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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오타쿠로 살아서 - 케이팝 러버, 고경력 오타쿠, 트위터 NPC 쑨디가 140자로는 부족해 14만 자나 주절거린 한풀이
쑨디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평점 :
도서관에 다른 책 반납 차 갔다가 신간 코너에서 발견했다. 어떤 책인지 대충 훑어보고 빌리려고 했는데, 도서관에서 다 읽고 왔다.
다년간의 트위터 경력으로 인한 쑨디의 말발은 강력했다.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는 책이었다. 오타쿠는 오타쿠가 제일 잘 알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읽은 80여권의 책 중 가장 잘 읽은 책이며, 가장 인상깊은(positive) 책이었다. 여러 소셜 미디어를 넘나들며 여러 분야의 덕질을 얕게 하고 있는 나로서는 어쩌면 쑨디의 뚝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쑨디는 단순한 오타쿠 트위터리안이 아니었다. 오랜 기간 덕질로 다져진 날카로운 분석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K-POP 산업 전반과 덕질, 더 나아가 인간 본성에 대해 고찰한다. '사이버 인류학 보고서'라는 출판사의 광고 멘트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실감할 수 있었다.
문득 책을 읽다가 드는 생각. 이 정도 책이면 알라딘에서 책이 나오자마자 추천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혹시 싶어 도서 분류를 확인하니 '에세이'... 에세이라 하기에는 상당히 문화, 역사, 사회학, 인류학적인 책인데... 아무래도 에세이(그닥 산 적 없음)라 알라딘에서 추천하지 않은 듯.. 근데 밀리의 서재에서는 에세이를 제법 봤는데 추천을 안 했네..? 아직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