 칭하는 이 책. 읽기전엔 우선 ~론이라는 제목에 어렵겠다라는 생각부터 들었지만 의외로 너무나 술술 읽혔다. 솔직히 내용은 이미 다 아는 것들이라 생각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사실 아는 것보다 실제로 실천하고 활용하지는 못하는 것들이기에 다시금 떠올리고 인식하게 해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춰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잘 이해되고 읽힐 수 있었던건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너무 예전의 상황들이나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이 많고 지금의 실정과는 좀 동떨어진 것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장황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것보다는 훨씬 더 잘 이해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괜히 어려워 보여 읽기가 꺼려지는 분들이라면 부담갖지 말고 읽기를 마음먹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는 너무 뻔한 내용 아닌가? 다 아는 내용인데?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나 비난하지 않는 것, 명령하지 말고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고 겸손할 것등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것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이 모든 것들의 시초가 된 것이 바로 이 책이었으리라는 것이다. 우리는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처세술이니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니 다양한 방법과 기술들을 너무나 쉽고 다양하게 배울 수 있지만 카네기가 이 책을 쓰던 시절에는 이런 것들을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가르쳐 준다는 것이 아마도 굉장히 생소하였을테니 이 책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봤을 때 별 것 아닌 당연한 것들이 이 시대에는 획기적인 것이었을 수도 있었을테니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칭찬과 인정을 갈망한다.
또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사탕발림은 원하지 않는다.
아첨도 마찬가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에서 가르치는 원칙들은
여러분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올 때에만 효과가 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실망하며 책을 덮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든건 두루뭉술하게 알고 느끼고 있던 것들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론이라는 제목때문에 굉장히 어렵고 딱딱한 이론서일 것 같지만 읽다보면 자기계발서나 실용서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나는 아이들과의 대화나 관계정립에 대입하며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관계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금 하나하나 짚어가며 되새기게 해주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모든 방법과 기술들은 진심이 담겨있어야함을 카네기는 잊지 않고 강조하고 있기에 자칫 대충 똑같이 따라하기만 해서는 그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아첨떠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기에 끊임없이 되새기며 기억하고 활용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