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
빌헬름 슈미트 지음, 강민경 옮김 / FIKA(피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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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건물과 건물사이에는 불빛이 넘실거렸고 가끔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들이 보이기도 했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한 장면들.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동안의 삶이 너무 속박되었던가. 그래서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상상을 했던걸까. 꿈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 자유로움속에서도 계속 집을 찾고 있었다.


시계를 보면서 일어나고 씻고 밥을 먹고 집안을 치우고 은행이나 시장을 가기위해 외출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식사준비를 하는 일상이 반복된다. 아주 가끔 오래된 골목을 산책하거나 그림 감상을 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기도 한다.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는 삶은 그네를 타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네 재미있는 놀이이다.

잘만 구르면 높이 날아올라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보이고 상쾌한 바람까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오름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것이 또한 그네타기이다.

내리막이 예정된 오름은 마냥 행복만 느낄 수는 없다. 내리막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수많은 길을 만나게 되고 내 선택에 따라 삶이 달라지기도 한다.

곧게 뻗은 길을 만나기도 하고 빙 둘러서 가야하는 길도 만날 수 있다.

에움길을 만나면 몇 걸음 뒤로 물러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후퇴는 싫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잠시 뒤로 물러나면 어느새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경험이 위로가 된다.



'인생은 기쁨과 슬픔, 열정과 고요가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는 그네와 같다.' 그래서 한 때 빛났던 사랑도, 최고점의 성공도 반드시 하강이라는 굴곡을 만난다. 정점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은 실패나 추락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런 삶의 리듬이라고 여기면 견디기가 훨씬 쉬운일이 될 것이다.

누구나 겪는 정점과 내리막의 길. 그래서 나에게만 특별한 추락이나 실패가 아니라는 점이 큰 위로가 된다.


그네가 흔들리면 그저 그네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구르려고 애쓰지 말고 바람이 흔드는대로 놓아두는 것이다. 세차게 불던 바람이 잦아지고 그네의 움직임도 멈춰질 것이다. 그렇게 긴장이 풀린 몸은 다시 힘을 내서

발구르기를 시작하면 된다. 그래서 결국 다시 날아오르면 된다.

정점의 순간에 얼마나 머무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아래도 떨어지는 힘이 크면 다시 날아오를 힘도 커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정점을 오르는 법을 배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오르내리는 삶 속에서 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나는 이미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늘을 날았다.

큰 상자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육실에 갇힌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그 공간은 컸고 화려했지만 그와 나는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는 날아오르지 못했다. 그게 엄청난 희열을 주었다. 꿈인듯 현실인듯 세상을 날아다니는 내가 너무 특별한 존재여서 행복했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지만 꿈에서라도 상상에서라도 꼭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기를...존재감 뿜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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