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희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2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딱 1년전 <피처럼 붉다>라는 살라 시무카의 책을 읽었습니다. 십대 소녀인 루미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성장소설 같으면서도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책이었죠. <피처럼 붉다>와 오늘 읽은 <눈처럼 희다>, 그리고 <흑단처럼 검다>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일명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라고 불리웁니다. 전작은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삼았다면 이번 책은 그림형제의 동화 [흰눈과 붉은장미]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흰눈과 붉은장미]라는 동화를 잘 몰랐는데 책 속에 간략하게 동화의 내용이 나오기는 합니다. 동화와 이 소설의 대략적인 바탕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두 공주가 살았는데 둘이 헤어져 서로를 찾아 헤매다 용이 지키는 탑속에 갇힌 한 공주를 찾아내어 둘이 부둥켜 안고 기쁨을 만끽할때 갑자기 공주가 용으로 변했습니다. 공주를 구하기 위해 용의 탑으로 뛰어든 공주와, 자신의 언니라고 말하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불속으로 뛰어든 루미키. 이렇게 이야기는 동화의 내용을 닮았지만 더 짜릿하고 스릴넘치게 진행이 됩니다.


 

루미키는 <피처럼 붉다>에서 우연히 학교 암실에서 발견한 돈다발때문에 거대한 범죄조직에 휘말렸었죠. 그 돈을 가로채려던 친구 엘리사를 구하고 자신도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그 사건이 일단락된 후, 체코의 프라하로 여행을 떠나왔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프라하를 즐기려던 루미키에게 한 소녀가 느닷없이 다가와 고백을 합니다. 자신이 루미키의 언니인것 같다고...갑자기, 뜬금없이 언니라고 말하는 젤렌카는 루미키에게 지금 현재 자신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왠지모르게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저녁식사에 초대되어 젤렌카의 집으로 가지만 그곳에서 루미키는 죽음의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피처럼 붉다>에서도 그랬지만 루미키는 늘 위험에 처합니다. 그것도 죽음의 위기에 몰리는 급박한 위험이죠. 전편에서는 험준한 산과 호숫가의 추격전과 냉동창고에 갇히는 사건이 스칸디나비아의 추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만큼 서늘하고 심장 쫄깃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눈처럼 희다>에서는 이단종교 집단에 뛰어들어 또 한번 죽음의 고비를 넘기죠. 자신을 쫓는 킬러와 그를 피해 달아나는 지하철 추격전과 자신이 묵고있는 호스텔에 침입한 괴한과 욕실에서 맞닥뜨릴 위기에 처했을때의 긴장감! 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난 루미키. <흑단처럼 검다>로 이어지는 다음이야기에는 또 어떤 루미키의 모험담이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첫 이야기에서 루미키는 과거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걸고 투명인간처럼 살기로 결심한 소녀로 첫등장을 했습니다. 루미키가 어떤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걸었는지 삼부작이 이어지며 그 비밀이 밝혀진다고 했는데요. 일단 오늘 읽은 이 책에서 루미키 앞에 나타난 젤렌카는 루미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녀는 정말 루미키의 언니가 맞을지, 아빠의 과거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다음편인 <흑단처럼 검다>를 얼른 만나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18세 소녀의 마음을 꽉 움켜진 루미키의 비밀스런 남자친구 블레이즈의 신비로움은 어떻게 베일을 벗을지도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루미키는 소녀를 돌아본다. 왜 항상 돌아보는 걸까? 나쁜 일이 생길 줄 뻔히 알면서. 하지만 그 순간까지는 기분이 좋다. 온화한 느낌. 하지만 돌아보는 순간 온기는 싹 사라져버린다. 뒤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그녀는 어두운 방에 홀로 서 있는 것이다. 다시 거울을 본다. 거울 속에는 여전히 소녀가 있다. 소녀가 루미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루미키는 소녀를 밀쳐내려 하지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39쪽)

 

 

그녀는 하루 종일 닳아 해진 요 네스뵈 소설과 여권이 든 지갑만 지니고 다녔다. (185쪽)

 

루미키도 나만큼 요 네스뵈를 좋아하나 봅니다.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