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워본 사람은 공감할 '잉태기'는 희한하게도 시모와의 갈등이 아닌 시부와의 갈등이 피터지게 전개된다. 돈은 좀 있는 시부의 갑질과 편파와 손녀딸에 대한 집착이 버무려져 읽는 내내 고구마 먹은 느낌이다. 더구나 그런 시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딸을 끼고 도는 엄마의
애정행각(?)은 또 어떻고. 애를 저렇게 키운다고? 그렇게 돈도 많고 자손이라면 벌벌 떠는 시부가 왜 아들타령은 안하고 손녀딸 하나만으로 만족했는지도 궁금해진다.
괜한 오지랖이겠지만. 잉태기라기 보다는 '망태기'다. 부글거리는 와중에 시모가 했다는 말 하나가 탁 와 닿는다. '아가, 난 말이다. 결핍이 집착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애정도 적절히 내어줄 줄 알아야 해' 암 맞는 소리지. 엄마나 시부나 도긴개긴인데 참 아까운 시모일세.
참 이쯤에서 작가가 궁금해진다. 그녀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사실 이름도 처음 듣는다. 이제 나이가 서른 둘! 세상에 대해 뭘 좀 얘기해도 되는 나이다.
그런데 이건 그걸 넘어선 지식, 아니 지혜, 아니 그런 단어로 표현해도 딱 차지 않는 깊이가 있다. 마지막 편에서 힘이 살짝 빠지는게 아쉽지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만큼의 역량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야! 신애기 나오는 장면부터가 혼모노야 덮지 말고 읽어봐'
책을 덮고 딸내미에게 던진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