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이의 그 작은 머리에서 얼마나 복잡하고 수많은 생각들이 쌓여 있는 지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예쁘게 눈을 감고 편안히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에서 잠이 주는 평화를 되새겨 보기도 한다.
우리 딸은 눈물이 무척 많다. 아주 작은 일에도 서운하면 바로 눈물이 나온다.
아이의 눈물은 무작정 떼스면서 요구를 하는 그런 눈물이 아니라 한 번 고개를 숙인 후 천천히 들어올리면서 슬픔과
절망이 가득한 그런 눈물이어서 더 내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이가 이토록 마음이 다칠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나의 작은 거부, 잔소리 등에 관해 다시 생각하는데 여전히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아이가 항상 눈물을 보이는 것은 물론 아니다. 사실 아이는 나를 많이 닮아서 감정도 예민한 것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그 표현을 숨기지 않는다. 가령 입고 싶은 예쁜 옷, 안아 주고 싶은인형 등에 관해서는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는데 어제일을 예를 들자면 지금도 웃음과 그 미묘한 아이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 정도다.
큰 아이 어린이집에 usb를 가져 달라고 해서 자전거를 타고 빨리 다녀오려고 하는데 작은 우리 딸아이가 언제나 처럼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함께 가자고 조른다. 날씨가 영하 10도보다도 더한 추위라 아이를 데리고 가기 어려워 살짝
다녀오려고 했는데 아이는 자신의 여름 물방울 무늬 치마 바지를 입고 예쁘게 하고 나가야 된다며 꼭 데려 가라고 한다.
실랑이 끝에 아이가 그토록 주목한 여름 바지 위에 토시를 신기고 오리털파카를 입혀 자전거에 태우고 갔다.
한참을 달려 가면서 춥지 않냐고 물었더니...아이는 시원하다고 한다. 뒤로 돌아보았더니
아하..글쎄... 토시를 최대한 끌어 올려 발목의 레이스와 물방울 뮈늬가 다 보이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게다가 그 추운 날에 오리털파카 지퍼마저 열어 놓았다. 그럼에도 아이의 표정은 생글 생글... 이렇게 해야 예쁘다고 한다.
서두가 길었다. 사실 나는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또한 아빠 또한 그러기를 원한다.
늘 바쁜 아빠.. 그래서 아이들과 시간을 잘 못내는 우리 아이들의 아빠를 위해 이 책 '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를 내가 먼저
읽었다. 아빠들이 읽어야 될 책인데 엄마가 읽기엔 어떨까 하는 호기심도 약간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복잡한 마음을 가진
듯한 우리 아이를 위해 내게도 그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물론 다행히도 그랬다.
아들과는 다른 딸의 세계... 나에게는 아들도 있고 딸도 있느데 둘이 성향은 정말이지 너무도 다르다.
여기 이 책 앞 부분에서 잠깐 말했던 것처럼 이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온 여자라는 책도 있었지만 내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딸을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관점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나와 또 다른 행성에서 온 듯한 딸을
이해하고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이 책을 꼼꼼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우리 딸은 아직 어리고 그럼으로써 나는 그녀와 함께할 더욱 많은 시간을 갖고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 " 10세 이전의 딸과 공통의 관심사를 마련하고 즐겁고 재밌는 아빠가 될 것을 주문한다." 고 한 것이
힘이 되기까지 했다.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고 한국인과는 조금 다른 문화와 성장과정을 겪는 딸뜰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인간이 자신의 자식을 사랑하고 또한 한 인간.. 특히 딸이 자신의 삶을 어떤 과정을 거쳐 성숙에 이르게 하는 지에
대해 인류 공통적인 대다수의 여성의 특성이라는 점에서 잘 반영한 것 같다.
52페이지에 나온 딸의 인생에서 당신의 지분을 빨리 차지하라는 말은 내게 빨간 신호등을 켜 주는것 같았다.
아하... 그렇구나..딸이 문제가 생겼을 때 ,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나였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딸이 차자올 때
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53쪽 인용)
나는 남편에게 이 부분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들려 주었다. 당신이 아이와 가까와 지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즐겁게 놀아 주고
잠 잘 때 항상 옆에 있어 주길 바란다고... 나는 이 말이 나의 남편,, 그러니깐 나의 딸의 아빠를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시에 나 자신에게도 경고등이 되어 주었다. 바쁜다는 핑게로, 집안일이 쌓여 있을 때 아이의 요구는 사소한 것으로 인식되어
스스로 해결하길 바랬고, 바깥 나들이를 함께 하고 싶을 때 춥다는 이유 등으로 잠깐의 시간을 내 주는 것도 귀찮아했다.
어느날..10대가 되어 나의 딸이 나의 말을 다 잔소리로 귀찮게 받아 들이면 얼마나 섭섭할까?
문득 이 생각이 나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사춘기 소녀들과 아빠와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어 이제 아이의 10대를 준비하려는 계획을 가진 나에게 있
어서도 아이가 침묵할 때, 친구들의 일로 괴로와 할 때, 미래에 관한 두려움과 희망을 함께 이야기 할 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은 지침을 많이 주고 있는데 트기 전두엽의 중요성을 다시 언
급한 점, 복잡한 사고를 가지고 감정에 예민한 딸과 어떻게 소통하고 그녀의 삶에 내가 초대될 수 있는 지를 가르쳐 주어서
더욱 고맙다.
마지막으로 하루 두번 '아빠' 한 알씩 복용할 것이라는 지침과 멋진 아빠가 되는 세가지 방법을 싣고자 한다.
'아빠' 한 알씩 복용할 것(345쪽 인용)
딸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가.
딸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줘라.
여성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를 유지하라.
규칙을 마련해 주어라.
상처를 해결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성장할 여유를 줘라.
자신을 믿도록 가르쳐라.
요약. 멋진아빠가 되는 3가지 방법..(350쪽 인용)
딸을 당신의 삶에 초대하라.
당신이 딸의 삶에 찾아가라.
사소한 일들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