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2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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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 친구의 편지를 받았다. 서울과 여수를 오가는 기차는 항상 섬진강옆을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강 건너편 간혹 보이는 집들 중에 이 친구의 집이 보이지는 않을까 생각하곤 했었다.

아직도 살고 있으려나 그 강가에 들어가 산지가 몇 년이 되었던가. 한동안 텃세로 고생좀 한다더니.


친구의 편지는 화려한 철쭉이나 이팝나무이파리가 아닌 땅에 착 붙어서 웃고 있는 꽃옆에 두고 싶었다. 이제는 땅과 더 친해진 지금의 그녀와 많이 닮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내가 섬에 들어가기 전-이 십여년쯤 되었으려나-출간기념 독자와의 만남에서 그녀를 만난적이 있었다. 많이 예뻤고 그녀의 작품들만큼이나 개성이 강한 첫인상이었다.

대개 작가들의 작품들은 비슷한 색을 띄기 마련이다. 자신을 투영하지 않을 수 없으니 완전히 다른 작품들이 나올 수는 없을텐데 이 작가의 작품은 좋게 말하면 스펙트럼이 넓었고 나쁘게 말하면 같은 사람이 쓴 글인가 싶게 극과 극을 달린다는 느낌이랄까.


평행이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난 이 작가와 참 많이 닮은 삶을 살았다.

치열했던 군사독재시대에 학교를 다녔고 도피처럼 결혼을 했었고 이혼을 했었다.

분유값, 기저귀값, 교육비를 홀로 벌어 아이 둘을 키웠다.

그녀의 30대처럼 나도 그랬었다. 이십대처럼 좀 철이 없어도, 무모해도 버틸 재간이 없었던 시간들이었다. 그녀는 글을 써서 가장의 역할을 해냈고 나는 그런 재주는 없어 다른 일로 돈을 벌었다. 그럼에도 열심히 책을 읽었고 그녀도 그렇게 만났었다.


2008년도에 쓴 같은 제목의 책도 딸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었다.

당시 위녕은 사춘기를 지나고 있었거나 막 지난 시간쯤이었을 것이다. 성이 다른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그녀는 당당했었다. 비어가는 통장이 불안하긴 했어도 세상에 당당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자식에게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던 엄마였다. 세상 그 어떤 공격보다 아이들의 차가운 눈빛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고-나도 아들의 사춘기때문에 시골로 도망쳤었다- 이렇게 글로 나마 딸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 같았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니 '밥은 먹고 다니니? 책도 안 팔리는 시대라는데..'.

이제 글을 더 안쓰려나 싶어 기다려지기도 했고. 그래서 이제 서른 중반에 이른 딸 위녕에게

보내는 이 글들이 나에게도 보내는 편지같아서 무척 반가웠다.

자식이란 그런 존재더라. 기저귀만 떼면 좀 편안해지겠지, 손에 젖병을 들고 먹으면 좀 낫겠지, 사춘기만 지나면, 대학만 졸업하면, 취직만 하면, 결혼만 하면....하지만 내가 죽는 순간까지 절대 떼어놓을 수없고 편할 수 없는 아기같기도, 상전같기도 한 그런 존재라는걸.

위녕에게 읽으라고 추천해주는 책들은 정말 좋았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ㅎㅎ 그 카네기가 강철 카네기라고 생각했던 것도 나랑 똑같아), 죽음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진부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른들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이 그냥 생긴게 아니란다.

알려주지 않아도 계절따라 피는 꽃을 봐도 눈물이 흐른다는걸 보니 우리가 늙긴 늙었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고 보낸 네 편지에 나도 답장을 보낸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도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번 참에 1권 표지 리커버 개정판을 함께 내놓았다니 추억을 되새겨볼 좋은 시간을 가져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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