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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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카페 서평단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성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이 세상을 살다간 인물들은 모두 몇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름만이라도 기억되는 인물은 백만분의 일쯤 되려나? 더 적으려나?

글로 그림으로, 자신의 영혼을 갈아낸 작품들을 남긴 인물들중 헤르멘 헤세와 빈센트 반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에 다시 고전읽기 바람이 불어서인가 헤르멘 헤세의 작품들을 읽어볼 기회가 잦았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타르타'등..

이 책에 소개된, 헤르멘 헤세의 초기작인 '헤르만 라우셔'는 읽어보지 못했다.

어쩌면 헤세의 자전적 스토리였을 그 소설안에는 당시 헤세가 느끼고 있을 수많은 감정들이 녹아 있을 것이다. 그 작품속에 이후 헤세가 발표한 수많은 작품의 모태가 숨었다고 했다.


헤르만 헤세는 반 고흐보다 20여년 후에 태어나서 같은 시기를 살았던 시간은 고작 13여년 정도였다.

반 고흐가 너무나 빨리 삶을 끝내는 바람에 미처 같은 시기를 살았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의 만남(실제의 만남이 아니라)이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니 고흐가 좀 더 살았다면 만날 수도 있는 거리가 아니었을까.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라고만 생각했던 헤세가 사실 그림에도 소질이 있었다고 하니까 가능성을 생각해보았다. 살아생전 고작 1점의 그림만 팔렸다는 고흐여서 아주 늦게서야 그의 재능을 알아보았을 헤세가 자신의 작품에 반 고흐의 삶을 겹쳐 놓았다고 하니 인연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둘 다 심각한 정신병을 앓았고 자살 시도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둘의 삶은 완전히 다르기도 했다. 헤세가 남긴 수만통의 편지를 보면 적어도 헤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었고 오로지 자신의 가족과 고갱에게만 안부를 전했던 고흐에게서는 고독함과 절망같은 것들이 느껴지지 않는가.

동생인 테오가 없었다면 고흐의 작품들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고흐에에게 테오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돈을 대주는 고마운 동생을 넘어서 삶을 살 수 있게 손을 잡아준 생명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테오에게 보내는 안부의 편지는 다정했고 가끔은 수다스럽기도 했고 슬쩍 물감을 살 돈을 보내달라는 글에 가슴이 아렸다.



대개의 독자들은 작품을 통해 작가를 만난다. 작품속 이미지, 가끔은 표지뒷편에 있는 사진같은 걸 보면서 성격이나 삶을 짐작해보는데 헤세가 독일의 대문호정도로는 알고 있었지만 동양사상이 깃든 '싯다르타'가 왜 탄생되었는지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의 어머니가 인도인이었다는 것도 얼마전에서야 알게 되었으니 나는 그저 겉핥기 수준의 독서만 한 셈이다.

어쩐지 정통 독일인의 모습보다 살짝 어두운 피부색이 그런 이유였던 것이다. 그의 수많은 탈출과 자살시도는 혹시 이런 태생의 원인도 있으려나.


이 책에는 헤세와 고흐의 친필 편지와 그림들이 실려있어 더욱 거장들의 만남이 깊숙하게 다가왔다.

고흐의 그림은 언제 보아도 참 좋다. 강렬한 별과 해바라기와 산뜻한 아몬드의 이파리는 봄날 찬란한 벚꽂을 닮지 않았는가. 동생이 낳은 아이를 위해 그렸다는 이 그림에서 그의 다정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왜 고흐가 자살을 선택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었다.

누군가는 오발이었다고도 하고 자살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있었다.

하지만 테오가 보낸 편지지가 고흐의 죽음을 불러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글에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월급의 상당한 액수를 형을 위해 보냈던 테오가 직장마저 잃었다는 것을 편지지를 통해 알게된 고흐는 엄청난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얼마 전 아들까지 태어났는데..

자신이 없어지면 테오의 삶이 더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종이위에 손글씨로 글을 써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한데...

편지지를 펼친 순간 이미 마음은 상대에게 가있게 되는 안부의 편지에서 절망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다.

자신이 살았던 시간들을 글로, 그림으로 남긴 위대한 작가의 편지를, 흔적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후에 나를 기억해줄 글 한줄이나마 남아 있으려나.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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