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원 나무 아래 모중석 스릴러 클럽 40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양영란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날 불쑥 내 앞에 나타나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로 두툼한 책을 순식간에 독파하게 만든 작가 프레드 바르가스! 그동안 읽었던 두 권의 책, [죽은자의 심판]과 [트라이던트]는 바르가스 여사의 대표시리즈라 할 수 있는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였습니다. 아담스베르그 형사를 비롯하여 그의 믿음직스러운 보좌관인 당글라르, 그리고 뚱뚱하지만 매력적인 여형사 르탕쿠르등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시리즈로 나타난 바르가스 여사님! 근데 어쩜 좋나요. 일명 <복음서 시리즈>라 불리는 이 책속 등장인물들 정말 매력포텐 터집니다. ㅋ



  
​은퇴 후 느긋한 삶을 보내고 있던 전직 오페라 가수였던 소피아. 그녀의 정원에 정체모를 나무 한그루가 발견이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어제만 해도 없었던 나무가 정원에 버젓이 서 있습니다. 남편에게 이야기해 보지만 들은척도 않는 피에르. 그리고 몇일 후 소피아의 옆집인 허물어져 가는 5층짜리 판잣집에 남자들 무리가 이사를 옵니다. 이들이 바로 복음서 시리즈의 주인공들인 남자들인데요. 중세시대 전문 역사학자인 마르크, 선사시대 전문 역사학자인 마티아스, 1차세계대전 전문가인 뤼시앵입니다. 그리고 이들 세남자의 이름을 각각 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으로 부르고 있는 마르크의 외삼촌이자 전직 형사였지만 부패한 형사라는 꼬리표가 붙은 방두슬레입니다. 소피아는 이들에게 사례금을 주며 나무밑을 파보라는 의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일후에 행방불명이 되어버린 소피아, 그리고 곧이어 소피아를 만나러 왔다며 나타난 소피아의 조카인 알렉상드라. 그리고 하나, 둘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요. 몇일 후 화재로 불타버린 차 속에서 소피아로 추정되는 불에 탄 시체가 발견이 됩니다. 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나타난 또 한사람은 바로 중요한 증인이 될 수 있었던 동피에르란 사람인데 이 사람마저 몇일 후 시체로 발견이 되죠. 복음서저자들 삼인방은 소피아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위해 좌충우돌, 동분서주 합니다. 심각한 사건인데 이 세사람이 등장함으로써 이야기는 좀 엉뚱하지만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갑니다. 꼭 인도소설의 제목이자 등장인물이었던 "세 얼간이"를 보는듯한 느낌? ㅋㅋ




이들 세 남자들은 각각 개성이 뚜렷합니다. 마가복음으로 불리는 마르크는 중세시대 전문가이지만 스스로 자신을 수렁에 빠진 삶이라 얘기하며 급한성격과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셋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냉철한 판단력으로 마지막에 초보 탐정으로서의 기지를 맘껏 발휘를 합니다. 그리고 마르크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보이는 마태복음이라 불리는 마티아스는 마르크에게 수렵채집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매사에 느긋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선사시대 역사학자 답게(?) 늘 옷을 벗고 다니길 좋아합니다. 하지만 벗은 몸으로 다니는 통에 결정적인 증거 비슷한것을 잡기도 하죠. 그리고 1차세계대전 전문가이자 누가복음으로 불리는 뤼시앵. 셋중에선 가장 독특한 인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늘 수트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며 말이 좀 많은듯 합니다. 1차세계대전과 현실을 오가며 이웃집을 서부전선이나 동부전선으로, 일상의 사건들을 전쟁에 빗대어 재미있게 대화를 이끌어 가기도 하죠. 그리고 퇴직형사인 방두슬레는 사건을 헤집어보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일련의 사건들을 진두지휘합니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소설은 사건도 사건이지만 그 사건에 얽힌 주변 인물들과 그 사건을 풀어가는 인물들의 묘사가 아주 실감나게 그려짐을 매번 읽을때 마다 느낍니다. 아담스베르그 시리즈는 그 시리즈대로, 또 이 복음서 시리즈는 이 시리즈대로 너무나 뚜렷한 인물들의 개성이 잘 살아있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복음서 시리즈도 아담스베르그 시리즈만큼이나 다음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시리즈인것 같아요.




그는 이야기를 조각조각 다시 검토해보고, 또 한 번 조각조각 다시 검토해보았다....생미셸 분수...흰 고래의 향로, 본능, 욕망....흰 고래의 이동 경로, 먹이를 사냥하는 장소....밤마다 받침대에서 내려와 배회한다는 당페르로슈로 광장의 벨포르 사자상...밤이면 아무도 모르게 사자 행세를 하는 청동 사자...저 여자처럼....그러고는 아침이 되면 다시 받침대 위로 올라가 조각이 되어 꼼짝 않고 자리를 지켜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의심받을 짓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3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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