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수호지 세트 - 전20권 고우영 수호지 1
고우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고우영 화백이 세상을 떠남으로 해서 미완이 된 작품이다. 원래는 1973년부터 일간 스포츠에 연재하기 시작하였으나, 군사정권하의 서슬퍼런 검열에 의해 붓을 꺽어야만 했던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30여년이 지난 후에 다시 작품활동에 매진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끝을 맺지 못하였고 저자는 고인이 되셨다. 따라서 작가의 마지막 유작인 셈이다. 저자의 깊디 깊은 내공과 촌철살인의 위트, 핵심을 짚어내는 기지와 풍자, 해학, 유머, 에로스 등등이 어우러진 매우 뛰어난 극화다. 수호지는 식자들이 말하기를 중국의 사대기서[삼국지, 금병매, 서유기] 중 하나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워낙 말 만들기를 좋아하므로 과연 기서가 되는지는 약간 의문이다.


아뭏든 이 책의 줄거리는 수령인 송강을 중심으로 해서 노지심, 이규, 임충, 무송 등등의 인물들이 양산박이라는 산 속에 포진하면서, 송나라 조정의 부정부패에 항거하여 민초들을 위해 싸운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모두 108명인데, 이는 아마도 당나라 때 불교가 인도로 부터 전래하여 중국에 수용된 영향이 아닌가 짐작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모두 관군에 의해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해피엔딩이 아닌 비극이라 젠장 안타깝기 그지없다. 개인적으로는 여운이 길게 남아서 비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평생을 웃으면서 살기도 힘든데 굳이 눈물을 흘려야 할 이유가 있을까? 작금의 현실이 슬프기그지없는데 여기에 또 슬픔을 더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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