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기인 -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재주
펑지차이 지음, 이영남.조은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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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漢書』 「藝文志」에서 "小說家者流 蓋出於稗官 街談巷語 道聽塗說者之所造也"라 한 이래로 소설은 다른 문학 갈래에 비해 덜 대접받아왔다. 이름만해도 '소小'설이니 말을 다 한 것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街談巷語 道聽塗說이라는 문자 그대로 다수 평민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2. 『論語』 「述而篇」에서 "子不語 怪力亂神"이라 한 이래로 유교문화권에서 괴력난신은 지양해야 할 모티프가 되었다.


3. 1과 2가 합쳐져 "속세기인"에서는 가담항어 도청도설의 형태로 나타난 다양한 괴력난신의 이야기를 정리해두었다. 몇몇 이야기들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큰 교훈이 될 수 있었다.

- 말재간꾼 양파好嘴楊巴: 순발력을 통한 기사회생, 그리고 성공

- 진사가 뇌물을 보내다陳四送禮: 부정적 사례이긴 하지만 역량이란 이런 것

- 대관정大關丁: 부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집안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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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서사 교유서가 어제의책
오카 마리 지음, 김병구 옮김 / 교유서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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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절체절명(실제로 일본어 어휘임)‘의 기억이 서사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면서, 이면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적 모순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일본이 지닌 모순들까지도 가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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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깊이 읽는 불교입문
나라다 지음, 주민황 옮김 / 숨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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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반야심경”, “달라이 라마 사성제” 이후 불교의 기초적인 면이 궁금해져서 찾은 책이다. 분량이 많지 않았고(230쪽), 앞의 두 책을 번역한 주민황 선생의 다른 번역서이기도 한 것이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대승불교(mahayānā)가 아니라 스리랑카의 상좌부불교(theravāda)라는 점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우리의 대승불교보다는 스리랑카의 상좌부불교가 불교의 옛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부에서는 붓다의 생애를 서술하고, 2부에서는 업, 환생, 사성제, 열반, 팔성도, 장애 등을 살핀다. 3부에서는 붓다 사후 불교의 모습을, 4부에서는 행운경, 패망경, 자비경, 호족경을 읽는다.


1부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팔상도 같은 그림에서 보던 내용들을 구체적인 텍스트로 보니 좀 와닿지 않는 면들이 많았다.


상좌부불교나 대승불교나 사성제, 팔성도 등 기초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동일했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달라이 라마가 왜 영국 런던에서까지 사성제를 강의한 것인지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그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초창기 경전들에서 나타나는 여성차별적 요소에 대해서는 저자인 나라다 스님과 역자 모두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이미 그 당시에도 신분은 극복할 수 있었지만 성별은 극복할 수 없는 요소였던 것이다.


어쨌거나 책은 제목인 “쉽게, 깊이 읽는 불교입문”에 굉장히 충실했다. 불교의 기초적인 부분을 핵심 위주로 간결하게 설명해서 편하게 읽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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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양장)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백승길.이종숭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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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미술 전시회를 보러 다녀서인지 유튜브와 인터넷 서점에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여러 번 추천 도서로 떴다. 처음엔 도서관에서 빌려 볼까 하다가 두께와 10pt가 안 되어보이는 깨알같은 글씨를 보고 빌려서 보는 건 포기했다. 그러다 3월 말에 그동안 모았던 Yes24 포인트를 긁어모아 4만원에 구입했다. 그렇게 사 놓고 여러 일들과 도서관 대출 서적들에 밀리기를 거의 반년... 영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번엔 정말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날마다 조금씩 읽고 있다. 책 무게가 무게인만큼 어디 들고 갈 수는 없고, 집에서만 읽고 있다.


1일차(09.19.목): 서론

'서문'과 '서론'을 보고 이 책을 사자마자 읽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쓰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염두에 둔 독자는 자신들의 힘으로 이제 막 미술 세계를 발견한 10대의 젊은 독자들이다(p.7).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p.15).


2일차(09.20.금): 1장

3일차(09.22.일): 2장 

4일차(09.23.월): 3장, 4장

5일차(09.27.금): 5장, 6장

6일차(09.28.토): 7장, 8장


이집트 인들은 대체로 그들이 존재한다고 '알았던' 것을 그렸고, 그리스 인들은 그들이 '본' 것을 그린 반면에 중세의 미술가들은 그들이 '느낀' 것을 그림 속에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던 것이다(p.164).


7일차(09.29.일): 9장, 10장

8일차(10.01.화): 11장

9일차(10.02.수): 12장, 13장

10일차(10.03.목): 14장. 전체 28장 가운데 14장이니 절반을 읽었다. 영국 여행 가기 전까지 다 읽어야 할텐데..

11일차(10.04.금): 15장

12일차(10.05.토): 16, 17장

13일차(10.06.일): 18장, 19장(절반)

14일차(10.07.월): 19장, 1-10장 가볍게 다시 봄. 다시 보니 내가 놓친 게 상당히 많았다..

15일차(10.09.수): 20장

16일차(10.10.목): 21장, 22장, 23장

17일차(10.12.토): 24장, 25장

18일차(10.14.월): 26장, 27장

19일차(10.18.금): 28장

20일차(10.19.토): 28장 나머지.  끝.


