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일은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더구나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여린 딸을 거두어가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이었을까.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꼬'는 극심한 병마에 시달리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당신을 사랑하는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그녀는 응답을 받았다고 했다. '내가 너를 통하여 내가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평화를 얻었다. 이세상에 오는 모든 생명체는 언제가는 소멸되어 갈 존재들이다. 인간의 목숨이라는것이 때로는 저 바깓에서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만도 못하고 온 순서대로 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시간이 멈추어 지고 이제는 추억만이 덩그라니 남은 현실을 맞이하면 우리는 상실의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하물며 내살과 뼈를 받아 태어난 자식을 먼저 앞세워야 하는 슬픔이라니.. 오고 가는 전철속에서 책을 읽는 습관인 나는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엄마이니 글을 얼마나 잘 쓸 사람이었던가. 하지만 오로지 에미로서만 피눈물로 써내려간 투병일기에 어찌 눈물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가 늘 써내려가던 드라마도 아니고 현실인지 꿈인지도 모를 상황들에 그녀의 가슴은 얼마나 무너져 내렸을것인가. 세상은 죽어마땅하다고 할만한 사람들도 넘치건만 이토록 아름답고 선한 아이를 데려가셔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이리 혹독한 시련을 주면서 가족들을 떼어놓으셔야만 했을까. 어찌 이글을 쓸수가 있었을까. 그 험난한 고통의 시간을 떠올려야하는 것이 쉽기야 했겠는가. 당당한 작가로서 남아달라는 딸의 마지막 부탁을 외면하기 어려워서였을 것이다. 아무리 인간의 힘이 대단하다고 해도 우리는 수많은 질병앞에 속수무책의 여린 존재인것을. 백혈병 발병후의 3년간의 기록을 피눈물로 써내려갔을 에미 '김효선'에게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싶다.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을 서연이가 더이상 엄마의 눈물을 보지 못하도록 기도할 것을 안다. 기도로서 그 혹독한 시간들을 견디고 고통속에 깃든 사랑의 기억들을 세상에 내놓아준 그녀가 이제 씩씩하게 다시 세상앞에 서있다는것을..증명한것만 같아서 더 소중해지는 책이다. 선하게 살다건 서연아 너로 인해 또다시 감사한 하루를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