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는 법 - 김홍희의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한 69번의 사진 수업
김홍희 지음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 시장이 점점 작아져가는 와중에 읽어 볼만한 사진책이 나와서 반갑다.
셔터 버튼을 눌러본 사람이라면 아는 그 이. 바로 포토그래퍼 김홍희의 "사진 잘 찍는 법"


책 제목은 상투적인데 내용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일부러 이렇게 지은 듯 싶다. "좋은 사진을 찍는 법" 이라고 한다면 집어들 사람이 많지 않을테니까.

 

처음 부터 일정한 형식에 맞춰 집필한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아무 챕터나 펼치고 읽어가면 된다. 천천히 눈길을 주어보니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게 된다. 막히거나 헤매게 만드는 문구가 없이 술술 읽혀 나간다.

 

 


 

 

 

 

 

카메라를 든지 얼마 안 된 아마추어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조금 소개해보자.

 

 

181쪽.


"...아마추어는 잘 나와도 되고 안 나와도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 걸리면 그 자리를 떠납니다. 그렇지만 프로는 그 자리에서 완벽한 사진을 얻을 때까지 말 그래도 '끝장'을 보지요. 그리고 실력이 비슷한 아무처보다 촬영 장수가 적어도 10배는 넘기 때문에 좋은 사진이 걸릴 확률이 10배로 증가합니다. 이것이 바로 절실함의 현실적 표현입니다."

 

"..... 이 '끝장을 보는 절실함' 이야말로 여러분의 사진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중요한 실천 덕목 입니다."

 


절실함. 다른 말로 하자면 목표가 될 것이다.

사람은 지향하는 바가 뚜렷해야 추진력이 생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들 다한다.

 

 


 

 

 


어느 정도 아마추어의 태를 벗어난 다음에 마주하는 난관이 또 하나 있다. 여러가지 넘기 까다로운 허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편집이다.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까지는 추려내었는데 편집으로 들어가면 이 부분에서도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게 된다.

 

자신에게 의미 깊은 사진이 전체의 흐름에 어깃장을 놓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시말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를 포토그래퍼 김홍희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233쪽.
"대개 작가와 함께 사진을 분류하면, 첫 번째 쏘고 싶은 사진과 가장 마지막에 쓰고 싶은 사진, 그리고 꼭 쓰고 싶은 사진.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눕니다. 첫 번째와 마지막에 쓰고 싶은 사진은 그런대로 잘 골라냅니다. 그런데  초보의 경우 꼭 쓰고 싶은 사진이 전체 흐름을 망칩니다. 그럼에도 절대 양보하지 않고 그 사진을 써서 사진집이나 전시 편집을 망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왜 그럴까? 필자가 좋아하는 행동경제학으로 풀어내어 보자.

 경제학과 사진예술은 완전히 성격이 다른 분야다. 그래서 헤아려보는 재미가 있다.


이 심리에는 두 가지의 두드러진 편향이 세개 정도 존재한다. 이 중에서 현상유지(소유효과)와 손실혐오를 알아보자.

 

현상유지 편견은 무엇이건간에 내 소유가 되면 애착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머그컵 실험을 통해서 이를 입증했다. 일단의 학생들에게 학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을 공짜로 주고 그들에게 얼마에 되팔겠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이 머그컵을 사려면 얼마를 지불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전자는 방금 자기 물건이 되어버린 머그컵에 애착심이 생겨서 약 2배에서 17배 정도 더 높은 가격을 불렀다. 공짜로 얻은 머그컵에 소유효과로 인하여 가격이 뛴 것이다.

 

 

 

이와같은 현상유지는 부지불식간에 손실혐오를 동반한다. 만약 우리가 10의 손해룰 보았다면 25의 이익을 얻어야 상쇄가 된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만은 이렇게 핵심을 알려준다.

 

 

"우리는 손해보는 것을 지극히 싫어한다. 차라리 이익을 포기할지언정 손실은 용납할 수 없다. 이를 일컬어 손실혐오라 한다. 즉, 손해보는 격통은 2.5배 이상의 이득을 얻어야 없어진다."

 

이 문구가 바로 압권이요 백미다. 우리네 삶의 많은 부분을 이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이를 사진에 대입해보자.

내가 죽을 힘을 다해서 촬영해 놓은 이미지를 포기하는 것은 극심한 고통을 수반한다. 포트폴리오를 포기할지언정 이 사진은 절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의 이면에는 이와 같은 감정이, 지극이 인간적인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필자가 수다를 떨다보니 샛길로 나갔나보다. 이쯤에서 정리해보자.
현대인 누구나 사진을 즐기는 시대다.


취미를 넘어 좀더 나은 사진을 담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포토그래퍼 김홍희는 얼마전부터는 유튜브에 리뷰와 크리틱을 진행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_QLgDWg5vBH54wb6e_yCOw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전문가의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적으니 한번 도전해 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