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박사의 딸
실비아 모레노-가르시아 지음, 김은서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야샥툰!.

프랑스 출신 의사 모로박사와 그의 딸 카를로타와 집안 살림을 도와주는 라모나와 동물인간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최근까지 모로박사를 돕던 집사가 떠나자 모로박사에게 투자를 하고 있던 부자 리잘데가 새로운 집사 몽고메리를 야샥툰으로 데려온다.



모로박사가 만들어낸 동물인간들, 그중에서도 카치토와 로페는 카를로타와는 같은 핏줄처럼 끈끈한 사이였다.

모로박사는 프랑스 명문가의 후손이었지만 그가 연구하는 작업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프랑스를 떠나 섬과도 같은 야샥툰에 은거하면서 카를로타를 키우고 투자자인 리잘데의 돈으로 동물인간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리잘데는 거대한 자신의 농장에서 일할 일꾼이 필요했었다. 모로박사의 동물인간들에게 투자를 한 이유였다.



몽고메리는 영국인으로 사랑하는 패니와 결혼했지만 알콜중독자에 도박꾼인 남편을 못견디고 떠난 패니를 늘 그리워했고 패니를 만족시키기 리잘데에게 빌린돈에 쫓기면서 할 수 없이 야샥툰의 집사로 오게 된 것이다.

몽고메리가 보기에 야샥툰은 이상한 곳이었다. 모로박사의 연구실에서 배양되고 있던 이상한 동물인간도 그렇고 이미 만들어진 동물인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야샥툰의 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몽고메리는 야샥툰의 집사로 일하게 되었고 열 네살의 카를로타가 스물살이 될 때까지도 머물게 된다. 술을 마시는 습관도 여전했고 패니를 그리워하는 것도 마찬가지

였지만 어느 날 리잘데의 아들 에두아르도가 야샥툰을 방문하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아버지의 돈에 의지하면서 오만하게 자란 에두아르도는 아름다운 카를로타에게 반하게 되고 세상과의 경험이 없었던 카를로타 역시 에두아르도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둘은 가까워지게 된다.



모로박사는 리잘데에게 오는 돈이 점점 줄어들자 위기를 느끼게 되었고 카를로타를 그의 아들과 결혼시켜 야샥툰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몽고메리의 마음은 어지럽기만

하다. 여전히 마음속에 패니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아름답게 성장한 카를로타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리잘데는 아들이 모로박사의 딸과 결혼하려고 하자 야샥툰으로 달려와

카를로타와의 결혼을 절대 안된다고 말한다. 리잘데는 알고 있었다. 카를로타의 진짜 정체를.

동물인간들은 모로박사를 비롯해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괴물이었지만 선한 존재였다.

자신들을 창조해낸 모로박사를 존경했고 두려워했으면 카를로타를 사랑했다.

하지만 리잘데의 변심으로 야샥툰은 위기에 빠지고 동물인간들은 카를로타의 결단으로 야샥툰을 떠난다. 야샥툰을 되찾기 위해 리잘데와 아들, 장정들이 쳐들어오면서 몽고메리와 카를로타는

죽음의 위험에 처한다.

저자는 이 소설을 '모로박사의 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미 오래전 발간된 이 소설에서도 끔찍한 생체실험이 등장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의 존재들은 누구의 죄일까.

그럼에도 결국은 선(善)과 사랑이 또 다른 구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소설이다.

사방이 막힌 야샥툰에서 벌어지는 광경들이 눈에 그려지는 것 같이 스펙터클함이 매력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