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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경제학과 데이트
신일숙 그림, 여성경제연구회 글, 윤재수 외 감수 / 길벗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와우! 내 사춘기시절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아르미안의 네딸들',
'라이언의왕녀'등의 작가인 신일숙님을 이렇게 경제만화로 만나보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주식, 펀드, 부동산투자등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정보를 가득 담은 만화라니 딱딱하게 이론으로만 나열된 책보다
훨씬 재미있고 유익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이쁜 그림과 함께 보니 더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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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1 - 제자리로!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어렸을때 꿈이라는 것을 가져봤을 것이다.
지금 그 꿈을 실현시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준비중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렸을때 바라던 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꿈을 이뤘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때 그 시절 내가 원하던 꿈을 가졌었다는 것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한 과정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달리기라는 다소 흔하지 않은 소재를 다룬 성장소설로 이제 막 입학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가미야 신지라는 소년의 달리기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통해 몸과 마음 모두 커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가미야는 축구를 잘하는 형을 둔 평범한 소년이었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흥하며 축구로 명성을 얻어가는 형에 비해 중학생이었던 가미야는 자신도 축구부에 들어가서 열심히 했지만 그다지 재능을 보이진 못하고 있었다. 축구에 대한 미련을 접으면서 평범한 고등학교에 진학한 가미야는 거기에서 어렸을때 친구였던 이치노세 렌을 만나게 되고 함께 육상부에 가입하게 된다. 축구에 대한 재능이 뛰어났던 형을 보며 열등감을 가졌던 가미야는 육상부 생활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친구인 렌이 달리기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또 다시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렌과 함께 달릴때 항상 렌의 등을 보며 자괴감을 가지던 가미야였지만 제대로된 훈련과 연습으로 점차 자신의 숨겨졌던 달리기에 대한 재능을 실력으로 발전시키게 되고 전국대회(인터하이)를 목표로 꿈을 키워가게 된다.

한 고등학교 육상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과 대회를 위한 훈련과 준비과정, 육상대회의 모습을 세세하게 그려낸 이 소설은 달리기라는 소재를 십분 사용하여 섬세한 사춘기 소년의 심리묘사와 생소한 분야였던 달리기에 대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쓰여져서 읽는 동안 내가 주인공이 되어 출발선상에 서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트랙을 질주하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 아이에서 소년으로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그 과도기에서 성장통을 앓는다. 현실과 꿈에 대한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하나를 이루기 위해 수십번의 실패와 좌절을 겪을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땀의 결실로 해결해 나가며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가미야의 모습은 지금을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한번 노력과 꿈의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준다.

어떤 방면이든 자신보다 더 뛰어난 친구나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런 일을 겪을때 부러움에서 시작해서 질투심으로 끝내버리면 결국 그 능력을 폄하하는데서 끝나게 되지만, 상대방의 돋보이는 능력을 따라갈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것은 곧 자신의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라이벌의 긍정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가미야는 원래부터 달리기에 대한 재능이 눈에 띄는 소년은 아니였지만 타고난 친구였던 렌을 보며 더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실력을 쌓아 마침내그의 실력과 합해서 더 커진 재능을 보여주게 된다. '부지런한 바보가 게으른 천재를 이긴다'는 말이 있다. 노력하는 사람의 열정은 자신의 타고난 재능만 믿고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의 오만함을 놀라게 할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이 소설을 위해 3년을 중,고교 육상부에 상주하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배경지식을 만들었다니 이 소설에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져있음 보인다. 일본 서점대상 1위를 차지하고 문학 신인상을 받았다는 수식어가 아니여도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많은 이들에게 바람처럼 시원한 꿈을 불어 넣어 줄 것 같다.

