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곰처럼 황소처럼 - 토마토 TV 인기 강사 하제누리의
하제누리 지음 / 베가북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재테크.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려서 오히려 잘 모른다거나
지금 안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무리 재태크 재태크 해도 그 방법을 제대로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라면 좋언 조언서를 만날 필요가 있다.
재테크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주식투자를 빼놓을수 없다.

어떤이는 주식을 객관적인 수치의 분석과 치밀함으로 예견되는
과학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쉽고도 어려운 주식투자에 입문할때 좋은 책
한권 알게되었다. [곰처럼 황소처럼] 제목부터 뭔가 든든한 느낌을 준다.
첫장에서 강조하는 점은 주식시장에 들어서는 마인드의 정립이다.
저자인 하제누리(노천환)님은 주식투자에서는 베태랑이다. 그런 그가
책에서 강조하는 점은 천천히 초심을 유지하면서 제대로 배우라는 것이다.
단시간에 많은 돈을 벌기위한 욕심으로 뛰어드는 투기가 아닌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만들어서 장기간에 걸친 가치있는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두번째와 세번째 장에서는 기본적인 분석과 기술적인 분석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최근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지수 2000P을 넘길 무렵
너도나도 주식에 뛰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때 주식에 대해서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들이라면 무턱대고 치솟는 주가에 맞추어 앞뒤재지도
않고 털컥 뛰어들진 않았을 것이다. 전체적인 주가가 아무리 높아도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이 주식투자인 것이다. 확률게임처럼
여기고 내것도 되겠지..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예전에 로또가 당첨
번호가 나오지 않아서 이월에 이월을 거듭하는 바람에 3회차에서는
의 400억을 넘는 당첨금으로 온나라가 들썩 할때가 있었다. 로또의
로자도 모르는 나도 그때 떠밀려 로또한장을 샀지만 결과는 꽝이였다.
주식은 로또가 아니다. 수백만명중에 운이 좋아 내가 되는것이 아닌
제대로된 마인드로 공부하면서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제대로된 판단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매수에 중요한 때를 알아보는 법을 배우고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와 분석으로 주식시장이라는 호랑이굴을 제대로 알고
호랑이인 주식을 잡으러 가야한다.

에필로그에 정리되어 있는 주식투자에 대한 짧고도 좋은 격언들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23번째인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이다. 주식투자를
대출을 해서, 당장 필요한 돈으로 하면 조급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고
제대로된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여유자금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적어도 내가 주식투자라는
공부를 위해서 써도 되는 자금으로 해야 느긋하게 제대로 시장을 배우면서
장기간에 걸친 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왕인 워렛버핏의
'적어도 손해를 보지는 말자'라는 원칙처럼 나도 곰처럼 은근하고 꾸준하게,
때로는 소처럼 빠르고 과감하게 나만의 원칙을 세우면서 주식이라는
재태크를 시작해보고 싶다. 재테크, 특히 주식투자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마음부터 다지게 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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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은 스타일이다
전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어느때부터인가 인터넷 뉴스란을 채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TV나 신문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골드미스,
알파걸등의 단어는 싱글인 여자들 중에서도 사회적인 기대치 이상의
몫을 해내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되었다. 그것은 좋은 변화이기도
하다. 결혼으로 마무리되는 삶이 아니라 여성 자신들의 능력을 결혼에
상관없이 눈에 띄게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 몰랐던 여성들의
큰 힘으로도 보인다. 우리들의 어머니때와 다르게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많아지고 경쟁하는 사회속에서 결혼보다는 일이나 능력에서 인정받고 자신의
삶의 목적이나 의미를 그안에서 찾는 씩씩한 싱글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반가운 얘기다. 개인적으로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져서 자신이 가진
열정이나 꿈을 실현 시킬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도
남자들과 대등하게 실력으로 겨루며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의 힘이 커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싱글, 특히 싱글여자들이 모두가 그러한 기회를
가지고 신문에 오르내리는 멋진 이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골드미스나 알파걸들이 눈에 띄는 이유는 많아서라기 보다 아직은 그러한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일부 드러난 부류들에게 큰 점수를 주는 것일수도
있다. 만약에 정말 세상이 골드미스들로 넘쳐 난다면 거의 대부분의 싱글들이
전문직을 가진 유능하고 능력있는 사람들로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고급취미를
몇개씩 가지고 휴가에는 어김없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좋아하는 값비싼와인
몇개쯤은 술술 말할줄 알고 외모관리에도 적극적이며 뭐 기타등등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위에 그런 사람 보기가 쉽지 않다. 내 주위에만
그런가?  아니다 이글을 쓴 저자의 주위에도 없다고 한다. 잘 보이지 않아서
그런걸거다.^^
 
