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론 투게더 Alone Togeth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히도 전혀 다른듯 하지만 느낌이 비슷한 책을 연달아 읽게 되었네요.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조 힐의 "뿔"이라는 책에서는 주인공 이그가 어느날 자신의 머리에 솟아난 뿔의 힘으로 다른사람이 내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 사람에게 감춰졌던 사악한 욕망의 속내를 고백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면, 이 책 혼다 다카요시의 "얼론 투게더"에서는 주인공 야나세가 자신이 가진 능력인 파장을 이용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야나세가 자신의 이런 능력을 "저주"라고 생각하듯이 두 권을 연달아 이런 내용의 책을 읽다보니 내가 처음 생각했던 맘과는 달리 그러한 능력을 가진 자가 특별하긴 하지만 결코 마음이 편할 수 만은 없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하기도 하지만 그게 또 무지하게 궁금하기도 하여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듯도 했지만 말입니다.  

 

 

 

뇌신경학계에서 덕망높은 가사이 교수는 자신의 제자였던 야나세를 만나 자신이 살해한 여자의 딸을 돌봐달라는 부탁을 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환자로 입원한 그 여자를 자신의 환자도 아닌데 의사로서 신념을 가진 가사이 교수가 왜 살해 했을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되어 야나세는 그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그와 함께 문제아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야나세가 예민하고 거친 학원생들과의 문제에 담담하게 대화로 해결하는 대목들은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초능력은 가족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그에게는 "저주"같은 능력이긴 하지만 작가는 그를 통해 등장인물들 각각의 심리를 대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주, 아버지는 그 말을 남겼다. 폭주하는 힘에 못 이겨 어머니를 죽인 그 순간, 아버지는 과연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깨달았을까?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사망하고 사건의 여파가 모두 가신 후,나는 의학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 힘이 저주에 의해 부여된 것이면, 그 저주를 해독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32쪽)

 

 

 

최근 한 남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한동안 떠들석했던 뉴스를 보며 대체 저런 사람들의 마음속엔 어떤 생각들이 있어 저런 범죄를 저지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소설속에서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는 료지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밤마다 칼을 들고 나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죽지 않을 만큼만 난도질을 하는 소년. 무슨일에든 이유가 있듯이 료지에게도 이유는 있었습니다. 야나세와의 대화로 사건에 종지부를 찍었지요. 그런데 실제 사건의 그 남자에게도 이유는 있었겠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살인은 피했으면 하지만 결과적으론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장르는 스릴러로 분류되어 있지만 스릴러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소설이었습니다. 묘한 구분이기는 하지만 저는 스릴러보다는 굳이 분류하자면 테마,심리,철학소설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역자 또한 인간의 본질을 꿰뚫을 정도로 예리하며 외피를 한 겹 벗겨놓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라고 하였듯이, 저 또한 그리 느꼈으니까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내 맘속에 담긴말을 주저리주저리 다 풀어 놓을순 없습니다. 꼭 하고 싶은말도 때론 꾹 눌러 담아 두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고, 보고싶지 않은것을 보지 않음으로 모든일이 평탄하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읽고 넘기기 보다 뭔가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뒤돌아 보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무언가를 품고 살아.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의 생각을 일일이 입 밖에 내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순조롭게 흘러갈 수 없을 거야.
밖으로 털어놓지 못한 생각은 응어리로 남지.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그 응어리를 토해낼 구멍을 찾고 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