육상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기록, 기록 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에게는 이를테면 명함이나 간판 같은 것인가 보다 생각했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었다. 자기가 세운 기록은 그야말로 '나의 것'이었던
것이다. 이거 재미있잖아!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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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좋은 남자 연애만 해야 될 남자
자신타 티난 지음, 허지은.신선숙 옮김 / 행복한발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어느때부터인가 등장한 '골드미스', '알파걸' 등의 단어는 싱글인 여자들
중에서도 사회적인 기대치 이상의 몫을 해내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되었다. 이것은 좋은 변화이기도 하다. 결혼에 연연하지 않고 여성 자신들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열정과 꿈을 실현시킬 기회를 스스로 만들며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드미스든 알파걸이든 그냥 평범한 싱글이건 간에 속내의 화두에
사랑과 결혼을 빼놓을 수 없다. 일과 사랑 둘 다 성공해서 사회에서는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이 되고, 사랑도 문제없이 척척 순조롭게 진행하여 멋진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것. 누구나 이런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란 현실에서 호락호락하지 않다.

'남자 때문에 한번은 울어 본 적이 있는' 여자들을 위한 조언서인 이 책은
연애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제대로된 남자 구별법을 알려주고 있다.
잘나가는 앵커이지만 사랑에는 젬병인 티난과 실용적 연애주의자인 데스티니,
순정파 로맨티스트 그레이스, 여자들의 이상형인 완벽한 여자지만 지독한
남자들만 경험하는 호프. 이 4명이 서른을 훌쩍 넘긴 싱글이 되기까지 그동안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겪은 일들을 통해서 연애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며
나머지 생을 함께 할 나만의 반려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이든 싱글에 대한 엄마의 잔소리와 사회의 편견, 괜시리 드는 불안한 마음은
어느곳에나 똑같은가 보다. 이런걸 두고 보편적이라는 정서라 하는가.
영국 영화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미국 드라마인 섹스앤더시티를 보며
어느나라 싱글들이나 공감하는 마음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싱글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듯 하다. 군더더기 없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의 에피소드는 미리 경험한 선배 싱글의 충고들로
채워져 있다. 결코 성공만을 말하지 않는, 결혼과 연애에 대한 진행형인 이책은
지금 사랑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싱글녀들에게 친근한 수다쟁이 책이 되어 줄것
같다. 뭐든 미리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며 점검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개성의 시대이고 획일적인 사고는
경계해야 하지만 다른이의 장점을 받아 들일줄 알고 타인의 실패한 사례에 대해서
나를 대입해보는 여유도 필요할 것이다.

'사랑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나를 위한 백마탄 왕자는
어느날 영화처럼 찾아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은 나의 의지와 선택에 의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랑도 일처럼 때로는 적극적이고 올바른 판단력을 요구 한다.
일만 하는 사람이 어디있고 사랑만 하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냐의 문제겠지만 일이든 사랑이든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서 열정을 다하면
꼭 성공은 아니드래도 자신이 웃을만한 행복은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사랑을 운명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사랑은 선택이다.
그녀가 이메일을 보내고, 지구 반대편까지 그를 만나러 가고,
그에게 키스를 한 모든 것들이 그녀의 선택이었다. 결국 그는
이제 그녀의 인생에서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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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오늘의 좋은 시
박명용 외 지음 / 푸른사상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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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를 읽었다. 소설과 자기 계발서들이 홍수를 이루는 요즘
시집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어떤 시집이 새로
나왔는지 어떤 시인들이 어떤 시를 썼는지 흘려 넘기기 일쑤라 꼼꼼히
찾아봐야 알 수 있는 시절이 되었다. 이런 시절에 이런저런 핑계들로
읽고 싶었지만 책장 넘기기를 게을리 했던 시집을 비로소 꺼내들었다.

200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시대와 삶을 보여주는 좋은 시들이
고스란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살아가면서 시 한번 긁적여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린시절 나도 사춘기 감상에 젖어 제법 멋을
부려대며 시를 썼는데 지금 보자면 그건 시가 아니고 내 감정에 대한
암호의 나열이였다. 다른이들이 보고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이 아닌
자기만족으로 나만 아는 의미를 담은 시.
예전에 시를 읽을 때는 어렵기만 했다. 내가 사춘시 시절 나만 이해하도록
쓴 시처럼 시구절은 상징과 비유의 화려한 문체를 자랑하며 주눅들게 했었다.
하지만 오늘의 시를 읽어보니 마음이 한결 푸근해진다. 소설책이 안 부럽다
서문의 말처럼 이념(주제) 보다는 방법(미학)이 돋보이는 요즘 시들은
다소 무거운 '사회적 상상력'의 제제 보다 자연에서 얻는 '생태적 상상력'과
경험과 생활의 모습을 시로 입혀서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국수 

늦은 점심으로 밀국수를 삶는다.

