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정의의 편에 - 지금 이 시대는 정의로운가? 인권변호사 강신옥의 육성회고록
홍윤오 지음 / 새빛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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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는 정의로운가'라고 묻는다면 단연코 아니라고 답하겠다.

내가 태어날 무렵 박정희는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던 시기였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는 너무 어려서 몰랐지만 이후 10대 후반 10.26을 겪었을 때의 기억은 또렷하다.



이제 군사정권의 오랜독재가 끝나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는 전두환과 노태우에 의해 좌절되었고 이후의 대통령들도 결국은 감옥에 가는 등 불행이 이어졌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탄핵으로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정치권의 인물들은 여러가지 죄목으로 재판을 받는 등,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살아가는 국민이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다.



요즘은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 분명 이 책의 주인공인 강신옥변호사가 살았던 시대보다 나아져야 하는데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늘 말이 있다. 분명 어려운 시절 정의로 대중을 이끄는 리더가 나온다면 영웅이라는 칭호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머리좋고 앞길이 구만리 같았던 한 법조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니 아무리 재능이 있고 영웅의 칭호가 마땅한 사람일지라도 시대를 잘만나야 자신의 삶이 평온했을 것이란 사실이다.



정의가 사라진 시대에 불의와 맞서던 판사, 이후 변호사가 된 강신옥의 삶은 억울하고 화가 쌓이는 시간들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공부하고 약한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외쳤던 한 남자의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굳이 따지자면 스스로는 보수에 더 가까웠지만 정의와 불의를 가리는 일에서 만큼은 보수와 진보의 구분도, 좌파와 우파의 차이도 없다는 말에 200% 공감한다.



최근 김재규에 대한 재심이 받아들여져 다시 재판을 한다고 한다.

지하에 있는 강신옥변호사가 환호할 일이다. 과연 김재규는 정의로운 인물이었을까.

우발적이었는지, 계획적이었는지, 진정한 정의를 구현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자신할 수는 없지만 저자의 말처럼 유신에 일격을 가한 인물이라는 평가에 동의하게 된다.

100세 시대에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자신의 정의가 옳았음을 다시 증명되는 현실을 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가장 비극적이고 역동적인 시대에 태어나 불의함에 분연히 맞서 억울한 시간들을 살다간 저자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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