[싱글은 스타일이다]에서 말하는 것은 싱글은 멋있거나, 멋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삶을 사는 다양한 모습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공감이 된다.
일부러 나오는 그런 얘기들 때문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 그저 나는 나고 싱글은
싱글일 뿐이다. 골드미스나, 알파걸들의 이야기들은 싱글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닌 그들도 삶의 한 부류일 뿐이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이 평균이라는 이름에
있으면 비교속에서 지금까지 그런것 없이 잘 살아가던 삶이 한순간에 초라하게
보일 수 있다. 함부로 삶의 방식을 일반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싱글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듯 하다.
수많은 다이어트법을 전전하며, 선에 대한 환상을 깨기도 하며,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과 구두를 쇼핑하고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자신의 공간을 사랑하며
있는 그대로의 삶에 하루하루의 노력을 더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말해준다.
싱글 그것도 독립한 싱글은 외로울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 도 있지
그덕에 친구들과의 돈독해진 관계와 나자신을 더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책을 보며, 여행을 하며 말이다. 재테크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화려한 싱글의 수수께끼와 성공의 법칙등은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모두가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싱글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군더더기 없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알록달록한 삽화들이 함께했던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가는 부분에서 한참을 웃기도 했다.  온갖 자기계발서들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는 요즘 싱글에 대한 충고들도 무수히 많다. 자기계발서들을
보면 처음에는 힘이 난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자기계발서들의
이야기가 내얘기가 될수는 없다. 성공한 몇명의 아래에는 평범한 수만명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내 삶에 최선의 노력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 가장 나답고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싱글은 스타일이다]에서 [싱글은 나름의 스타일이다]라고 말하는듯 하다.


재능과 열정은 다를 수 있다. 즉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모두 그일에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소질을 보이기 때문에 그 일을 좋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노동에 그렇게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일하지
않으면 가지 없는 사람이라는 사고방식에 찬성 하지도 않고 돈이 넘쳐난다면
일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직업은 직업일뿐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서 게다가 그 일에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만큼 멋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p180
   
자기계발서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통조림처럼 독자를 객관화한후 진단한다
개인의 본질과 환경와 원인은 제각기 다른 법인데..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가정한, 그저 일반화된 독자에게 일반적이지 않은
1퍼센트의 성공을 하라니, 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헛갈릴 노릇이다.
타인이 어떻게 진리를 깨달았든 그 진리가 나에게도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p192
 
자신의 상태가 잘못되었다는 가정아래 다른 사람이 되기위해 애쓰는것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고 충실하게 계속 걸어가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성공의 법칙보다 자신의 법칙을 아는 것이 먼저다.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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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 -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서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다
심상훈 지음 / 북포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영화는 2시간짜리 삶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판타지 영화라고
해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아직 생소한 먼 우주를 날아다니고,
때로는 마법을 쓰는 세상이 배경일지라도 그속에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뀐다고 해도
보편적인 가치들은 삶에서든 영화에서든 여전히 빛을 발을 발한다.
[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는 영화에 들어 있는 가치들 중에서도
자신이 Owner의 입장이 된다면 알아야할 비지니스에 대한 많은
성공비법들을 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그 영화의 사랑얘기에 재미있어
하고, 음악을 즐기고, 시대배경의 지식을 얻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저자는 영화에서 비지니스 성공 모델을 발견하였다.

전체적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고객만족'이다. 이제는 기업들의
광고에 하도 많이 들어서 이골이 날수도 있는 단어지만, 그만큼
경영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강조하는
것일 것이다.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늘 부지런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바그다드 카페의 브렌다와 야스민. 와호장룡의
여유롭고도 지혜로운 '리무바이', 범죄의 재구성에서 아이디어 자신감으로
무장한 '최창혁' 등 고객감동, ceo마인드, 아이디어, 종업원과 고객관리
그리고 마케팅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이 총 7장으로 나누어 각장별로
그에 맞는 영화와 등장인물을 예로 들어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정보들을
쉽게 이해되도록 알려 주고 있다. 설명되는 영화의 포스터와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소단원별로 마지막에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요약해서 알려주는 것은 창업 전문 컨설턴트인 저자의
배려란 생각이 들었다. 8년째 창업전문가로 일하는 저자는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 또는 창업을 했지만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숱하게
많이 보아왔을 터였다. 그런 그에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물어봤을
질문들이 이책 한권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것도 재미있는 영화이야기와 함께 말이다.
이책은 창업을 하기위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외적인것
뿐만 아니라 창업자의 마음과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아이템보다 마인드에 더 신경을 써야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음이 다져져야만 그사람이 가진 재료로 만든 물건도 제값을 할것이다.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면 기본서로 좋을 책이다.

