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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y Bourdin (Hardcover, Reissue)
Alison M. Gingeras / Phaidon Inc Ltd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손바닥만한 문고판 책이다. 총페이지는 약 150쪽 정도한다. 기 부르댕의 패션사진집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있다. 작은책이지만 하드커버이며 두꺼운 사진용지를 사용했다. 출판되지 않은 그의 초기작품도 몇 장 볼 수 있다. 사진 내용을 조금만 소개해 보자. 우리나라 전통시장에 가면 도살된 돼지머리를 떡 한 올려놓고 파는 곳이 있다. 그리고 제사 같은 것을 지낼때는 돼지머리를 올리고 그 입속에 돈을 넣고 하는 풍습도 있는데.....이와 비슷한 풍경이 프랑스에도 있는 것 같다. 하긴 뭐 푸줏간이라는 곳이 대개 그렇지 뭐.
제목이 'CHAPEAUX-CHOC(HAT SHOCKER), VOGUE PARIS: HAT BY CLAUDE SAINT-CYR, FEBRUARY 1955.' 이다. 그런데 돼지머리가 아니고 소머리다. 도살된 소의 정수리에 갈고리가 꽂혀져 천장에 매달려있다. 모두 5마리인데 사후반응 때문인지 모두 혀를 내밀고 있다. 털은 말끔히 제거되어 맨살이 드러나있다. 그 아래로 넓은 차양의 모자를 쓴 모델의 상반신이 나온다. 하얀 모자챙에는 선글라스 모양의 리본이 달렸고 여성은 양 손에 흰 장갑을 끼고 모자를 살짝 만지고 있다. 상의는 검은색이라 --흑백사진이지만 진짜 검은색으로 보임, 믿을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흑백사진에서 약간의 컬러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소머리와 모자가 대비를 이룬다. 여성은 망사천을 뒤집어 쓰고 있다. 외국인이 우리네의 돼지머리를 보면 문화적 충격을 느끼듯이, 나는 소머리를 보면서 당시의 파리를 생각해본다. 아니 그런데 왜? 오래전의 영화인 아담스 패밀리가 생각나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