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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사회정서학습의 모든 것 - 이론부터 수업까지 ㅣ 함께 걷는 교육 24
김현수 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7월
평점 :
1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현장체험학습을 가서 점심을 먹을 때, 친구들과 김밥을 바꾸어 먹어보라고 권하면 아이들이 머뭇거리곤 한다. 그럴 때마다 시범을 보인다. 먼저 내 음식과 바꾸어 먹고 싶은지, 내가 그 친구의 것을 하나 맛보아도 될지 물어본 다음 상대가 허락하면 자신의 젓가락으로 집어가고 고맙다고 대답하라고 알려준다. 차근차근 시범을 보이면 몇 명은 용기내어 시도를 하고, 차츰차츰 서로 음식을 바꾸어 먹는다. 내가 알려준 음식을 바꾸어 먹는 대화 는 사회정서학습 중 <관계 기술>이었다.
요즘 교육계의 핫이슈이자 트렌드는 ‘사회정서학습’이다.
사회정서학습이 또 하나의 지나가는 유행인지, 아니면 학생들의 성장에 필요한 내용인지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사회정서학습의 전반적인 내용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전반적인 개념과 역량 요소, 실천 원칙 등 원론적이면서 기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사회정서학습에서 강조하는 역량과 기술은 선생님들이 교실 현장에서 교과서의 지식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루는 인성 요소들이다. 다만, 사회정서학습이 그동안 해온 인성 교육과의 차별점은 가르쳐야 할 역량을 분명하게 5가지로 짚고 있고 외국 사례에서는 그 교육과정이 교과서만큼이나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회 정서 학습의 5가지 역량은 ‘자기인식,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기술, 책임 있는 의사 결정’이다. 조금 더 풀어보자면 나의 기분과 내면을 알아차리는 자기인식,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나의 기분을 잘 관리하는 자기관리,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사회적 인식, 상대방과 대화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관계 기술, 문제 상황에서 책임감있게 대화하고 행동하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의 사회 정서역량 개발도 필요함을 언급하며 ‘가르치는 자의 내적 성장’을 강조한 부분이다. 교사는 교실에서 매순간마다 학생들에게 공격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교사의 말을 듣지 않을 때, 준비한 수업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때, 마음 먹은대로 노련하게 지도하지 못할 때마다 교사는 좌절하고 자신의 마음 건강을 잃어버린다. 그럴 때마다 심호흡하며 학생들의 행동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라는 점이 특히 와닿았다.
‘이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도 무너가 어려운 상황에 있어서 그럴 것이다’
학생들에게 사회정서학습이 가장 필요함을 알면서도 일반적인 교육현장에서 이를 가르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의 말미에는 교사가 시도할 수 있는 사례들이 나와 있다. 그 중 체육 활동 중 스포츠맨십 기르기, 공연을 보기 전에 ‘배우와 동시에 말하지 마세요’라고 인쇄한 종이를 들고 가서 공연 중 불필요한 말을 하는 아이에게 종이를 가만히 가리켜보기 등은 바로 현장에서 실천해 보고 싶은 사례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사회정서학습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느라, 실제적인 수업활동 사례가 간략하게 제시된 점이다. <교사를 위한 사회정서학습의 모든 것_실천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