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 이야기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지음 / 사계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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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누이이야기

 

세로로 긴 판형과 화면을 가득 채운 호랑이털들...

전래동화책을 보고 이렇게 압도당하기는 처음이다.

 

이억배작가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작품성을 보증받으리라 굳게 믿으며 책장을 걷었다. 역시나였다. 한 작가가 글과 그림을 같이 작업하였기에, 글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고 그림은 글이 담아내지 못하는 인물의 동선과 움직임까지 잘 나타내고 있었다.

 

이제까지 잘 알고 있던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이야기가 맞다.

하지만 이전까지 나온 다른 책들과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민화스러운 그림체, 구전동요처럼 군더더기없는 간결한 말들까지. 그리고 호랑이의 최후를 그린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세로로 긴 판형은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산을 타고 내려오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상승과 하강, 동앗줄을 잡고 올라가는 오누이와 떨어지는 호랑이, 게다가 글의 배열까지도 치밀하게 똑.. 떨어지는 느낌을 주니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노랫말을 신나게 읽는 느낌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여러 버전을 펼쳐놓고 아이와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있겠다. 이억배 작가님께서 다른 전래동화도 그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욕심쟁이 독자의 소망으로는 조금 더 열린 결말, 다른 결말로 가는 전래동화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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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나 사계절 아동문고 96
송미경 지음, 모예진 그림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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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나.

제목을 읊조리는데 묘한 느낌이 든다. 왜 나와 햄릿이 아니라, 햄릿과 나일까? 우연히 주인공에게 찾아온 작은 햄스터에 불과한 햄릿이 나보다 더 큰 존재일까?


슬픔 조각.
슬픔을 주고 받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발견하게 되는, 작가가 이야기 하고픈 주제의식은 ' 슬픔'이다. 햄릿은 주인공이 뜻밖에 알게 된 자신의 슬픔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주에서 나에게만 힘든 일이 있는 것은 아니며 슬픔은 나누면 옅어질 수 있다는 것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과 슬픔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눈물을 흘려야만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 큰 슬픔은 그것을 토해내려면 울음이 숙성 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송미경 작가를 좋아해서 작가님이 쓴 책은 다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이번 신작 햄릿과 나는 이전 책과는 달리 좀 더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정말 햄스터를 키우면서 있었던 일을 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어 보니 역시나 이다.

짤막한 어린이용 소설이지만 가만가만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었다. 무엇이 나의 슬픔 조각을 찔렀을까? 햄릿처럼 사색하는 시간을 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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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 싶지 않아! 마음을 쓰담쓰담 1
유수민 지음 / 담푸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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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괜찮아요! 이렇게 많은 걸 하면 공은 언제 줍겠어요?”

오소리야, 너는 너를 더 보살펴야 해.”

 

집에 놀러 오신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처음으로 읽어주고 있었다. 나는 설거지를 하면서 드문드문 들려오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부분을 들은 그 순간, 모든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느껴졌다.

 

너는 너를 더 보살펴야 해.”

 

나는 나를 잘 보살피고 있는가?

내가 행복해야 내 주위를 좀 더 넉넉한 시선으로 둘러보고 행복을 나누어 줄 수 있는데,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질문을 주는 책이었다.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고도 힘이 되었다. 싫을 때는 안 해도 괜찮아,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기 전에 너의 마음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봐.

 

자기 마음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제멋대로인 아이들도 있지만, 그런 목소리 큰 아이들에 가려져 다른 사람을 더 살피며 자기 마음을 꽁꽁 누르는 아이들도 있다. 이 그림책은 그렇게 자기 마음을 짓이기며 자발적+타의적으로 착한 아이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하면 정말 행복하냐고.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지금 나의 힘든 점을 얘기해 보고, 나를 위한 처방전을 스스로 내려보고 실천해 보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림이다. 작가 소개에서 보니 유수민 작가님은 서양화를 전공하셔서인지 그림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다만,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셨기에 주인공 오소리의 마음이 변화하는 것을 글로만 풀어내기 보다는, 오소리 자체의 변화를 색이나 크기고 살짝 알아볼 수 있게 힌트를 주셨더라면 더 재미있게 그림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오소리의 성장을 그리고 있으므로 오소리를 둘러싼 배경의 채도라든가, 오소리의 크기, 또는 오소리 마음의 작은 표식 등. 글과 그림을 같이 작업하는 작가가 잘 나타낼 수 있는 부분들을 다음 작품에서는 생각해 보신다면 더 훌륭한 차기작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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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한 도서관장의 이상한 도서관 - 떼었다, 붙였다! 재미있는 띄어쓰기 그림책!, 2021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2021 아침독서신문 선정, 2021 책날개 선정도서 바람그림책 86
윤여림 지음, 이나래 그림 / 천개의바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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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우뚱하고 읽다가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평소 윤여림 작가의 그림책을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그림책은 정말 기발하다. 같은 말인데 띄어쓰기에 따라서 전혀 다른 뜻으로 변신하는 이야기들이라니! 게다가 산발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기승전결을 지닌 하나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구름만 한 개 우는 소리

구름만한 개 우는 소리

 

배구 하고 놀까?

배 구하고 놀까?

 

다 정하고 신나게 놀자.

다정하고 신나게 놀자.

 

그림책을 읽어줄 때 이렇게 띄어쓰기에 힘주어 읽어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제 막 한글을 알기 시작한 아이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게 읽힐 책이라고 본다. 게다가 친절하게 뒤에 띄어쓰기로 달라지는 말 풀이가 실려 있다. 조만간 개정교과서에 실리지 않을까 점쳐 본다. ^^

 

 

천개의 바람 출판사의 바람그림책 시리즈는 책소개에 편집자 나름의 바람(출판 의도)가 나와 있다. 이 책의 바람은 띄어쓰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우리말의 재미를 느끼고 올바른 띄어쓰기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출판사의 바람이 충분히 이 그림책에 녹아있다. 적극 추천한다. 여러 번 읽을수록 그 뜻을 곱씹으며 작가의 생각에 감탄하게 되는 그런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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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발견 꼬리잡기 101 키워드 톡톡 시리즈 4
한태현 지음, 송영훈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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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알쓸신잡 같은 이런 류의 책은, 내용의 길이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 바로 외면당하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은, 몇 페이지만 읽어야지 했는데 어느새 한 학년 분량의 책을 다 넘겼을 정도로 쉽게 잘 쓰여 졌다.

특히 이 시리즈물의 편집자를 칭찬하고 싶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무엇에 대해 어떤 궁금증을 풀어주는지 한 눈에 알기 쉽게 편집되어서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가 초등학교 교사여서 그런지, 모르는 낱말이 정말 많은 요즘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말 간결하게 필요한 내용만 잘 쓰여 있다. 또한 학년 순서대로 내용이 배열되어 있어, 학생들이 보기에도 편하고 교사가 수업시간에 추가 배경지식으로 알려주기에도 유용하다.

화재에도 포기하지 않고 만든 장난감 레고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초코칩쿠키가 탄생한 배경 등 재미와 감동을 고루 잡은 다양한 과학 상식들이 나와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근무교 학생들과도 읽고 싶어서 북멘토의 키워드 톡톡 시리즈물을 신간도서로 신청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키워드 톡톡 시리즈물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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