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헤세와 고흐의 친필 편지와 그림들이 실려있어 더욱 거장들의 만남이 깊숙하게 다가왔다.
고흐의 그림은 언제 보아도 참 좋다. 강렬한 별과 해바라기와 산뜻한 아몬드의 이파리는 봄날 찬란한 벚꽂을 닮지 않았는가. 동생이 낳은 아이를 위해 그렸다는 이 그림에서 그의 다정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왜 고흐가 자살을 선택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었다.
누군가는 오발이었다고도 하고 자살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있었다.
하지만 테오가 보낸 편지지가 고흐의 죽음을 불러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글에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월급의 상당한 액수를 형을 위해 보냈던 테오가 직장마저 잃었다는 것을 편지지를 통해 알게된 고흐는 엄청난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얼마 전 아들까지 태어났는데..
자신이 없어지면 테오의 삶이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종이위에 손글씨로 글을 써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한데...
편지지를 펼친 순간 이미 마음은 상대에게 가있게 되는 안부의 편지에서 절망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다.
자신이 살았던 시간들을 글로, 그림으로 남긴 위대한 작가의 편지를, 흔적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후에 나를 기억해줄 글 한줄이나마 남아 있으려나.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