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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와 지저분한 친구 께르뚜 ㅣ 자기 주도적으로 크는 아이 4
띠나 노뽈라 글, 메르비 린드만 그림, 살미넨 따루 옮김 / 책굽는가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책굽는 가마에서 나온 자기 주도적으로 크는 아이를 목적으로 하는 시리 시리즈는 읽어 볼 수록 어른인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이들보다 더 제가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요. 우리 큰 아이 처음에 접했던 시리이야기에서 훈스껠리라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했는데
이 책에 나온 강아지를 보더니 바로 하는 말이 " 어.. 훈스껠리다.. " 라고 외치네요.
아이에게 시리 이야기가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자기가 제일 가고 싶은 나라가 핀란드라고 말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답니다. 제가 자주 이야기 한 것도 아니고 핀란드는 자작나무가 많은 추운 곳인데 그곳이 시리가 사는 곳이라고
알려 준 적이 있는데 이렇게 기억하고 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놀랍더라구요.
아이의 요구 때문에 다시 찾고 읽게 되는 이번 시리 이야기의 내용은 '시리와 지저분한 친구 께르뚜'랍니다.
여기 그림에 나오는 아이들 모습은 어쩌면 그 표정이며 말 하는 것이 아이들의 심리를 잘 대변하고 있는 지
읽을 때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새로운 느낌들을 받곤 하네요. 처음엔 눈에 띄지 않는데 읽으면서 자꾸 그 모습을
보니 아이들의 마음 속 생각들이 얼굴과 행동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아 귀엽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었답니다.
작은 아이도 덩달아 시리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작은 아이는 시리와 께르뚜, 오또 형제들을 아직 잘 구분하지 못한답니다.
그러다가 께르뚜의 배꼽이 나온 걸 보고 그 때부터 께르뚜의 배꼽을 가리키며 웃으면서 자기 배꼽도 쳐다보고
미소 짓는답니다. 어쩌면 그렇게 웃긴지... 아이의 장난스럽고도 의미 심장해 보이는 미소에 쳐다 보는 제가 다 웃긴다니깐요. ^^
이번 이야기는 유아들이 친구관계에서 느끼는 다양한 생각들을 잘 나타내고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것인가를 시리의 마음과
그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친구 관계를 생각해 보는 내용으로 쓰여져 있어요.
시리와 옆 집의 오또 삼형제는 함께 즐겁게 놀고 기쁨과 때로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좋은 친구들이었어요.
시리는 막내 오또의 생일 선물을 예쁘게 준비해서 초대받은 집으로 가는데 그곳에서 한 눈에 보기에도 지저분한 친구
께르뚜를 만나게 된답니다. 깔끔한 시리와는 다르게 모래 상자 안에서 신나게 노는 께르뚜, 흙탕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입은 채 방 안으로 들어와서 미트볼을 먹으려는 께르뚜가 시리에게는 몹시 못마땅합니다. 어쩌면 그보다는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런 지저분한 아이에게 호기심을 갖고 함께 놀고 싶어하는 듯한 감정을 드러내는 오또 형제의
마음이 자기에게서 멀리 떠난 것 같은 소외감 때문에 더 반감이 심해졌는지도 모르죠.
고백 하건데 사실 저도 께르뚜가 좀 못마땅했습니다.
일반적인 예의와는 좀 벗어나게 행동했으니깐요... 그런 시리와 같은 시점에서 계속 이야기를 읽어 나갔는데
재미있게도 오또 형제들과 놀고 싶고 자신과 성향이 완전히 다른 께르뚜를 시리가 닮아가려하네요.
그 부분이 정말 재미있고 기발해 보였어요. 친구들과 노는 꿈을 꾸면서 간절히 친구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하는 께르뚜의
노력을 보니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 세계에세도 같은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생각이 나서 공감이 갔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내는 것이... 그리고 나의 입장을 돌아보아 그런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내용이
처음 접하는 핀란드 문학, 자기 주도적으로 크는 아이들에 대해 긍정적인 찬사를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리와 께르뚜가 화내고 머리카락과 옷을 잡아 당기고 싸우는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는 우리 모두의 감정인것 같네요.
상황과 표현을 다르지만 자기와 어떤 부분에서든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법을 이제 또 배워나가야 하겠죠.
아이들도... 그리고 역시...저도...
이 동화의 마지막은 께르뚜는 떠나게 되고 어리둥절해진 시리는 편지 한 통을 오또 형제들에게 전해 받게 되지요.
그 편지에는 께르뚜의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시리의 선입견과 다르게 외양이 지저분했던 께르뚜는
그 아이의 부모님께는 예쁘고 깔끔한 사랑받는 소녀였죠. 시리는 이제 자신이 본 것이 한 사람의 인격과 삶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님을 어렴풋이 깨달았을꺼예요. 이 부분은 사실 저도 늘 진행 중에 있는 과제랍니다.
나와 성향, 외양, 종교, 생각, 환경이 다른 사람을 편견을 갖지 않고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
저는 아이들과 시리 이야기를 나누며 이 부분들을 함께 공유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비록 아이들이 어리지만 앞으로 맺게 된 수많은 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 지를 잘 발견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눈에 보이는 외양, 나의 경험에 기초한 선입견, 다른 사람들의 판단이 아니라 서로 다르지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을
잘 찾기를 바란답니다.
아이들과 시리 이야기를 읽고 숨바꼭질놀이, 소꿉놀이, 자동차 놀이 등을 함께 해 보았습니다.
만들면서도 재미있어 하고 상상력을 보태서 아이들은 즐겁에 시리와 께르뚜 그리고 막내 오또와 놀았답니다.


막내 오또의 생일을 맞이하여 즐겁게 모여 맛있는 것도 먹고 놀이도 하는 아이들..

시리에게 불청객 같은.. 께르뚜의 등장으로 급기야 싸우게 되고...

사실 아이들은 진흙 놀이 좋아하죠.. 지저분해도..^^
신나게 노는 모습, 께르뚜의 표정이 재미있네요.

오또 형제들과 다시 놀기를 바라는 시리의 마음은 꿈 속에서 나타나고...

가위질 하기..



큰 아이는 찻길을 만들어 자동차 놀이를.. 작은 아이는 소꿉 놀이를 했답니다.


제가 숨바꼭질 하는 놀이를 만들어 주었더니 큰 아이가 무대 같다고 하네요.. 사실 여기는 숨는 장소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여하튼 큰 아이는 숨바꼭질에서 술래가 되어 시리 친구들 찾는 것을 즐거워했답니다. ^^

정성껏 먹여주고.. 또 먹여 주고.. 이것 저것 먹어야 건강해 진다고 자상하게 말하는 유진이 언니..^^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도 계속 먹여 주면서 많이 먹으라고 엄마처럼 말하네요. ^^

봄이 되면 바깥에 나가 아이들과 재미있게 소꿉 놀이 해야겠어요.
이렇게 재미있어 하니...


께르뚜는 이제 갓 피어난 단풍 잎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답니다.

막내 오또는 이 알뿌리 화초속에서 숨을 곳을 찾았죠.

아.. 수선화 향기가 아주 좋았어요..^^

후리지아의 향기에 반한 시리...
(대학로에서 1000원 주고 샀는데... 물에 넣어 주었더니 이렇게 봄 향기를 내며 꽃이 예쁘게 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