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 - 스톤헨지부터 우주정거장까지 역사의 랜드마크로 남은 위대한 걸작들 테마로 읽는 역사
소피 콜린스 지음, 성소희 옮김, 임석재 감수 / 현대지성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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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선 순간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건축에 관해서야 문외한이지만 '세계사'가아닌가.

나는 이 봄, 벚꽃이 막 피어나려는 이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시작했다.


세상은 지금 전쟁중이고 보도되는 뉴스는 온통 폭탄이니, 사망이니, 유가인상같은 단어만 쏟아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은 수없이 이어졌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무고한 사람들이 무수히 죽어가는 이런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는게 인간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여기까지 찬란한 문명을 이끌어 온 것 또한 인간이다. 과연 인간은 위대한 존재인가, 아니면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본성을 가진 존재인가.

어쩌면 이런 악의 근성으로 인해 인류의 번영이 따라왔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이는 것, 혹은 보이지 않는 권력또한 탐욕으로 시작되었던 것이고 그런 욕망으로 탄생된 것이 아니던가.


잉글랜드에 있다는 스톤핸지는 사원이자 회합장소, 달력으로 이용되기도 한 실용적인 건축물이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3500년경에 흙을 쌓기 시작하여 5세기가 넘어서야 최초의 환상열석을 세웠다니 당시의 인간의 인내심은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도 더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지금의 모습이 되었단다.

지금보다 생각할 일들이 없고, 오로지 먹고 사는 일과 두려운 신에 대한 찬양만이 제일 이었던 시대여서 가능했던 것일까. 폴리네시아의 모아이 역시 6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조상숭배의

흔적이라는 추측은 되었지만 완성되지 못한 석상들이 흩어져 있고 나중에 왜 쓰러졌는지 가설이 많다고 한다.

섬의 한정된 천연자원, 특히 나무가 고갈되었고 그들의 풍요로움도막을 내렸다. 그동안 마구잡이로 자연을 유린했던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역사에서 배워야 할 것들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사진으로만 봐도 정교하고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베르사이유 궁전! 프랑스 건축과 정원의 품위가 이렇게 남아있다는 것은 프랑스 사람에게 큰 자부심일 것이다.

파리에 있던 정궁은 아니었고 사냥용 별장이 있던 이 궁정을 새로운 중심지로 삼고자 정부를 베르사이유로 옮겼다고 한다. 그즈음이었다면 혹시 화장실은 있었을까. 예전 프랑스궁에는 화장실이 없었다던데..

그래서 하이힐이 생겼다는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누가 좀 알려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인간의 위대함은 바로 수에즈운하나 파나마 운하같은 대공사를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땅을 파고 물을 끌어오고 말하자면 지도를 바꾸는 일은 기계도 거의 없었던 시절에 만들었다는게 위대하지 않은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야 했던 뱃길을 단축시켜 인류에게 번영을 가져온 이 운하는 이후 영국의 탐욕으로 인해 굴곡의 시간을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뱃길이 막히면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 그 물길 하나가 그런 존재인 것이다. 수많이 사람이 죽어 완성한 이 운하가 이후 후손들에게,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왔다는 것으로 영혼들이 위안이 되었기를..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을 후버 댐을 보면서 생각한다. 기술적인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엄청난 댐을 완성하고 얻은 이득은 미국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공황으로 인한 실업자를 구제했고 수력발전이나 물의 안전한 공급에도 지대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설이나 건축물들은 너무 많았다. 당시에는 비난을 받거나 반대에 부딪혔지만 후에 가치를 인정받은 것들...인간은 먼 곳보다는 바로 코앞에 이익만을 먼저 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역경을 물리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인류의 문화와 번영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금문교에는 나도 가본적이 없어 반가웠다. 그러고보니 소개된 500개의 건축물중에서 내가 직접 본 것은 5~6개 정도였다. 아마 이 책이 아니었다면 평생 이 건축물들을 다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일단 책의 무게만큼 500가지 건축으로 뽑힌 유산들이 너무 많고 소중해서 하나하나 놓칠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봉정사 극락전과 경복궁의 근정전이 소개되었는데 사실 더 의미있는 유산이 많은데 두 곳만 소개된 점은 아쉽기도 하다.


일본은 우리보다 조금 더 많은 유산이 소개되었는데 후지산이 보이는 히메지성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저 아름다운 성의 기능을 넘어서 절대 뚫을 수 없을 정도의 요새였다는 점이 놀랍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속마음을 숨기는 일본인들의 성격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요요기 국립경기장의 독특한 선이 인상에 남는다. 우리나라에도 동대문 DDP같은 것은 소개되어도 좋지 않았을까.

커다란 바위를 조각해서 만든 집이며 절벽의 절, 신석기 시대의 집터에 쌓인 정교한 돌담같은 것들을 보면 인간의 힘이 어디까지 일지 한정할 수가 없다.

AI시대를 맞고 보니 미래의 인류는 어디까지 진화할지, 혹은 퇴보할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적어도 여기 소개된 이 소중한 유산들이 오랜 세윌이 지나도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 건축중에는 번영의 흔적뿐만이 아닌 폭력과 잔혹의 역사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인류가 지은 위대한 건축들을 이렇게 집대성해서 소개해준 저자에게도 위대함을 본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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