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존 그리샴
존 그리샴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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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법정스릴러 하면 떠오르는 작가, 존 그리샴.   작가 본인이 변호사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그의 작품은 항상 법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사회 질서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에게는 위압적인 존재가 되고, 때론 돈과 권력이 법을 지배하는 경우도 보게되는 요즘.   법에 얽힌 인간문제를 고발하고 따끔한 일침을 놓아주는 그의 소설이 있었으니, 독자들의 시선을 휘어잡을수 있는 법정스릴러라는 장르를 확고히 구축한 데에는 그 만큼의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의 책을 읽고나면 항상 생각하게 되는, 조금은 진부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실.  정의는 승리하고 진실은 밝혀진다.   <고백>은 인종 차별적 살인죄 조작을 소재로 하고 있다.   꼬이고 꼬인 살인죄의 조작으로 인해 무고한 한 생명이 희생되는 사건은 빠른 전개와 강한 흡인력으로 무장되어 있다.  

 

 

텍사스주의 작은 마을 슬론.   그곳에서 일어난 열일곱살 치어리더 니콜의 실종.   증거도, 시체도, 증인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니콜.  시민들의 불안과 성토를 잠재우기 위해 경찰과 검찰은 전직 미식축구 선수였던 돈테드럼이라는 흑인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사형선고를 내린다.   그가 사형을 선고 받기까지 진행된 소송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음모와 돈테의 거짓자백을 받기위한 부패한 경찰과 검찰의 유도심문, 백인들로만 이루어진 배심원단, 거기에 시장과 주지사까지 개입되어 있다.   그로부터 9년 후, 돈테의 사형집행 4일전.   텍사스주에서 45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캔자스주 어느교회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라며 나타난 트래비스 보이엇이라는 사람이 키이스 목사에게 고해를 하고 있었다.   가석방 상태인 보이엇은 수차례 강간범으로 형을 살아온 무시무시한 범죄자였다.   누명을 쓰고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돈테드럼,  니콜을 수차례 강간한 후 살해하고 깊은 산속에 시체를 묻어버린 트래비스 보이엇,  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얽혀버린 키이스목사,  돈테의 무죄석방을 위해 9년간 싸우고 있는 로비변호사,  그리고 정당하지 않은 판결에 반감을 품은 흑인들의 폭동까지.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한 순간도 다른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 몰입도를 선사한다.

 

 

"충격이었어요.  경찰과 검찰이 어떻게 증거를 일부러 감출 수 있죠?  하지만 판사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것 같더군요.  나는 로비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부족할 것 없이 부유하게 살아온 백인 변호사가 우리 오빠의 무죄를 마음 속 깊이 굳게 믿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거침없이 내보이고 있었어요.  바로 그 순간 마음이 바뀐거에요.  오빠를 다시 믿게 됐죠.  그동안 오빠를 의심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247쪽)

 

 

인종차별적 살인죄 논란으로 미국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O.J심슨 사건과 닮아있는 이 이야기는 다시 한번 그 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던지기도 한다.   철저하게 인권을 유린하는 비극을 세세히 느껴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권력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돈테드럼.   비록, 이 이야기가 소설일지라도 그가 사형집행전 했던 마지막 진술은 책을 읽는 내가슴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것 같았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은 뒤, 큰 소리로 외쳤다.   저는 결백합니다.  제가 저지르지도 않은 죄 때문에 텍사스주는 저를 9년동안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저는 니콜에게 손 한번 댄 적 없었고,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도 모릅니다.  머지않아 당신들도 심판을 받게 될 겁니다.  진범이 밝혀지는 순간부터 당신들은 남은 평생 내 생각에 괴로워하게 될 겁니다. "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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