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행운 생각하는 책이 좋아 9
신시아 로드 지음, 김난령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한달 전 남녘의 섬으로 내려온 나는 이 책이 더 특별할수 밖에 없다.

어디서나 섬의 풍경은 비슷한 모양인지 뻔히 뭍이 보이는 가까운 섬임에도

학교를 폐교시킬만큼 사람들은 섬을 떠나고 있다.

시작은 적어진 학생 수를 채우기 위해서였다지만 열 한살짜리 소녀가

사는 섬 사람들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선뜻 입양하기로 결정했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혈연'을 중시하는 민족과는 사뭇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캐나다 사람들이지만 잘 짜여진 울타리 안에 새 식구를 들이는 것은 모험과도

같을터인데...이런점에서 쿨한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이 존경스럽기도 하다.

 

알콜중독자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열 세살 소년

아론은 위탁가정을 전전하다 바다가재를 잡으며 살아가는 테스의 가정에 들어오게 된다.

 



 

 

 

얼마전 단짝인 에이미를 뭍으로 떠나보내고 외롭게 지내던 테스와 동생 리비는

아론을 환영하지만 다시 버려지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아론은 쉽게 맘을 열지 않는다.

언젠가는 선장이 되고 싶었던 테스는 배려심이 많고 현명한 소녀이다.

아론의 멋진 트럼펫 연주에 반하기도 했지만 차가운 아론의 마음을 열어주려고

노력하는 테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순진한지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한단다. 서로 만나지 못한 때 조차도 말이야.

(중략) 사람은 만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점만 기억하기 쉽거든.

실제로 사람들은 더 복잡하단다." -158p

 

테스의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에게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는 장면이 눈에 어른거린다.

이런 가정이라면 얼음 심장을 가진 아이의 가슴을 충분히 녹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 닥치든, 우리 모두는 포기하지 말고 어려움을 헤치고 나아가야 해.

테스, 때로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둬야

할 때가 있단다. 비록 네가 원치 않는 식으로 흘러간다 해도 말이야." -230p

 

섬에서 떠나려는 아론을 붙잡기 위해 아론의 친엄마를 섬으로 불러들여 큰 사건을

일으키지만 결국 아론은 테스의 따뜻한 사랑에 닫혔던 마음을 문을 열게 된다.

 

정말 우리는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다. 파란물이 사방을 둘러싼 섬에 이주한 나를

봐도 그냥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둬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으니말이다.

 

바다건너 어느섬에서 물 흐르듯 인생을 관조하는 멋진 아빠를 둔 테스가 진정한 친구

아론을 만난 것 같아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아론, 테스 멋지게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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