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나고 찢긴, - 여성 바디호러 앤솔러지
조이스 캐롤 오츠 외 지음, 신윤경 엮음 / 문학수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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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표지만큼이나 섬뜩하고 으스스한 오컬트 단편집이다.

팔 다리가 네 개이고 몸뚱이가 두 개인 조각을 만드는 예술가가 등장하기도 하고 여성 조각가에게 말은 건네는 존재가 과거 엄마의 자궁에서 함께 잉태되었던 '기생 쌍둥이'라는 사실도 오싹하다.

실제 이런 일들이 존재하기도 한단다. 100만분의 1의 확률로.


자신이 돌보던 할머니가 죽어 장례식에 참석했던 여자는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는, 그래서 관절이 부러지고 부상을 당하기까지 하지만 마치 동화 '빨간 구두'의 아이처럼 춤이 멈춰지지 않는다. 결국 그녀의 춤을 멈추가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달팽이라고 생각하는 여자가 여자 인간의 삶을 연기한다는 설정도 아주 특이한 주제였다. 걸핏하면 등장하는 미국의 총기 사고에 대한 풍자를 그린 '은닉 휴대'편은 총기 수가 거주인들보다 더 많다는 텍사스주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을 그렸다.


갑작스럽게 배가 부풀어 오르고 급격한 통증을 겪게 된 여자가 화장실에서 배출한 정체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런 발상의 소설을 쓸 생각을 한 저자는 위기감없이 총을 소지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을 향해 글을 총처럼 쏘아올린다.


연극배우인 여자에게 치근덕 거리는 남자가 여자에게 떠밀려 뾰족한 못에 머리가 박혀 죽임을 당하자 연극배우와 그를 사랑하는 남자는 시신을 소품 마네킹으로 변신시키고 도주한다. 부패의 냄새가 퍼지는 시간까지 발견될 위험은 없다. 다행이 추위가 있었다.

여자를 밝히던 남자의 죽음의 진실을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냥 매독에 걸렸다고 여길 정도이다.

이 책의 실린 15편의 단편들의 저자는 여성들이다.

터치는 섬세했고 차갑다. 세상에 여전히 존재하는 가부장제나 여성 속박에 대한 실랄함이 살아 숨쉰다. 발레리나를 꿈꾸는 흑인 여성에게는 여전히 편견이 존재한다.

흑인 여성 발레리나는 없단다. 하지만 그 선입견은 무너졌다. 아주 조그마한 길이 열렸을 뿐이다.

'조각나고 찢긴'과거의 여성들과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벽에 대한 여성 저자들의 칼날이 시퍼렇게 다가온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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