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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터 - 디베이팅 세계 챔피언 서보현의 하버드 토론 수업
서보현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평점 :
1. 알라딘 추천 도서였다.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끌었고, 평들도 나름 괜찮은 편이라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2. 책상 위에서, 가방 안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 책은 잘 읽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상대 습도가 95%, 온도가 32ºC를 넘어가는 이 비협조적인 날씨가 원인이 아닐까 했다. 그래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읽기 시작했으나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책을 내려놓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과연 나만 그런 것일까? 알라딘 리뷰를 보니 대부분 칭찬 일색이다. 유일한 구매자평이 말해주듯 수필로 보는 게 타당해 보였다.
아마존 리뷰를 살폈다. 아마존의 낮은 점수대 리뷰들에 공감이 갔다. 낮은 점수대 리뷰들은 공통적으로 이 책을 '회고록', '자서전'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원서 제목은 디베이터가 아니라 "Good Arguments"이니 영어권 독자들의 독서 전 기대와 이후의 배반이 더 컸으리라 보인다.
나도 알라딘, 아마존 리뷰들과 같은 입장이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 토론 코치로 커나간 개인의 회고록이자 토론 대회 체험 수기라 할 수 있었다. 토론에 대한 스킬을 다루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왜 이러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것인지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문장들 속에서 토론에 대한 무언가를 찾으려는 나는 길을 잃고 만 것이다.
3. 읽다가 중간에 그만뒀으나, 다 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책의 초반에 거의 다 나와 있었고, 이 역시도 유튜브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MKTV에서 진행한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내용들을 다 다룬다.
참고. 세계학생토론대회(WSDC), 세계대학생토론대회(WUDC)에서 시행되는 토론은 우리가 배우고 접한 반대 신문식 토론(CEDA)아 아니라 영국 의회식 토론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WSDC에서는 영국 의회식 토론과 호주-아시아식 토론 Australia-Asia Debate을 결합하여 실시한다. 하지만 호주-아시아식 토론 역시 영국 의회식 토론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현재 우리의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토론' 관련 성취기준들은 CEDA를 기초로 하여 설정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며 CEDA와 다른 부분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지만 CEDA에서는 상대의 허점을 잘 파고든 좋은 공격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