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기욤 뮈소'이다. 멜로에서 시작되어 스릴러를 오르 내리다가 엑션으로 막을 내렸다.

매튜는 하버드대학의 철학과교수는 열정적인 강의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결혼 4년만에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그의 아내 케이트는 명망있는 심장의학과 닥터로 모델 뺨치는 미모와 완벽한 몸매를 지닌 사랑스런 여자였으며

매튜의 두 번째 부인이었다. 첫 번째 아내 사라와 그럭 저럭 살아가던 매튜는 어느 날 정원에서 전지 작업을

하던 중 전지가위에 손이 찔려 치료차 병원에 갔다가 자신의 손을 치료해주던 케이트에게 반해 사라와 이혼을

한 후 전격적으로 케이트와 재혼을 했던 것이다.

지성있는 철학과 교수의 심장을 녹일만큼 케이트는 매력적이었고 첫째 딸인 에밀리가 태어나고 꿈꾸던 집까지

마련한 완벽한 가정처럼 보였었다.

하지만 케이트의 죽음은 매튜를 절망에 구렁텅이로 이끌었지만 딸을 키워야 하는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으로

현실을 견디는 중이었다.

무리하게 구입한 집값을 보충하기 위해 집에 세를 들인 에이프릴은 매력적인 여성이었지만 동성연애자로

그의 독신에 구설을 없앨 좋은 룸메이트였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중고 맥북이 들어오면서 그의 인생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한다.

맥북의 전주인인 엠마는 뉴욕의 와인감정사로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으며 그녀의 오빠가 그녀의 물건을 정리하면서

매튜의 손에 맥북이 넘어온 것이었다.

맥북에는 없애지 않은 사진들이 들어있었고 매튜는 전주인의 메일주소로 사진을 없앨지 보내줄지를 문의하게 된다.

 

 

맥북의 전주인인 엠마는 뉴욕의 유명식당에서 일하는 소믈리에로 잡지에 기사가 날만큼 업계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지만

늘 허탕만 치는 연애사업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 쉽게 사랑에 빠지는 여린 감성때문에 늘 상처받으면서도 유부남인

프랑소와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매튜의 메일이 전달된다.

아내를 잃고 상심에 빠진 매튜와 여린 엠마는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외로웠던 두 사람은 뉴욕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갔지만 만나지 못한다.

매튜와 엠마는 서로가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하고 화를 내지만 사실 두 사람의 시간은 1년의 시차가 있음을 알게된다.

미래인 2011년에 살고 있는 매튜와 과거인 2010년에 살고 있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상황에 경악한다.

자신이 미친 것이 아닌가 두려운 엠마는 회피하고 매튜는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엠마에게

아내의 사건 당일로 돌아가 제발 교통사고를 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1년이라는 시차를 증거하기 위해 매튜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알려주고 사실을 확인한 엠마는 현실을 인정하고

매튜와 케이트의 뒤를 쫒기 시작한다. 이미 죽었지만 엠마의 시간에는 살아있는 케이트의 뒤를 쫒던 엠마는 케이트의

죽음에 얽힌 비밀들을 발견한다. 케이트는 단순한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남편 매튜를 죽이기 위해 살인 업자를

고용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매튜를 죽이려했던 진실들이 밝혀지면서 엠마는 컴퓨터 천재소년 로뮈알드와 함께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

 

 

'삶이란 어차피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것. 끊임없이 변모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다.

고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행복을 붙들어 매어둘 수는 없으니까....' -23p

 

'시간 여행자의 아내'나 '더 미러'처럼 시간을 오가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흥미롭다.

과연 과거의 사건이 변질되면 미래는 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운명처럼 결국 일어날 일들은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삶이란 어차피 고정되지 않았다는 건 알지만 만약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이런 호기심으로 시작된 매튜와 엠마의 시간여행은 단순하게 보였던 케이트의 교통사고가 사실은 그녀의 무서운

계략때문에 비롯된 자업자득의 결과임이 밝혀지고 미래의 어느 날 자살로 매듭지어질 엠마의 운명마저 바뀌게 된다는

설정이 너무도 파격적이다. 더구나 연약하고 예민한 엠마가 영원히 묻혀졌을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여정이 스피디하면서도

스릴만점이다. 비록 천재소년 로뮈알드의 등장이 사건 해결의 중요한 키가 되지만 엠마는 호감을 느꼈던 매튜에게 자신처럼

외로운 삶을 살게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케이트가 살아난다면 경쟁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스릴과 반전이 숨어있는 이 소설을 읽느라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다.

기욤 뮈소의 글에는 늘 '사랑'이 함께하고 결국은 악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아마도 그는 '사랑'만큼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자신을 완성하는 것은 없다고 믿는것 같다.

나역시 항상 '정의'와 '사랑'이 승리할 것임을 예감할 수 있는 그의 소설을 망설임 없이 선택한다.

시간여행의 가능성과 과학적인 증거를 요구하지는 말자. 유독 정많은 한국독자를 사랑한다는 기욤뮈소의 말처럼

그저 우리 정서와 닮은 그의 감성을 경배할 뿐이다. 반짝 거리는 그의 눈망울에 어떤 소재가 포착될지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