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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돼! 학교종이 땡땡땡 15
이소 미유키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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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면 돼!>

제목만으로도 커다란 위안이 되는 책이다. 짧은 이야기라 휘리릭 읽었는데, 읽고 나서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짧은 이야기지만 곱씹을 만한 지점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림 그리기에 두려움을 가졌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피터레이놀즈의 그림책들(점, 느끼는 대로 등)이 떠오른다. 그림책에 함축되었던 이야기들 - '잘 못해도 괜찮아. 네가 그린 건 세상에 단 하나뿐이니 그 자체로 소중해.'와 같은 메시지들이 짧은 이야기 안에 잘 농축되어 있다.

학교에서 그리기 수업을 하다 보면, 유난히 시작이 더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고, 작게나마 그렸는데 마음에 안들어서 애꿎은 지우개만 벅벅 문질러댄다. 뒷장에 다시 그려도 마음에 안들어서 결국 새 종이를 받아가고도 시간만 보내다가 끝나갈 무렵에야 힘들어요라며 빈 공간이 가득한 종이를 내미는 아이들....
그림에 대해 두려움이 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거면 돼!>
있는 그대로, 그거면 충분해! 작고 얇은 이 책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에 괜시리 코가 시큰거린다. 이제 막 한글을 뗀 1학년 아이들과 온작품 읽기하기 좋은 책이다.

책날개에 소개된 이소 미유키 작가의 <봐도 돼?> 책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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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을동이 있어요 알맹이 그림책 71
오시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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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을동이 있>

 

제주 4.3으로 사라진 마을이 100여 개 있다. 제주도민 단골 산책코스 별도봉을 지나서 올레 18코스를 걷다 보면 화북동으로 가기 전에 또 하나의 잃어버린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그 잃어버린 마을의 이름이 곤을동이다. 물이 고여 있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곤을동은 집터와 밭담 흔적만 남아 있다. 인터넷 위성지도로 찾아보면 주변에 그 어떤 건물이나 집 한 채조차 없는 정말로 사라진 마을이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서는 곤을동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곤을동이 있었어요가 아니라!

 

이 그림책은 곤을동이 얼마나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한 곳이었는지 포근한 문구와 서정적인 그림으로 4.3 사건 이전의 따스했던 제주를 보여준다. 그래서 너울거리는 불길 이후의 장면이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책장을 걷다 보면 마을의 액운을 막기 위해 세웠다는 방사탑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 곤을동 터에 가면 방사탑이 하나 남아 있다. 평화로운 마을에 불어닥친 4.3의 광풍을 막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꿋꿋이 남아 있는 방사탑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도 곤을동이 있다고, 4.3을 기억하라고, 평화를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며 살아가라고 말이다.

 

4.3을 다룬 또 하나의 그림책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좋은 책을 펴내 준 작가님과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덧붙여 곤을동에 대해 전혀 몰랐을 독자를 위해 추후 2쇄에서는 곤을동의 위치가 나온 제주도 지도와 현재 곤을동의 사진이 부록에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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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4만원
옥상달빛 지음, 조원희 그림 / 그린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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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의 배송을 기다리며 옥상달빛의 노래 <염소 4만 원>을 들었다.

경쾌하게 '함께 하자'고 내 어깨를 툭 치는 뮤지션의 마음이 와 닿는다.

이미 노랫말(글)이 나온 이야기를 조원희 그림작가가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다.


속표지를 여니, 첫 장부터 눈에 띈다.

"너희들은 염소가 얼만지 아니"

축구하던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같이 돌아보는 이 장면이 참 좋다.


한달에 옷 한 벌 안 사면 염소 한 마리


온 가족이 다 함께 이번 겨울에는 옷을 좀 덜 사고 아프리카에 염소 한 마리를 보내야 겠다.


