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전혜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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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올해 중요한 독서 주제 가운데 하나가 '중국'이 되었다. 벌써 읽은 책들이 ①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②베이징 이야기, ③동방제국의 수도, ④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 ⑤장안의 봄, ⑥당나라에 간 고양이, 이렇게 여섯 권이니 "과거"까지 합하면 모두 7권이다. 지금까지 69권의 책을 읽었으니 약 10% 정도의 비중으로 중국을 읽고 있다. 이 비율이 연말에는 어떻게 될지는 가봐야 알 듯하지만 사 놓고 못 읽고 있는 책들의 면면을 보니 더 늘기는 힘들어 보인다.

최근 초점(?)이 당나라에서 청나라로 옮겨간 탓에 청 관련 책들을 찾아보다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의 책들을 찾았고, 그 중 관심을 끄는 "과거"를 빌렸다. 한 때 관심사 중에 하나가 교육평가였던 탓도 있다. 책은 청나라의 과거 절차를 중심으로 각 단계별 모습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 당의 초기 과거의 모습도 살핀다.

과거제의 오리지날(?)답게 중국의 과거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향시 단계의 시험장인 공원貢院의 모습이었다. 사람 수가 많으니 우리나라에서 과거를 시행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끝없이 반복되는 시험과 어마어마한 공부량, 극악의 합격률 등을 생각하면 현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는 게 여러모로 다행인 지경이었다.

미야자키 교수는 단순히 중국의 과거제를 살피는 데에서 책을 끝내지 않는다. 원서 초판본이 출간된 1963년 당시에도 일본의 입시 평가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이었고, 미야자키 교수는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의 폐단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그때로부터 6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건만 그렇게까지 달라진 것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짧게나마 학교 현장에서 평가를 담당했던 내 경험에 비추어서도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인다. 어쩌면 빤히 보이는 길을 놓아두고 우리 모두 길이 아닌 곳을 길이라 생각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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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봄
이시다 미키노스케 지음, 이동철 외 옮김 / 이산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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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봄을 논하기에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시작은 "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였다. 중간에 "베이징 이야기", "동방제국의 수도" 등 베이징으로 눈길이 갔지만 결국 다시 돌아온 곳은 장안이었다. "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의 역자 후기에서 중요하게 언급된 책이었던 게 큰 이유였다. 도서관에서 빌릴까 했으나 다들 집에서 거리가 먼 곳들뿐이라 중고로 샀다. 


장안의 봄長安の春이 처음으로 나온 때는 1941년이고, 현재 번역본은 1967년 헤이본샤平凡社 판이다. 책이 한 번에 나온 게 아니라 기존에 발표했던 글들을 고쳐서 모은 것이라 실제로 가장 이른 것은 1920년대의 글이고, 가장 뒤에 나온 것도 1950년대의 글이다. 길게는 백여년에 가까운 글이지만 이시다 교수의 필력과 이동철, 박은희 선생의 번역으로 장안의 모습을 여전히 생생하게 보여준다. 


何人占得長安春

p.13; 韋莊, 長安春


책은 장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 읽고 돌아보니 장안의 봄을 차지할 사람何人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에서처럼 당나라 사람들은 해외 문물에 관심이 많았다. 이시다 교수는 이러한 당대 장안의 모습을 여러 사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14장 서역 상호(商胡)가 비싼 값에 보물을 구하는 이야기, 15장 다시 호인채보담(胡人採寶譚)에 대하여, 16장 호인매보담(胡人買寶譚) 보유 등 세 장에 걸쳐서는 사실상 (중)문학자가 해야할 일인 민담유형 분류를 본인이 직접 했다는 점에서 이 사람도 천재였구나 싶었다.


당나라 문명 연구의 3대 명저로 "唐代长安与西域文明(向达)", "장안의 봄(石田幹之助)", "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Schafer)" 셋을 꼽는데 어쩌다 셋 중 둘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아쉽게도 샹다의 책은 번역이 되어 있질 않아 일단 여기서 당나라 탐구(?)는 마무리한다. 언젠가 "당대 장안과 서역 문명"이 번역되어 나온다면 그때 다시 볼 수 있길. 


화려했던 장안의 봄,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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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종이 건축 - 건축가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반 시게루 지음, 박재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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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activist로서의 반 시게루의 생각과 모습을 잘 보여준 듯하다. 끝없는 고민 속에서 어쩌면 그는 건축가를 뛰어넘어 ‘그 무엇‘이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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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불광 vol.600 : 불경佛經의 발견 - 2024.10
불광 편집부 지음 / 불광(잡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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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이야기의 시작은 ‘한지‘였다. 나는 당연히 부처님 이야기로 시작하겠거니 생각했는데.. 한지 이야기 이후 불경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줄 알았으나, 기록 문화와 구전 문화에 대해서 논의한다. 이처럼 경전의 조건을 하나하나 세밀히 따져가면서 불교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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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의 뿌리
이사야 벌린 지음, 석기용 옮김 / 필로소픽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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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의 뿌리”라는 제목에 맞게 낭만주의의 기원부터 그 영향까지 자세히 살핀다. 이렇게 낭만주의를 깊게 살필수록 낭만주의에 대한 비판이 점점 늘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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