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단처럼 검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3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동화에 대한 환상은 참으로 컸었지요. 그런데 저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공주동화보다는 모험이나 환상동화를 즐겨 봤던것 같아요. 톰소여의 모험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동화들 말이죠. 그때 이미 동심이 파괴? 그래서 지금 썰고 베는 스릴러를 좋아하는걸까요. 그렇지만 최근에서야 느낀 거지만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잔혹동화가 많다는 점. 그런 잔혹동화들을 토대로한 소설들이 최근 많이 출간이 되었었죠. 그렇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동화들이 사실은 조금은 잔인하고 외설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보기 편하게 많이 순화되어 출간이 된거라고 합니다.  




최근 미국드라마에서는 'Grimm 그림형제' 라는 방송을 방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림형제는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백설공주, 빨간망토, 라푼첼 같은 동화를 만든 작가이죠.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와는 다른 결말, 다른 스토리를 보여 준다고 합니다. 그런 맥락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오늘 읽은 <흑단처럼 검다> 역시 동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라고 불리며 <피처럼 붉다>, <눈처럼 희다>, <흑단처럼 검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전개가 되는데요. 백설공주는 동화에서 보면 앵두처럼 붉은 입술과 눈처럼 하얀 피부와 흑단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공주로 묘사가 되기도 했었죠.




전편인 <눈처럼 희다>에서 루미키는 이단종교에 빠진 사람들의 집단 자살을 알아채고 불길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고 영웅이 되어 돌아옵니다. 전편들에서 루미키는 뭔가 비밀스런 과거를 간직한 소녀였습니다. <흑단처럼 검다>에서는 그 비밀들이 한겹 한겹 벗져집니다. 전편에서도 약간의 언급이 있었지만 루미키는 어린시절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학교폭력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프라하에서 영웅이 되어 돌아온 지금은 모든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죠. 물론 멋진 남자친구도 생겼고요. 그리고 루미키는 학교 연극에서 백설공주 역을 맡았습니다. 동화와는 또 다른 스토리를 가진 백설공주였죠. 동화에서는 마녀의 독사과를 먹고 죽은 백설공주를 왕자님이 나타나 백설공주는 살아나고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결말인데 루미키의 연극에선 왕자님을 은빗으로 찔러 죽인다는 내용입니다. 연극연습을 할때마다 너무 몰입하여 진짜 왕자를 죽일것만 같은 루미키에게 어느날 쪽지가 날아듭니다. 연극공연을 하는날, 연극내용처럼 무대는 온통 피바다가 될것이라고...




전편 두 권을 읽으며 루미키의 과거가 참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이 어린 10대소녀에게 어떤 아픔이 있었길래 자신을 꽁꽁 숨기며 살고 싶었을까 했었죠. 그리고 부모님과의 관계는 왜 그렇게 살갑지 못했는지...이 책에서는 그 모든 비밀이 한겹씩 서서히 벗져집니다. 그리고 마주한 봉인해제된 비밀 앞에서 참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컸겠구나 싶었습니다. 가슴한켠엔 늘 그 기억이 되살아날듯 말듯한 모습으로 불안하게 자리잡고 있었던 거죠. 그 봉인되어 있던 비밀이 해제가 되며 루미키는 한층 더 성숙한 성인이 되어 갈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눈처럼 희다>에서 루미키의 언니라며 등장한 젤렌카는 뭔가 루미키와 연결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단지, 루미키의 내부에 봉인되어 있던 비밀속 언니를 끄집어 내기 위한 매개체정도였달까요? <피처럼 붉다>와 <눈처럼 희다>는 어떤 사건에 휘말렸고 그 사건들에 부딪히며 해결하는 루미키를 그렸다면 <흑단처럼 검다>는 루미키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되어집니다. 일련의 사건과 자신의 내면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루미키는 그만큼 성장할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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