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어서 고맙다 - 제3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양창삼 지음, (사)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엮음,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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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글의 힘이란게 이렇다. 시(詩)의 진심이 전해지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길지 않아도 진심이 느껴지는 어르신들의 말이라, 살아온 경륜이 느껴지는 역사라 마음이 촉촉해진다.


이런 공모전이 있는 줄 몰랐었다. 그리고 세상 곳곳에 이렇게 대단한 시인들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이런 공모전을 해준 시인협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마치 동시를 보는 것도 같고 기나긴 자서전을 보는 것도 같은 글들을 이렇게 짧게 전할 수 있다니.

웃다가, 울다가, 삶에 지쳐 무뎌진 마음들이 스르르를 풀리는 시간이었다.


이제 보기가 어려워진 연탄! 얼마전 검색을 해서 찾아간 연탄불고기집에서 활활 타오르는 연탄을 지켜보면서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뉴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안도현 시인의 싯귀를 떠올렸었다. 여기 인생을 치열하게, 뜨겁게 살아낸 어른의 싯귀도 가슴을

파고든다. '살아서는 모두를 따뜻하게 재가 되어도 쓰일 곳이 있는...너의 일생을 닮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그러니 이런 시도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부 전화도 제대로 못하는 불효녀인지라 이 시에 가슴이 따끔해졌다.

엄마 별일 없어? 밥은 잘 먹고? 하는 말에 그럼 그럼 별일 없다. 밥도 잘먹고..

엄마도 연기대상감의 연기를 했던 것일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어느새 늙어버린 나도 자식들의 전화에 잘 있다고 바쁜데 얼른 끊으라고 하는데..나는 최우수 연기상쯤 받으려나.


엊그제 상큼한 CF 한편이 참 마음에 들었다.

면접을 보는 장면...'당신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나요?'

'잡초라고 생각합니다...그러니 뽑아주세요' ㅎㅎ 참 신세대다운 위트아니던가.

조그만 텃밭을 가꾸면서 풍성해야할 먹거리는 시들하고 뽑아내야 할 잡초는 무성한게 늘 불만이었는데..

나이가 드니 잡초 하나에도 애틋한 마음이 드는거다.

알아주지도 않는, 이름도 알 수 없는 너도 살아내느라 애썼다.

코끝이 시큰해진다.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싸도 따뜻해진다는 다른 어르신의 시도 떠올랐다.

'살아내느라...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우리 모두'

이웃친구보다 더 자주 만나는 의사가 더 정겹다거나 젊을 땐 술집에서 만났다 지금은 약국 앞에서 만난다는 단골이야기가 저릿하지 않은가. 이렇게 우리 늙어가고 있구나.

손주의 과자를 훔쳐먹고 고양이가 먹었다고 시침떼는 할부지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시를 읽어주자 곁에 있던 딸이 한참을 웃는다.

시의 힘이다. 살아내느라 애써온 어르신들의 힘이다. 그래서 감사했고 이런 시를 읽을 수 있게 해준 시인들과 협회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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