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 - 흥미로운 역사가 담긴 16통의 가장 사적인 기록, 편지 세계사
송영심 지음 / 팜파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자나 톡이 대세인 요즘에 손글씨로 쓴 편지는 거의 볼 수가 없다.

과거 통신이 여의치 않았던 시절에는 편지가 유일한 수단이었고 내용에 담긴

절절한 사연을 보니 과거 편지의 주인공들의 삶이 그려진다.

 


 

이 책에 담긴 편지의 주인공들은 그래도 인류사에 자신의 흔적 하나쯤은 남겼던

인물들이니 나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자신의 소신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최후의 편지들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메시지가 편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그 편지엔 거젓이 담길 수 없고 가슴에 고인 가장 하고픈 말이 담겼다.

 

 

중국의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의 일생을 보면 참 위대한 사학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버지의 유업을 받들기 위해 목숨 보전을 택하고 궁형을 당한

그 치욕을 어찌 견딜 수 있었을까. 사람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책을 완성할 수밖에

없었던 사마천의 선택을 어찌 위대하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런 그도 사적인 편지에서 자신의 결정과 처지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장면은 가슴이

아프게 다가온다. 이처럼 글에서는 자신의 색이 그대로 녹아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청나라의 옹정제의 일생과 편지를 보면 조선의 왕, 정조가 떠오른다.

둘다 워커홀릭인데다 편지를 통한 정치를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했던 것 같다.

이런 왕들만 있었다면 인류사는 좀더 발전했을 것이고 백성들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다소 욱하는 성격까지도 닮은 듯하다.

어떻게 편지를 통해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었는지 두 왕의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편지를 통해 정치를 한 왕이 있었는가 하면 자신의 소신에 대한 변명을 담은 편지도

있다. 흑인노예해방을 위해 전쟁까지 불사했다던 링컨의 속마음이 담긴 편지를

보면 그를 다시 평가하게 된다. 역시 정치인들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아이들을 염려했던 마리앙투와네트나 윤봉길의사.

무능의 소치로 자신의 왕국을 멸망으로 이끈 니콜라이 2세가 가폰 신부의

진정 어린 편지를 받아들였다면 러시아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역사속 사연많은 편지를 보면서 인류의 다양한 삶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