-바그다드 카페편
고객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자기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종업원이나
아니면 외부인에게 물어서라도 배워야 할것은 배워야한다. 고객만족,
고객감동 없이는 성공 비지니스는 요원하다. p39

-황후화편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독창적인 새로운 경험, 이런 가치에 도전하는
깨달음이 생긴다면 창업준비는 완벽하게 끝난것이나 마찬가지다. p57

-오!해피데이 & 코요테어글리편
중요한것은 기업이나 장사하는 가게나 팔고자 하는 것들의 핵심가치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잘 접근되느냐이다. 또한 고객과의 관계에서 얼마만큼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p14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미녀는 괴로워편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중에서 예의 바른 행동만큼 상대방과 교환하기
쉬운 것은 없다. 상대에게 보이면 반드시 되돌아오며 상대의 기분을
좋게한다.또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인간이라는 기분이
들도록한다. 중략.. p162

-범죄의 재구성편
훌륭한 조직은 리더의 탁월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간의 다단한 팀워크를 통해 만들어진다. 개성을 무시하고
평준화시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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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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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나기전 꼭 해야할 12가지]. 나름 비장한(?) 제목의
이 책은 이제 막 열네살을 맞고 있는 테레제라는 소녀의 이야기다.
부모님의 이혼 소식으로 혼란을 겪는 테레제는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른 곳에 몰두할 거리를 찾다가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집착에 빠지고, 그 종말론 대한 믿음으로 더더욱
의기소침해져 간다. 그러다가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세상이 끝나기전에 꼭 하고 싶은, 또는 해야할일의 목록을
적어보며 하나하나 실천할것을 다짐한다.
테레제는 불안한 마음의 고민을 해결 하기 위해, 더불어 자신이
하나하나 적어서 만든 목록의 할일을 실천하기 위해 얀이라는
어른스러운 독실한 기독교인 남자친구를 만들고 함께 하게 된다.
자폐증을 앓는 언니 이레네와 얀과 함께 자신의 12가지 목록중의
하나인 여행을 감행하는 테레제. 그 여행에서 믿음과 사랑을 발견한다.

열네살의 세상. 그때는 누구나 불만이 많고, 하기 싫은것이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은 갈피는 제대로 못잡는 시기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 좋아하는 남자친구 얀의 사과향나는
샴푸냄새를 몰래 맡아보며 좋아하고 자신의 별로 예쁘지 않은 외모와
넓은 이마를 못마땅해하는 테레제는 누구랄것도 없이 우리들이 한번쯤
거쳐가본 모습이다. 오죽 했으면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명했겠는가.
사춘기 소녀의 눈으로 본 세상은 그시절을 겪은 나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 보게 해주었다.

노르웨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만나보았는데 작가인 비외른 소르틀란은
주로 어린이, 청소년 책을 쓰고 상도 많이 받은 역량있는 작가다.
특이 [세상이 끝나기전 꼭 해야할 12가지] 이 작품으로는 2001년
스칸디나비아 문학상까지 받았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청소년과
함께 하는 그의 활약을 기대해보며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잘 몰랐던,
하지만 알고 싶은 마음 가득한 북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다른 책들도 만나보고 싶다.


"언니는 왜 항상 물고기들한테 먹이를 그렇게 조금씩만 줘?"
내가 물었다.
"배고픈 물고기만이 건강한 물고기거든."
이레네가 대답했다.  p22

우리 담임인 릴리안 선생님은 자신을 제한하는 것은 자기상상력의
한계일 뿐이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p125

