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평전
고은 지음 / 향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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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중섭 화백의 증명사진을 볼때마다 연상되는 인물이 --두 사람은 아무런 연관이 없음-- 바로 쉬르레알리즘의 살바도르 달리다. 아마도 멋지게 카이젤 수염을 기르고, 부릅뜬 팔자 눈썹과 약간 처진 눈썰미 때문인 것 같다. 이중섭은 지금의  아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완소남이다. ㅎㅎ 그의 가장 대표작이 황소를 그린 유화인데, 역동적인 표현과 질감, 터치가 매우 강렬해서 한번 보면 도저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도화지 살 돈이 없어서 담배갑 속의 은박지위에 못으로 그렸다고 하는 아이들 그림도 수작임에 틀림없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마도 시대상이 바뀌면-- 이 아이들 그림이 더욱더 그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 할지도 모르겠다. 아뭏든 이 천재화가의 삶과 인생을 살펴보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서적이다.


필자는 이중섭을 볼 때마다 쌍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이상이다. 일제강점기하에서 오감도라는 시로써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인물. 그의 인생살이가 어쩌면 이렇게 화가 이중섭과 오버랩이 되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둘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해서일까? 아니면 둘 다 미남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인지부조화의 결과일까? ㅎㅎㅎ '나의 아버지가 나의 곁에서 조을 적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그런데도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는데......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 만 더 날자꾸나' 아다시피 앞 부분은 오감도이고 후반부는 날자라는 산문집의 한 귀절이다. 이중섭의 황소와 이상의 오감도는 그 누구나 한번만 보거나 읽게되면 그 속깊은 뜻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평생동안 영구기억으로 저장될 것이 틀림없다.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필자가 그랬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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