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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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분명 예전에 비해 풍요로운 시대가 온건 맞는데 왜 살아가는건 점점 힘든걸까.

학교 졸업하고 취업하고 돈 모아 집도 사고 결혼도 하고 이게 우리 시대에는 당연한 수순이었고 가능한 일들이었다. 밥을 굶는 사람이 아주 없는 것 아니겠지만 과거처럼 지독한 가난의 시절도 아니건만 청년들의 삶은 왠지 더 궁핍해졌고 미래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월급사실주의'에 글을 올린 8명의 작가들은 20~30대의 젊은이들일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하지만 실제 월급, 혹은 시급을 받아본 경험들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이렇게 '사실주의'에 맞는 글들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냥 상상한 글들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냥 주욱~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같은, 혹은 자라지 않는 피터팬같은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았을텐데...



강보라 작가의 '우리의 투어'는 실제 우리 딸이 경험한 일들이어서 더 아리게 다가왔다.

정말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연차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일의 특성상 주말이 더 바빠 주중 어정쩡한 날을 골라 쉬어야 했던 일을 하면서 점심 식대 7천원, 그것도 법인카드로 결제를 해야 해서 돌아가며 카드를 들고 식당이 아닌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이나 라면으로 연명했던 시간들.

엊그제 왜 우리아이 연봉이 요거밖에 안되냐고 신입사원 엄마가 회사를 찾아가 항의했다는 뉴스가 나오던데 정말 뛰어가서 그 이사란 몸 멱살을 쥐고 흔들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월급까지야 그렇다치고 하루 한끼를 그 따위로 먹이면서 들으라는 듯 던지는 말폭력은 또 어떻고.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동안 쓰지 못했던 연차에, 연장근무분에 대한 수당은 입을 싹 닦아서 딸은 기어이 내가 다 찾아먹고 말겠다고 작정하고 노동청에 진정을 하고 몇 개월에 걸친 피곤한 싸움을 벌였다. 이 투어는 '투쟁'이라고 표현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지금도 가장역할을 해야하는 엄마들은 밥을 지어놓고 부리나케 마트며 결혼식장으로 뛰어간다.

남의 집 식탁에 차려질 식자재를 팔면서 내 집 식탁은 제대로 차려내지 못하는 현실.

거기에 결혼하는 신부의 드레스를 들고 지하철을 타고 손으로 주물러 세탁을 해야하는 헬퍼의 현실은 잘 알지도 못했다. 아 진짜 먹고 살기가 왜 이리 힘드냐.

더럽고 치사해도 '월급 따박따박 받는'직장이 더 나으려나. 가슴에 늘 사표 한 장 품고서라도.


그리고, 정말 누군가는 이런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사직서를 던진다. 삶의 사직서까지 던진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냥 숨만 쉬고 살아도 돈은 필요하니까, 괴로워도 슬퍼도 버티는거다.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사회라던데 어쩔 수 없이 증오심만 늘어가는 현실이 아프다.

'참지 말고 때려쳐'라고 해야하나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야 참고 살아야지'해야하나.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막막해진다. 오늘도 면접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서는 딸의 뒷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건물주가 못되어서, 누구처럼 가게라도 차려주지 못하는 가난한 엄마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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