자기가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있을 때 어른이라고
할 수 있지.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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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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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설화로만 들었던 바리데기를 황석영님의 소설로
만나게 되었다.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바리데기'는 원래
죽은 사람의 혼령을 저세상으로 보내는 천도굿에서 구연되어
전해진 무가이다. 귀한 공주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아들을
바라던 부모의 일곱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 받았던 공주는
자기를 버린 부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먼길을 떠난다. 다른
여섯딸들이 모두 거절했던 일이였지만 바리공주는 생명수를
구하기 위해 약값으로 고된일을 9년이나 한뒤에 무장승과
결혼을 해서 일곱 아들까지 낳아준 뒤 마침내 생명수를 구해
부모님을 살리게 된다. 바리공주 이야기는 고난을 이겨내는
서사적 이야기와 효, 그리고 희생으로 인한 회생(回生)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이런 바리공주 이야기를 떠올리며 지금을
사는 바리데기를 어떻게 그렸는지 두근거리며 책장을 넘겼다.
적어도 처음의 바리데기는 무속신화 속의 바리공주와
닮아있었다. 함경도 청진에서 일곱자매중 막내로 태어난
바리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던 아이였다. 다행이 집에서
기르던 개인 흰둥이로 인해 다시 돌아오게 되고
그뒤로 바리, 즉 버렸졌던 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유년의 까무룩한 시절을 얼기설기 보내던
어느날 외삼촌의 탈북소식으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중국농가와 산속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중 할머니와
현이를 잃고 아버지마저 다른 가족을 찾아나선 뒤 바리는
오롯이 혼자가 되버린다.밀항으로 영국에 오게된 바리는
자신의 영험한 능력의 발현과 시련들과 알리라는 남자와의
결혼등으로 또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바리데기를 쓰면서 다른 소재들 보다, 탈북과 작금의 문제적
현실을 정면으로 다뤄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답게 북한의
기근으로 인해 시체들이 떠다니는 강과 거리의 모습을 묘사한
장면들은 읽으면서도 믿겨지지 않았다. 충격이였다.
가끔 뉴스에나 나오는 북한의 식량난 운운하는 아나운서의
멘트 몇마디에 그런가 보다 했지 이렇게 소설로 접하는
그 사실감은 소설보다 더 소설스러운 진실로 보여졌다. 실제로
바리데기의 집필을 위해 배경이 되는 조선(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몇번이나 방문했다고 하니 작가의 의도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몰라서 일수도 있고 모른체 할 수도 있는 이시대를 살아가면서
접하는 많은 문제들은 그것이 나의 일차적인 관계가 아닐때는
소홀히 하기 쉽다. 생각이 쉬워지고 마음이 고단해지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바리데기의 삶을 따라가면서 보았던 북한의 실상과
위험한 밀항..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 그리고 영국의 테러,
쿠바의 악명높은 관타나모 수용소등 딱딱한 뉴스와 신문지면을
채웠던, 하지만 소홀이 여겼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야기에 그 참상을 다시 알게되고 내 무관심이 부끄러워졌다.
이동과 조화를 보여줄려고 했다는 작가의 의도는 비교적
성공한것 같다. 다인종 다문화를 사는 시대에 아직도 금긋기를
멈추지 않는 세계는 보이지 않는 냉전과 전쟁, 차별들로 넘쳐나고
있다. 포용할 수 있는 생각의 배려와 넓은 마음이 절실한 때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아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함경도 무뚝뚝한 사투리는 정겨웠고,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그 생생한 묘사와 이야기들은 너무도 쉽게 바리데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삶의 생명수를 찾아야 했던 이시대의
바리데기의 그 감정의 참을성과 인내가 무속신화속의 바리공주와
닮아보였다. 바리는 버려졌지만 거기에서 다시 새로운 에너지를
갖고 태어났다. 버려짐으로 또다른 생명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든 에너지를 만들어 간다. 삶이 계속 되는한 운명이라
하지 않아도 많은 바리들은 자신의 그 에너지를 갖고
그저 열심히 살아 갈 것이다. 책표지 속의 바리의 모습은
마지막장을 덮은 한참뒤에도 나를 바라보며 아직 해야할 말이
더 있다고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람이 살아 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p223

신은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시는 게 그 본성이다. 색도 모양도
웃음도 눈물도 잠도 망각도 시작도 끝도 없지만 어느 곳에나
있다. 불행과 고통은 모두 우리가 이미 저지른 것들이 나타나는
거야 우리에게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가르치기 위해서
우여곡절이 나타나는거야 그러니 이겨내야 하고 마땅히 생의
아름다움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그게 신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거란다.
-p263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 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만,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
-p286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이다. 우리가 약하고 가진 것도 없지만
저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은 좀더
나아질 거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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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바람 2007-08-0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쩜 제가 어제 읽으면서 줄친 부분과 똑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