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아이야
응구기 와 시옹오 지음, 황가한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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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이름이 참 생소합니다. 처음에 이 작가님 이름을 들었을때 두 사람이 공동 집필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 일제강점기가 있었다면 아프리카 케냐에도 식민지 시절이 있었다고 하네요. 바로 영국통치를 받던 1900년도 초반부터의 이야기인데요. 전쟁을 겪으면서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잠식하고, 통치하고, 죄없는 사람들을 몰살하고...지구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정말 손톱만큼 작은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더라도 그 아픈 역사는 가슴 한곳에 잊혀지지 않는 고름같은 존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케냐 역시  그런 아픈 역사가 있었다니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새로운 역사입니다.




응구기 와 티옹오 작가는 영국 식민치하 당시 케냐에 살고 있었던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 속 은조르게 소년의 가족이야기로 승화를 시켰습니다. 은조르게의 아버지는 영국사람의 저택에서 일을 합니다. 그는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땅을 빼앗기고 소작종으로 전락한 뒤, 겉으론 표현을 안하지만 속으로 고통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은조르게의 큰형 보로는 동생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에 끌려가 동생을 전쟁에서 잃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돌아온 인물입니다. 그러한 어려움이 있어서였는지 현실에 강한 반발심을 품은 인물인데요. 백인을 향한 반발심이 젊은이들로 부터 시작되고 노동력의 착취, 제대로된 급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시민군이 형성되고, 보로는 그 선봉에 서게되죠. 또한 우리의 일제강점기 시절을 보면 꼭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이 있지요. 여기에서도 자코보라는 사람이 영국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데요. 운명의 장난인건지 자코보는 은조르게가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입니다. 일본인보다 일본인 앞잡이들이 더 심하게 민족을 탄압하고 억압한 사실을 책을 통해, 그리고 영상을 통해 보고 들었는데요, 자코보라는 인물도 백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동네 사람들로 부터 원흉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지닌 케냐의 이야기는 독자들로부터 강한 공감을 이끌어 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케냐의 암흑같은 미래의 구원(?)을 위해 은조르게는 열심히 공부해서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는데요. 은조르게가 동네를 떠나 상급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어느 날, 은조르게의 가족이 몰락의 위기에 몰립니다. 아버지는 죽어가고, 게릴라군이 되어 그 선봉에 선 형은 쫓기는 신세가 되고...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을 보며 그 당시 케냐에 불어닥친 혼란스러운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듯 했습니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만의 아픈 역사는 다 있는것 같아요. 우리의 역사가 어두웠기에 잘 알지 못했던 케냐의 역사를 오늘 접하며 그 당시 우리 선조들의 힘들고 아팠을 과거가 떠올랐습니다.




이렇듯 직접 식민지 시절을 경험했던, 고통으로 가득찬 작가 자신의 이야기였기에 더욱 사실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었습니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은조르게라는 아이를 통해 케냐의 격동기시절, 여러 인간 군상들과 역사의 아픔을 잘 묘사한 책인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결말을 보면 공부가 오로지 미래를 밝게 해줄거라는 그들의 생각이 틀린건 아닙니다. 하지만 과감하게 일어나 싸우는 선봉의 인물이 있었기에 은조르게 같은 인물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기에 누군가는 공부를 해야겠지만 또 누군가는 자손들을 위해 과감히 자신의 삶을 바쳐야 합니다. 앞으로 은조르게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지만 아무것도 손에 쥔것 없이 끝나버린 이야기. 그렇지만 그가 희망을 품고 걸어왔던 길이 있기에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거라는 바람입니다.




힘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교육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의 차이가 무엇이건 간에 지식과 공부에 대한 관심은 보로, 자코보, 응고토 같은 사람들 간의 유일한 일치점이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키쿠유족은 늘 자신들이 구제받을 길이 교육에 있다고 봤다. 그래서 은조로게가 떠날 때가 다가오자 많은 사람들이 그가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돈을 기부했다. 그는 이제 응고토의 아들이 아니라 키쿠유랜드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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