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끼 표범 - 야생에서 끌려온 어느 표범 이야기
강무홍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7월
평점 :
표범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아이와 소리내어 읽다가 한동안 잠잠해졌어요.
아픈 역사가 담긴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였어요.
울창한 나무와 비바람을 피할 동굴이 있고,
험준한 바위들이 솟아 있는 산.
그곳은 표범의 땅이었다.
새끼 표범은 그곳에서 용맹하고 날쌘 어미 표범과 함께 먹이를 쫓고, 영역을 지키며, 험한 자연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적으로부터 목숨을 지키는 법을 배웠고, 표범의 민첩함과 독립심, 자유와 용기를
깨우쳤다.
어미를 따라 바위산을 누비며, 새끼 표범은 자유롭게 뛰놀았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두운 배경이 무언가 큰일이 벌어질 것 같았어요.
아이와 긴장하면서 숨을 고르면서 천천히 읽었어요.
저녁 어스름 속에서 희끗한 것이 가냘프게 끙끙거리고...
새끼 표범은 앞서가던 어미 표범이 어서 오라고 했지만, 호기심이 생겼어요.
하얀 토끼를 발견하고 새끼 표범은 흥분해서 단숨에 달려들었어요.
그 순간 느닷없이 땅이 푹 꺼지며, 새끼 표범은 컴컴한 구덩이 속으로 곤두박질쳤어요.
이제 새끼 표범은 어떻게 될까요?
"엄마, 너무 슬퍼. 새끼 표범이 불쌍해."
아이의 한 마디에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지난 아픈 역사를 되돌릴 순 없어도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죠.
'어서 나가. 바위산으로 가야지. 네 어미가 있는 곳으로.'
표범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사육사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표범은 온힘을 다해 사육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가르르릉 하는 가냘픈 소리가, 표범의 목을 타고 흘러나왔다.
표범은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오랜 굶주림으로 먼지처럼 가볍게.
2차 세계대전과 인간의 잔인성, 우리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라서 더 답답하고 슬펐어요.
창경원 동물원 이야기는 한동안 가슴속에서 슬픔으로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