책 속에 같이 들어온 독후활동지도 참 좋았다. 특히 1번 활동, 유엔에서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7개의 목표를 정하고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처음 봤는데 앞으로 수업에서 활용해서 써보고 싶다. 그리고 독후활동지에 <아프리카 염소 보내기 캠페인 알아보기> QR코드가 있는데, 이 책의 2쇄를 인쇄할 때는 이 코드가 그림책에 수록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2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

책 제목 <염소 4만원>

띄어쓰기 맞춤법에 따르면 '4만 원'이 맞다. 옥상달빛 원곡 제목도 '4만원'으로 표기되어 있다. 편집자분들도 고민하셨겠지만, 그래도 어린이 책이니 맞춤법 표기대로 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또 하나는, 피부색이다. 다인종을 그린 그림책을 보면 피부색에 눈이 간다. 하얀색VS검은색의 구도가 불편하다. 우리집 꼬마 아이만 해도 여름을 바깥에서 살다시피 해서 남부럽지 않게 까맣게 탔다.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염소를 보낼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진 사람들 사람들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봐 주었으면 하고 부탁드린다.은 다 하얀 피부다. 그림책답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게 일관적으로 하얀색 피부를 그리는 것은 그림책에서 지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에도 2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살고, 피부색이 다양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함께'의 가치를 노래하는 책에서 소외되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봐 주었으면 하고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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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의 페미니즘 다이어리
김고연주 지음, 김다정 그림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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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아이들 책 제목에 '페미니즘'을 달고 나온 작가와 출판사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과감한 시도 덕분에 궁금해서라도 이 책에 손이 갈 수밖에 없겠다. 특히 핑크와 공주 이야기를 좋아하고 옷에 관심 많은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런 책은 대환영이다.

서연이라는 이름보다 '여자애가'로 더 많이 불리는 주인공 아이를 보다보면, 문제의식과 궁금증이 절로 일어난다. 책 내용은 쉬우면서도 그 내용은 진중하다.

"널 좋아해서 그러는 거야."

"커서 누구랑 결혼할래?"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들었던 상황들에 대해 질문을 품게 된다.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하기"라고 끝나는 문체가 다소 불편했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인데 "~하기"로 끝나니 그 행동을 조장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담담하게 '머리 꽁꽁 묶어주기'보다 '머리 꽁꽁 묶어준다'라고 하는 게 읽는 입장에서는 더 편하고 화자의 마음으로 집중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서연이 캐릭터에 입혀진 '다홍색'이다. 제목도 다홍색이고 말이다.

그림 작가님께서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남성은 파랑, 여성은 빨강이라는 프레임이 강하다. 화장실 표시만 봐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서연이에게 다홍색 옷을 입히니, '페미니즘, 평등'의 느낌에서 거리가 멀어진다.

아이와 같이 읽기 참 좋은 책이었기에, 이 두 가지 아쉬움을 전해 본다.

개인적으로 남자아이 버전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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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의 아이들 북멘토 가치동화 39
정혜원 지음, 원유미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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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다룬 역사동화책은 여러 번 접했지만,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어린이 동화책은 처음 읽는다.

이름부터가 낯설다. 을불, 검손, 이랑... 하지만 낯선 느낌도 잠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든다.


개인적으로 고구려의 이랑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기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행동하는 역동적인 인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절로 응원하게 되었다. 특히 그 변화가 사건 중심으로 서술되는 역사 그 이면에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마주하며 나타난 변화라는 점에서 멋졌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살다가 한 자리에서 만난 삼국의 아이들.

태어나고 나니 그저 삼국 중 한 나라의 백성이었을 뿐인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라와 애국심보다 더 높은 우정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자기 삶을 살아낸다.


환경과 운명을 탓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며 새로운 선택을 하는 이 아이들을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성장 이야기를 삼국시대 역사와 버무려 동화로 펴낸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한다.


다 읽고 덮어보니, 출판사가 눈에 들어온다. 북멘토다. 작년에 북멘토에서 출간된 '불귀신 잡는 날' 역사동화도 재미있게 읽고 우리반 아이들과 돌려 읽었었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역사에 다가갈 수 있도록 좋은 책을 꾸준히 펴내주는 출판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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