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니와 게이퍼드가 말하는 그림의 역사 - 동굴벽화부터 아이패드까지
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미술문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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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판형도 작고, 글씨는 많이 작습니다. 게다가 책 날개도 없어 깔끔하게 책을 보고 보관하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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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대미술 -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뱅자맹 올리벤느 지음, 김정인 옮김 / 크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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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프랑스 우월주의가 처음부터 끝까지 발목을 잡는다. 미국 중심 현대미술을 그대로 두고 다른 층위로 본질주의를 설정할 수 있었지만 프랑스 우월주의로 인해 지금까지의 현대미술은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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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이탈 -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와 어느 유가족의 분투 걸작 논픽션 25
마쓰모토 하지무 지음, 김현욱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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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05년 4월 25일 발생한 JR후쿠치야마선福知山線 탈선 사고와 그 후속 조치들, 특히 아사노 야사카즈가 주축이 된 4.25 네트워크와 서일본 JR의 기나긴 싸움의 기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 직업과도 무관한 일이 아니라 더 무겁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일지도 모르는 이데, 문제 해결보다는 조직과 자신의 안위를 더 걱정한 듯한 난야, 아사노를 만나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더 큰 문제를 만들어버렸던 야마자키까지. 단순한 사고로 치부하기보다는 문제적 개인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문제적 조직이 겹쳐서 나타난 참사가 맞는 듯했다.

작가인 마쓰모토나 아사노의 지난 십여년은 편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계적, 계산적으로 대응하며 회피하는 JR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환멸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사노는 그 모든 것을 다 참고 견디며 JR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고, 제도를 바꾸고 더 나아가 문제적 개인과 문제적 조직까지도 변하게 했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남았다. 일본의 현재를 봐도 그러하고, 이에 비추어 우리를 보아도 그렇다. 참사 이후 사람들의 반응과 분열, 가해 측의 대응과 논리, 미비한 제도, 검찰의 윽박지르기식 수사 등 일본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닮아 있다. 두 나라 다 수많은 참사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나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의 원점에는 문제적 개인과 그들이 만들어낸 문제적 조직이 존재한다. 문제적 개인과 문제적 조직은 서로 소통하며 더욱 악화된 개인과 조직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조직만 손본다고 해서, 혹은 개인만 처벌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사노 씨처럼 모든 것을 짊어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이 참사마다 나타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전에 문제가 될 만한 요인들을 찾아 예방하는 것, 그리고 이전까지의 사례에서 배우는 것 등이 현실적인 방안에 그나마 가까운 편이다.

+ 덧붙이는 이야기.

얼마 전 도쿄 여행 때 인근 역에서의 선로 추락으로 운행중이던 열차가 정차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PSD)이 다 설치되어 있으니 요즘에야 이런 일 자체가 생기지 않는데, 일본은 승강장 안전문이 있는 역이 잘 없으니 이런 일들이 잦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정차했다 도착한 다음 역은 승강장 안전문이 없었다. 얘네 갈 길이 멀고도 험하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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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현대미술계의 진짜 모습
오자키 테츠야 지음, 원정선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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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의미는 작품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맥락까지도 고려해야 하는데, 그 맥락들을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작품을 둘러싼 현실적인 맥락을 차근차근 설명해줘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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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터 - 디베이팅 세계 챔피언 서보현의 하버드 토론 수업
서보현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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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라딘 추천 도서였다.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끌었고, 평들도 나름 괜찮은 편이라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2. 책상 위에서, 가방 안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 책은 잘 읽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상대 습도가 95%, 온도가 32ºC를 넘어가는 이 비협조적인 날씨가 원인이 아닐까 했다. 그래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읽기 시작했으나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책을 내려놓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과연 나만 그런 것일까? 알라딘 리뷰를 보니 대부분 칭찬 일색이다. 유일한 구매자평이 말해주듯 수필로 보는 게 타당해 보였다.

아마존 리뷰를 살폈다. 아마존의 낮은 점수대 리뷰들에 공감이 갔다. 낮은 점수대 리뷰들은 공통적으로 이 책을 '회고록', '자서전'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원서 제목은 디베이터가 아니라 "Good Arguments"이니 영어권 독자들의 독서 전 기대와 이후의 배반이 더 컸으리라 보인다.

나도 알라딘, 아마존 리뷰들과 같은 입장이다. 이 책은 하버드대학 토론 코치로 커나간 개인의 회고록이자 토론 대회 체험 수기라 할 수 있었다. 토론에 대한 스킬을 다루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왜 이러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것인지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문장들 속에서 토론에 대한 무언가를 찾으려는 나는 길을 잃고 만 것이다.

3. 읽다가 중간에 그만뒀으나, 다 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책의 초반에 거의 다 나와 있었고, 이 역시도 유튜브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MKTV에서 진행한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내용들을 다 다룬다.

참고. 세계학생토론대회(WSDC), 세계대학생토론대회(WUDC)에서 시행되는 토론은 우리가 배우고 접한 반대 신문식 토론(CEDA)아 아니라 영국 의회식 토론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WSDC에서는 영국 의회식 토론과 호주-아시아식 토론 Australia-Asia Debate을 결합하여 실시한다. 하지만 호주-아시아식 토론 역시 영국 의회식 토론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현재 우리의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토론' 관련 성취기준들은 CEDA를 기초로 하여 설정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며 CEDA와 다른 부분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지만 CEDA에서는 상대의 허점을 잘 파고든 좋은 공격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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