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여자 그림 보는 남자 - 서로를 안아주는 따스한 위로와 공감
유경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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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루브르 미술관에서 만난 '모나리자'의 그림은 의외로 너무 작아서 실망스러웠었다.

더구나 유리속에 숨어있는 모나리자의 미소는 생각보다 신비롭지 않았던 것 같다.

루브르의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2~3일로는 어림도 없다고 했던가.

아마 내가 이 책을 먼저 읽고 미술관에 같더라면 일주일내내 그림앞을 떠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스윽 지나쳤던 그림속에 숨은 그림들과 의미가 이토록 많았다니 그동안의 무지가 부끄럽다.



은근 까탈스러웠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제로를 만나고 그들이 그렸던 그림속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든다. 

평생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미켈란제로가 '최후의 심판'속에 숨겨놓은 해학은 복수극을 보는 것만 같다. 은근 자신을 까는 의전장관인 비아조 다 체세나를 지옥의 심판관인 미노스로 그려넣으면서 귀를 당나귀처럼 길고 괴상하게 그리거나 허리를 감은 뱀이 성기를 삼키려 하는 것은 대단한 복수가 아닌가.



목사였던 아버지와 반목하고 가족들과도 불화를 겪었던 고흐는 알콜중독으로 인한 섬망증으로 평생 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에 유독 노란색이 많았던 것은 그가 늘 마셨던 압생트 때문이라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이 압생트를 만드는 약초에 중독되면 물체가 노랗게 보이는 황시증을 유발하게 되고 덕분에 우리는 고흐의 노란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된 셈이다.



화가들 뿐만 아니라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섬세하고 특별한 감정을 지닌 사람들이다.

이해하지 못할 사랑에 빠지는가 하면 알콜이나 우울증같은 복병을 만나 피폐한 삶을 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극단적인 삶들이 빛나는 작품으로 승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그렸던 모델과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의 힘으로 작품이 탄생된다. 그나마 좋은 후원자를 만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도 했지만 거의 모든 화가들은 가난과 고통스런 삶이 보편적이었던 같다. 로뎅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의 삶은 너무 가엽다.

로뎅에게 카미유는 뮤즈였겠지만 카미유에게 로뎅은 고통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카사노바가 이렇게 생겼다니...요즘 아이돌처럼 예쁘게 생긴 얼굴이다. 하지만 그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이런 외모보다는 여자를 다룰줄 아는 섬세한 성격과 요리솜씨였다고 한다.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일생과 그림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보노라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었다.  이제 미술관에 가면 숨어있는 퍼즐을 찾느라 관람 시간이 길어질 것만 같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만난 화가들이나 그림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다면 꼭 펼쳐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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