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과 나.제목을 읊조리는데 묘한 느낌이 든다. 왜 나와 햄릿이 아니라, 햄릿과 나일까? 우연히 주인공에게 찾아온 작은 햄스터에 불과한 햄릿이 나보다 더 큰 존재일까? 슬픔 조각.슬픔을 주고 받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발견하게 되는, 작가가 이야기 하고픈 주제의식은 ' 슬픔'이다. 햄릿은 주인공이 뜻밖에 알게 된 자신의 슬픔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우주에서 나에게만 힘든 일이 있는 것은 아니며 슬픔은 나누면 옅어질 수 있다는 것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과 슬픔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눈물을 흘려야만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 큰 슬픔은 그것을 토해내려면 울음이 숙성 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송미경 작가를 좋아해서 작가님이 쓴 책은 다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이번 신작 햄릿과 나는 이전 책과는 달리 좀 더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정말 햄스터를 키우면서 있었던 일을 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어 보니 역시나 이다. 짤막한 어린이용 소설이지만 가만가만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었다. 무엇이 나의 슬픔 조각을 찔렀을까? 햄릿처럼 사색하는 시간을 보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