펄펄 끓는 물속에서
소면은 일직선의 각진 표정을 풀고
척척 늘어져 낭창낭창 살가운 것이
신혼 적 아내의 살결 같구나

한결 부드럽고 언해진 몸에
동그랗게 몸 포개고 있는
결연의 저, 하얀 순결들!

엉키지 않도록 휘휘 젓는다.
면발 담긴 멸치국물에 갖은 양념을 넣고
코 밑 거뭇해진 아들과 겸상을 한다.

친정 간 아내 지금쯤 화가 어지간히는 풀렸으리라
p121 - 이재무


'국수'라는 시를 읽고 한참 웃었다.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아버지와 나의 모습이다. 꼬장꼬장한 경상도 양반인 아버지는
엄마 홧병의 주된 원인이셨다. 인심좋고 바지런해 늘 동네 사람들에게
웃음을 얻던 엄마였지만 아버지에겐 잔소리의 근원이셨다. 솜씨 좋은 엄마는
손이 커서 음식을 하면 동네 사람들에게 모두 돌리며, 일도 억척스럽게
하셨지만 아버지는 그런 엄마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는 커녕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잔소리를 늘어 놓으셨다. 참다 못한
어머니는 당시 버스도 뜸한 신작로로 가방하나 들고 훌쩍 집을 나서신뒤
한 일주일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지셨다. (나중에 외갓집에 가신걸 알았다)
어머니가 이렇게 보이지 않는 날이면 늦도록 신작로에서 기다리다 동구밖을
몇번이나 나가보던 아버지는 슬그머니 집에 와서 국수를 삶으셨다.
아버지가 삶으신 배꽃같은 하얀 국수를 먹던 우리는 엄마가 어디갔냐고
짐짓 알면서도 아버지에게 물어댔고 아버지는 헛기침을 한참 하셨다. 여드름
막 나기 시작하던 때였으니 시절이 되긴 된 얘기다. 국수를 후루룩 거리며
외갓집 간 엄마를 기다리던 그때. 아버지 심정이 이제야 헤아려 진다면 말이 될려나.
공감도 쉽고 내모습도 들여다보게 만드는 오늘의 시와 함께 한 시간은 잔잔한
즐거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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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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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제목만 들어도 왠지 외로움이 느껴졌다. 어린시절 흥얼거린 노래속의
등대지기도 외로워 보였다. 나는 실제로 등대에 두세번 가본적이 있다.
하얀색 높은 기둥처럼 만들어진 그곳을 안면이 있는 사람의 배려로 들어가 본적이
있었는데 층층 계단을 따라가면서 호기심으로 즐거웠었다. 높은 꼭대기까지
올라가보면 확 트인 바다가 보이고 큰 유리창 안에는 회전하는 타원형의 전구가
들어있었다. 맑은 날 등대에서 본 바다는 햇살에 반사된 은빛 수면으로 눈이 부시고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다는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매일매일 이 좋은 풍경을
보고 사신다니 좋으시겠어요 라며 부러운듯 말했지만 담배를 피우시던 아저씨는 허허
웃으시며 암만 풍경이 좋아도 집에서 사는것만 못해.. 하셨다. 나는 그때 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의 잔상속에서 아저씨의 담배연기 같은 매캐한 외로움을 보았다. 등대지기를
읽으면서 그때 생각이 났다. 나는 풍경좋은 등대의 앞만 바라보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등대 자체가 감내해야할 일터이고 긴장해야 할 대상이였을 것이다.

