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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위버멘쉬'를 읽고 - 고단한 삶 속,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이정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자신만의 뜻대로 살기는 정말 쉽지 않은 곳입니다. 자유롭게 살겠다고 하면서도 어느샌가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어딘가에 속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타협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한 가정의 구성원이자 사회의 일원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최근 몇 년간 반복되는 듯한 일상과 회사 생활의 중압감, 그리고 퇴근 후 이어지는 육아의 무게 속에서 저 자신을 잃어가는 듯한 무력감에 시달릴 때가 잦았습니다. 웃음보다는 한숨이 늘고,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현재의 고단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절실함 속에서, 오래전부터 '신은 죽었다'라고 이야기했다고만 알고 있던 니체의 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렇게 서평 이벤트에 나타난 '위버멘쉬'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위버멘쉬의 뜻이 저를 많이 혹하게 하더군요.
책장을 넘기며 마주한 니체의 사상은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의 날카로운 문장들은 기존의 제가 안주하고 있던 평범한 사고방식과 도덕 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듯했습니다. '신은 죽었다'는 도발적인 선언부터 시작하여, 기존 가치의 전복, 허무주의의 극복, 그리고 마침내 위버멘쉬라는 새로운 인간상의 제시까지, 그의 사유는 깊고 때로는 거칠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 방대함과 급진성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매일의 생계와 육아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갇혀 지내던 저에게, 니체가 말하는 초인적인 의지와 자기 극복의 길은 너무나 멀고 험난해 보였습니다. '과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러한 철학을 감당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위버멘쉬의 의미가 단순히 초능력을 가진 영웅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 존재가 아님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는, 주어진 운명이나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창조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매 순간을 긍정하고, 설령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 할지라도(영원회귀)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사랑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 그것은 어쩌면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제 안의 깊은 갈망과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트1인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에서 제시된 자기 극복과 성장에 관한 43가지 삶의 태도는, 니체가 말한 고통의 의미와 자기 창조의 과정을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비록 모든 태도를 즉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지만,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를 단련해나가는 위버맨쉬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능성을 깨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는 스스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였습니다.

파트2, '당신이 만나는 모든 얼굴이 당신을 만든다'에서 다루는 인간관계와 감정 조절에 관한 31가지 방법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흔들리기 쉬운 현대인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고 주체성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는 어쩌면 니체가 말한 '자기의 주인이 되는 길'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모색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의 성공은 축복해줘야만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성공하였을 때 다른 사람도 축복해주기를 바란다면요. 처세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3부 '그대의 시선이 삶의 크기를 정한다'에서 소개된 세상을 바라보는 39가지 시각은, 기존의 낡은 가치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재해석하고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위버멘쉬의 창조적 관점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기 때문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도 없다는 것이죠.

책의 내용이 좋긴 하지만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에서 얻은 지적인 깨달음과 현실의 삶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하며, 저의 나약함과 타성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와 육아의 고단함은 내일도 변함없이 저를 찾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제게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외부의 환경이나 타인의 시선에 좌우되기보다, 제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더디고 힘들지라도, 끊임없이 '나'를 찾고 만들어가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떠오름출판사 의 '위버멘쉬'는 제게 니체 철학의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동시에 그의 사상이 지닌 무게감과 엄중함을 깨닫게 하며, 결코 가볍게 소비될 수 없는 사상임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앞으로 니체의 다른 저작들이나 관련 철학 서적들을 접할 때에는, 더욱 깊은 성찰과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철학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이번 독서를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일상은 계속해서 반복되겠지만, 스스로 조금은 다른 마음가짐을 품게 되었습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기보다는, 니체가 던진 질문들을 가슴에 품고, 비록 미약할지라도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고단한 삶 속에서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분들께, 조심스럽게 이 책과의 만남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지쳐있는 분일 수록 더더욱 이 책에서 생각을 곱씹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