11장부터 28장까지도 한번 다시 훑어봐야하지만, 일단 책을 한번 읽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서문의 말대로, 그리고 이 책을 꼭 읽으라 했던 유투버의 말대로, 다른 책들을 시작하기 전 먼저 읽었어야 하는 책이다. 혼자 읽기 벅차다면 강의도 있고, 독서 모임도 제법 있었다. 다만, 나는 개인적으로 강의까지는 필요없다 생각했지만 독서 모임은 고려했었다. 다만, 교대근무 특성상 정해진 날짜나 요일에 근무를 빼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서 찾아보다 그냥 포기.. 게다가 절대다수의 독서모임이 서울에만 있는 것도 뭐...


이 거대한 책은 1950년 초판 발간 이후 아직까지도 정정하다. 책을 읽으며 70여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온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책이라 인터넷에 이 책에 대한 다양한 글들이 많다. 내가 영국 여행을 앞두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느낀 것도 그러한 글 중 하나를 읽고나서였다. 다른 서양미술사 책들에 비해 영국에 있는 예술품들이 상당히 중심이 되어 서술된 책이라 누군가가 평한 것을 뜬금없이 여행 준비 중에 읽은 것이다. 실제로 뒤의 작품 색인을 보면 영국에 있는 작품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 작품들 중 몇 가지는 다음달에 직접 보는 걸로... 


11장부터 28장까지는 조만간 한번 더 읽어야 하고, 이 기세를 바탕으로 책장에서 쉬고 있는 <거의 모든 순간의 미술사>도 올해가 가기 전에 끝내야 할 듯하다. 


내가 읽은 건 22년도 2쇄본이었는데, 조판상의 문제가 조금 더 해결되어야 할 듯 보였다. 띄어쓰기가 잘못되거나 볼드체 처리가 잘못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덧붙임. 작은 글씨에 대한 근본적 원인: 공동 출간(co-edition, co-production)

1996년 우리나라가 베른 협약Berne Convention(문학 및 예술품 저작물 보호)에 가입하면서 정식 계약을 맺은 번역본만이 출간된다. 이즈음 시기에 갑자기 개정판이 나온 외국 예술 관련 번역서는 일단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 열화당에서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가, 창비에서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가 그냥 번역되어 출간된 책들이다. 베른 협약 가입 이후 <서양미술사>는 번역자와 출판사가 모두 바뀌었다. 원서 출판사인 파이돈Phaidon사와 계약을 한 예경 측에서는 번역자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열화당과의 의리를 중시한 최민 교수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예경에서는 새 번역자를 구했지만 이전보다는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삼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열화당 최민 본에 대한 이야기가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까닭이다. 이와 달리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역자와 출판사 모두 그대로 유지되었다.


Phaidon사는 계약 조건으로 공동 출간(co-edition, co-production)을 요구하였고, 예경은 이를 수용하였다. 공동 출간은 한 번 인쇄를 돌릴 때 여러 언어를 같이 찍어내는 것으로, 주로 유럽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림과 쪽수는 그대로 두고 언어만 바꿔 찍어내는 것이다. 모아쓰기를 하는 한국어로서는 유리함보다는 불리함이 클 수 있다. 알파벳 문화권의 인쇄물은 줄 간격이 좁고, 글자 크기도 작다. 알파벳 낱자를 하나하나 풀어쓰니 가능한 일이다. 개론서 기준 줄 간격 180%, 글자 크기 10.5-11pt를 적용하는 우리로서는 그들의 기준대로 하기에는 쉽지 않다. 결국 줄 간격과 글자 크기를 줄여 공동 출간을 진행하였고, 지금의 <서양미술사>가 탄생한 것이다. 부차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정판이나 다음 쇄 인쇄 등도 공동 출간에 따라야 하므로 부수 맞추기까지도 해야하니 출판사 입장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24.09.19. -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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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말과 글 - 조선을 대하는 명나라 황제의 두 얼굴
정동훈 지음 / 푸른역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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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명 홍무제, 영락제, 선덕제, 정통제 / 고려 공민왕, 조선 태조, 정종, 태종, 세종 시기의 명 황제의 외교 공문과 말 등을 살핀다. 저자는 고려 말 조선 초 명에 과의 외교를 사료와 함께 찬찬히 읽어낸다. 

외교는 당연히 관료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명의 사신이 대부분 환관, 그것도 조선 출신 환관이 중심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일반 관료를 통해서는 전달할 수 없는 황제의 은밀한 요구(공녀, 말, 매 등)를 환관 사신을 통해 조선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이다. 유교를 숭상하는 국가의 황제와 개인으로서의 황제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러한 과정들은 조선과 명의 기록의 불일치를 낳았다. 기록의 나라 조선, 그것도 조선 초에 기록에 손을 대었을 리는 만무하고, 기록에 손을 대더라도 이득이 하나도 없기에 저자는 이 문제의 범인으로 명을 지목하고 있다. 


명의 이러한 이중적 외교에 대응하던 당시 임금과 조정의 고심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로 세종의 선덕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不明之君在上, 세종 13년 10월 14일)이 실록에 실려있기도 하다.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과거부터 우리는 중국에 시달려왔다. 지금도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명과의 외교사를 다루긴 했지만, 중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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