등대지기는 외딴섬에서 등대지기로 살아가는 재우라는 인물의 삶을 담고 있다.
어릴때부터 차별과 무심함에 길들여진 생활을 참지 못하고 집을 나온 재우는 남도의
외딴섬 구명도의 등대원이 된다. 그렇게 8년의 세월을 보낼무렵 달갑지 않은 형의 전화를
받게 되고 애지중지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던 형은 한달만 맡아 달라는 거짓약속으로
치매걸린 어머니를 재우에게 떠넘기고 이민을 가버린다. 반갑지 않은 어머니. 남보다 더
불편한 어머니를 본 재우는 형에게 버림받고 자신에게 남겨진 어머니를 짐스러워 하며
예전의 미움과 원망이 다시금 비수로 돌아와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을 괴로워한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치매로 인한 여러 사건들은 조용하던 구명도를 시끄럽게 만들며
어머니를 더욱더 환영받지 못한 존재로 만들어 가고, 갑자기 전해진 등대원의 구조조정
소식은 긴세월 등대와 함께 한 재우에게 또다른 근심을 안겨주게 된다.

처음에 책을 읽을때는 모진 어머니와 형의 이기심에 화가나고 재우의 처지가 가여워
한숨이 나기도 했다. 재우와 어머니의 동거를 보면서 재우가 너무하단 생각보다는
나라도 이렇게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심정은
특히나 그것이 부모님이라 생각하면 너무 큰 슬픔이다. 세월이 지나도 잊지 못할
생각날때마다 아릿한 아픔을 주는 기억일 것이다. 나는 재우의 심정을 백분의 일정도는
이해할 것도 같았다. 어머니의 사랑을 원했지만 늘 냉정해서 미웠던 어머니. 하지만
늘 그립고 보고 싶었던 존재였다. 불편한 존재에서 차츰 잊었던 사랑을 다시 되찾으며
어머니의 마음과 삶을 이해하게 되는 재우는 어느새 미움과 원망을 거쳐 자신의 사랑으로
어머니를 안아줄 수 있는 큰 마음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 어머니는 여리고 약한 마음을 가진 재우를 위해 모질고 엄한 역할을 하며
재우를 위한 삶의 등대지기가 되었다. 희생과 거친 삶으로 불을 밝혔던 어머니의
등대 불빛을 늦게나마 깨닫게 된 재우는 그제야 이해와 사랑을 아는 마음 따뜻한
진정한 등대지기로 거듭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감동적인
이야기긴 했지만 재우에게 어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힘겨운 존재로 보였기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미와 마음만은 십분 이해한다.

재우는 뼈저린 자책을 통해 비로소 어머니와 마주한 느낌이었다.
어머니를 사랑할 수 없다면 세상 그 무엇도 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당신은 익히
알고 있었겠지. 그래서 어리석은 자식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위해 머나먼
외딴섬까지 찾아온 것이리라. p250

재우는 외딴섬에서 비로소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어두운 밤바다의 길잡이인 등댓불을 바라보며, 아무도 주목하는 이 없어도
고요한 빛을 던지는 등대의 의미를 가슴 깊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등대를 통해 인연의 끈을 다시 잡았다. 등대지기로서 어머니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p262


항로표지원이라는 말보다 등대지기가 익숙하고 친근하게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등대지기는 희생으로 사는 삶이다. 그 희생으로 등대는 매일밤 불을 밝히고 밤바다는
길을 내준다. 많은 삶의 등대들은 오늘도 불을 밝힌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울지 않고
기꺼이 희생을 감내하는 많은 등대지기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등대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등대지기는 울지 않는다 행여 울고 싶거든 갯바위에 부딪혀 울부짖는 파도를
바라보라. 그러면 된 거고, 그게 등대지기의 삶이다. p10

아직은 등대지기다. 등대지기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직 등댓불을 밝히기 위해서다.
내일 당장 죽음이 찾아와도 나에겐 여전히 오늘이 남아 있고, 오늘의 몫으로 등대를
사랑하는 거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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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1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로표지원이라는 이름은 확실히 멋이 없네요.
등대지기, 잘 읽고갑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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